-
조금 바쁜 오전. 지난번 엄마와 같이 내원했던 21세, 여학생 S00. 여러 증세들이 있어서 몇 가지 검사들을 시행했고, 오늘은 어지럼증 때문에 혈액순환 치료하고, 모발 검사하러 왔다. 그래서, “혈액 치료하니 좀 어떠냐?” 물었더니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마침 엄마의 기능의학 검사 결과가 앞에 있어서, 갑자기 그것을 S00에게도 다시 설명해 주고 싶어서, (아! 하나님!) 그 그림을 보여 주며 “사람은 영혼, 정신, 마음과 그를 둘러싸고 있는 흙집(육체)으로 되어 있고, 이 영혼과 마음이 육체를 다스리기 때문에, 육신의 질병을
코톡바람
구자영
2024.03.22 07:47
-
생애 첫 낚시 / 조윤희 가덕도를 다 잡을 것 같았는데날씨에 홀리고바다소리에 홀리고물고기는 못 잡고딴 사람 낚아올리는 것만 봄시롱부러워했던 토요일의 하루. 머리털 나고 처음 잡은 낚시대는바다와 놀라고 던져놓고는고동이라도 잡을라니씨알이 개미눈곱만 해서 포기~그래도 즐거운 하루였다. 바다는 늘 잔잔한 답을 안겨준다. 사진/글
사진에세이
조윤희
2024.03.17 09:30
-
비가 와서 조금 한산한 오전 진료가 거의 끝나갈 무렵, 지난 10월 배가 아파서 장염으로 오셨던 62세, 여자 P00님이 다시 오셨다. 약 먹을 때는 좋았는데, 약 끊고 최근 한 달 반 정도부터 간헐적으로 계속 아파서, 지난번 남았던 약 먹고 좋아져서 다시 오셨다. 3월 말 외국 여행도 계획되어 있어서, 미리 낫게 하려고 오셨단다. (만성적이고, 증세 치료로 호전은 된다. 그럼 심리적인 문제?) 내가 물었다. “요즈음 신경 쓰는 일이나, 충격받은 일은 없었나요?” “외손자가 학교 안 가려 해서, 그 외손자 학교 보내려고 애를 많이
코톡바람
구자영
2024.03.13 06:49
-
봄이 왔으니 / 천헌옥입춘 지나자성급하게 꽃대를치켜드는 복수초눈은 덮여도 봄은 왔으니옷을 벗으라꽁꽁 싸맨 마음의꼭꼭 숨긴 양심의눈 덮였으나 봄은 왔으니성령의 봄비 내리거든죄악의 눈 녹아내리거든봄이 왔다 소리 지르라이미 성령의 봄이 왔으니
사진에세이
천헌옥
2024.03.10 08:09
-
흔적 / 천헌옥 지나간 자리에남은 흔적있기도 하고사라지기도 한다.사라진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뛰어가는 새의 흔적은일시적이지만 남는다.우리 지나온 자리 역시흔적을 남긴다.바울은 내 몸에예수의 흔적을 가졌다 했다.머리 속에는 지나온 흔적들이잔상처럼 남아있다.우리의 표정에도 살아온 흔적들이 새겨져 있다.어떤 흔적이 있는가?배가 지나간 자리나새가 날아간 자리는 잠시 후 없어진다.사람 흔적도 사라질 것이다.허나 흔적 없이 앞으로 나갈 수 없다.성도는 예수의 흔적을 가진 자이고또 그런 흔적을 남기는 자이다.거룩한 흔적을 말이다.
