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휴가시즌에 해운대 동백섬에서 바라본 해운대 빌딩숲의 야경이다. 7월 마지막 주말 밤, (김경근 원로장로/촬영)
 
모래성은 종말을 예고한다/김경근 장로 
 
예부터 바다와 구름이 맞닿아 바람이 놀다간 자리에 해운대(海雲臺)
신라 최치원(857~ ) “해운대(海雲臺)는 바다의 찬 기운이
따뜻한 공기를 만나 생긴 운무(雲霧)가 끼인 대()란 뜻이다여름이면
많은 사람이 몰려들어 해운대는 몸살을 앓는다.
전국에서 내노라 하고 잘 나가는 사람들!
두툼한 지갑을 들고 설치는 졸부들이 판치는 세상이다.
 
사람냄새가 묻어난 것은 짐승도 외면한다는데, 간 데마다 사람냄새가 넘쳐난다
졸부들아~ 멀리 열린바다를 보고 교훈을 얻으라!
세상을 품은 바다는 가진 게 많아도 뽐내지 않고
나눌게 많아도 우쭐대지 않는다
움