사진에세이
천헌옥
2024.03.03 08:48
-
제주 하도 해변은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곳입니다.이곳을 지나게 되면 이태리 남부 해안 못지않습니다.에게해의 에메랄드 색깔도 보이고 짙푸른 파랑색과석양에는 황금빛으로 물든 바다를 볼 수도 있습니다.그런데 새벽에 나가면 지난밤에 밀려온 쓰레기로 해변이 더러워져, 용기 내어 수거하기도 했습니다.그러나 너무 많이 밀려와 역부족이라는 생각으로요즘은 지나쳐 버리지만 미안한 마음이 앞섭니다.자연과 바다를 향해 고개를 숙이고 죄인이 됩니다.전 세계 바다에는 쓰레기 떼들이 곳곳에 널려있는데우리나라 면적의 16배가 되는 쓰레기 섬이 있습니다.그로인해
사진에세이
김윤하
2024.02.25 08:43
-
거의 모든 하루의 일과를 걷기 운동으로 끝낸다. 평균 1만 보 정도를 걷는 도심의 숲길을 따라 걷다 보면 여러 가지 풍경과 일들을 만나는데, 돌발적인 일들도 많다. 이사를 했어도 걷는 길이 달라졌을 뿐 평소와 같이 걷기를 시작했다. 그런데 어느 집 앞에서 매여 있는 개를 만났다. 덩치가 송아지만 한 큰 개다. 처음 그 개는 너무나 사납게 나를 보고 짖으며 금방이라도 달려들듯 한 태도를 보여 무섭기까지 하였다.개가 줄에 매여 있다는 것이 한가지 안심할 수 있는 일이었다. 다음날 그리고 또 다음날도 그 개는 여전한 태도로 나를 맞았다.
코톡바람
코닷
2024.02.24 06:13
-
비 오는 아침. 오늘따라 환자가 조금 적어서 여유가 있는 때. 48세 여자 L00님이 오셨다. 지난번에 갑상선 때문에 진료의뢰서 받으러 왔는데, 이번에는 폐 질환 때문에 진료의뢰서 받으러 오셨다.아! 진료의뢰서를 두 장이나! 순간 그의 일생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고단한 인생! (아! 하나님)내가 그에게 말했다. “L00님, 나는 L00님의 병을 치료하지만, L00님에게는 L00님의 육신의 병 뿐 아니라, L00님의 모든 것을 치료해 주실 나보다도 훨씬 더 좋은 한 분이 필요합니다” “그 사람이 누구예요? 아! 신앙 이야기하시려는
코톡바람
구자영
2024.02.23 08:14
-
개나리가 피었다 하면 이는 곧 봄이 온 것입니다. 개나리는 참나리에 비해 덜 예쁘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지만 사실은 지천에 깔려 있어 너무 많아 질이 떨어진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기도 합니다. 평소 많은 것을 좋아하면서도 숫자가 많다고 하여 가치가 떨어진 덤핑의 꽃(?)인 셈입니다.그에 비해 매화는 겨울의 눈 속에서 핀다 하여 설중매(雪中梅)라 부릅니다. 봄볕이 쏟아져 눈부신 하얀 백매화, 하얀 꽃에 푸른색이 섞인 청매화, 복숭아꽃처럼 붉은빛이 감도는 홍매화 꽃봉오리가 터져 나올 때가 되면 그 신비로움은 극치에 달합니다. 잎보다 꽃이
코톡바람
김학우
2024.02.22 08:33
-
강영안 교수와 하늘샘 목사(Ph.D. cand.)가 칼빈신학대학원 채플에서 개혁파 신학의 정체성에 대해서 이야기 했다. 개혁교회를 섬기는 목사뿐만아니라 성도들도 꼭 들어보기를 추천한다.
코톡바람
코닷
2024.02.09 08:14
-
꿈 (Vision) / 천헌옥 네 안에정녕 꿈이 들었을 게다.꿈을 꾸고 있을 게다.봄을 키우고 있을 게다. 네 안에뽀얀 속살을 뽐내며향긋 향내 풍기는꿈들이 영글 게다. 꿈이있음에 행복하지.봄을 꿈꾸매 복이지.꿈이 봄을 불러온다지. 꿈이없는 사람, 없는 국민,없는 사회, 없는 정치,없는 신자, 없는 교회. 꽃도열매도 없다면짝에도 소용없어찍혀 불에 던져지리라. “꿈이 없는 백성은 망한다” Where there is no vision, the people perish. (Proverbs 29:18)
사진에세이
천헌옥
2024.02.04 08:02
-
동백 꽃잎에 새겨진 사연 / 김윤하 “동백꽃 꽃잎에 새겨진 사연 말 못 할 그 사연을 가슴에 안고….”이미자 씨의 동백 아가씨는 국민가요로 누구나 알고 있는 애절한 노래입니다.그 무슨 사연이 있었기에 붉은 동백을 멍이 들었다고 애절하게 노래했을까요?동백수목원에는 수십 년이 넘는 동백이붉은 냄새로 사연들을 내뱉고 있었습니다.동백은 밤에만 떨어지는 꽃으로 이곳에 귀향 온 자들은 집 안에 심지를 않습니다.밤새 목숨이 끝날 것 같은, 동백꽃의 사연을 알고 두려워하며 멀리했습니다.모두가 잠든 밤사이에 떨어지는 동백의숨겨진 그 사연은 과연 무
사진에세이
김윤하
2024.01.28 08:53
-
지난 1월 초순, 갑자기 이강민 목사님이 랍비기술학교 교육에 나를 초대하셨다. 장소는 인천 서구 보듬고 158 공존 B 102호, 온누리에 JCM 교육장이 있는 센터였다. 갑작스러운 스케줄로 모든 일을 뒤로하고 1월 5일~19일까지 한 주간을 ‘에어컨 교육’을 받았다.사실 나는 농어촌 교회나 사택 수리를 할 때면 언제나 에어컨으로 인해 곤란을 겪을 때가 많았다. 그래서 한 번쯤은 에어컨에 대해 알아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었기에 참석하게 되었다.내가 이강민 목사님을 처음 만나게 된 것은 20여 년 전이다. 어떤 연고로 알게 되었는지는
코톡바람
박영수
2024.01.26 08:24
-
월요일 오전의 좀 바빴던 진료가 끝나고, 오후는 좀 느긋하게 검사한 것 정리하고 있는데, 한 제약회사원이 새로운 약을 소개하러 들어 왔다. 그 약은 내가 몇 시간 전에 환자 보면서, 그런 약이 있으면 너무 좋겠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 약인데, 부르고 대답하듯이 이 사원이 가지고 온 것이다. 그래도 나는 둔티처럼 검사 결과 정리하고 있다가, 순간, 반짝. (아! 하나님. 혹시 보내신 건가요?) 큰 소리로 그 사원을 찾았다. 마침, 바깥에 있었다. 오라고 해서, 물었다. “요사이 여러 군데 다니며, 내가 내 주인 노릇 하니까 힘들재?”
코톡바람
구자영
2024.01.23 04:39
-
도시 / 조성우 (재미 시인협회 시인, LA city home & garden 대표) 1.조선이 남긴, 부정부패에어두웠던 시절가난이 불러온 식생활에오륙십 대 단명의 비애를 겪으며 새날의 빛을 되찾아쑥개떡에 허기를 달래며살아온 젊은이들신풍 운동에 등진 고향삶을 찾아 향하던 발길 도시 설움 안고 찾아가온갖 세상일 겪으며비정에 몸부림치던절망과 희망이 꿈틀대던역동의 세월우리도 한번 잘살아보자던노동자와 함께 꿈을 안고오천 년의 가난을 딛고 일어선 그곳에 대한민국 산업화꿈도 사랑도 행복도나라의 번영도들꽃처럼 피어나고 있었다 모진 시련 극복은오
사진에세이
조성우
2024.01.21 07:56
-
5월의 마지막 수요일 오후, 자작나무 초등학교의 모든 어린이들은 눈이 빠지도록 이 시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 오후 수업은 교실에서의 수업이 아니라 자연 속에서 몸으로 삶의 지혜와 인격을 배우며, 깨달은 내용을 서로 나누는 시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특별수업은 교장 선생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어 자작나무 초등학교의 특별한 시간으로 자리 잡게 되었습니다.박기수 교장 선생님은 어린이들의 이름을 잘 기억하고 계십니다. 아침마다 정문 앞에서 어린이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해주시는 교장 선생님의 함
코톡바람
박영기
2024.01.21 06:21
-
대로마제국에 맞서 투쟁과 타협하며 살다 간 클레오파트라, 그녀는 과연 누구인가? “클레오파트라의 코가 1㎝만 낮았어도 세계역사는 다시 쓰였을지도 모른다.”라고 했던 파스칼의 말과 같이 그녀는 세계역사의 방향을 바꿔놓은 몇 안 되는 사람입니다. 클레오파트라, 그녀를 둘러싼 진실과 오해는 지난 2천 년 동안 빛과 그림자처럼 극명하게 나누어져 있습니다. 그녀는 지금으로부터 자그마치 2천 년 전, 고대 이집트에 살았지만, 아직도 여전히 미와 힘의 대명사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나일강의 마녀”로 불리는 그녀는 기원전 69년 알렉산드리아에서
코톡바람
김학우
2024.01.19 07:00
-
A국에서 일어난 이야기다. S교회 J여집사는 이미 은퇴의 나이를 지났다. 그럼에도 M국에 있는 미국의 현지 공장 관리자로 채용되었다. 사별 후 아들과 함께 살아야 하는 처지에서 취직은 구세주와 같았다. 하나님이 살려주시는구나 하고 2014년부터 M국으로 출근하기 시작했다. 월요일 새벽에 가서 금요일 오후에 돌아오는 것이다.650명의 직원을 관리하는 일이었다. 그런데 그중에 70여 명이 싱글맘이어서 같은 처지의 여성들에게 더 마음이 가게 되었고 그들과 그들의 자녀들을 섬기는 일을 시작하였다. 그런데 하나님은 J집사가 그렇게 섬기는 것
코톡바람
천헌옥
2024.01.17 07:06
-
그대와 함께 다시/ 조윤희 하루가 걸어가고 걸어가고 걸어가다가달을 만나 해를 이루면서나의 시간을 자꾸만 한계점으로 몰아간다 하루를 걷다가 걷다가그래도 걷다가 걷다가 돌아보면나는 없고 오직 그대만이 있을 뿐인데... 햇살의 가닥 하나라도 민감하게 반응했던어리석은 삶의 조각들을 꿰매고 꿰매서부끄럽지 않을 하루이기를 바랐던 한숨들이스러지는 한 해의 등허리를 부여잡고꺼이꺼이 울어댄다 울어도 울어도 달라지지 않을 것 같았던상처의 시간 속에서 만난봄여름 가을그리고찬란한 겨울이그럼에도 행복할 수 있었던 것은그대가 손잡아 이끌어 주었음이다 또 걸
사진에세이
조윤희
2024.01.14 08:18
-
오늘은 자작나무 초등학교 운동회 날이다.맑고 푸른 하늘과 따뜻한 가을 날씨도 운동회를 격려하고 있었다.시골 학교의 운동회는 학교의 행사인 동시에 마을의 축제이기도 하였다.온 동네 사람들이 초등학교에 모여서 어린이들을 응원하며 함께 기뻐하는 날이다. 이날은 모두가 기뻐하였지만 신체장애를 가지고 태어난 미아는 별로 기뻐하지 않았다.미아는 왼발의 길이가 오른발보다 짧아서 다른 어린이들처럼 빠르게 달릴 수가 없었다.운동회의 꽃인 달리기 경주에서 아무리 열심히 달려도 뒤에서 일등만 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고 있었다. 아야 선생님은 미아의
코톡바람
박영기
2024.01.13 0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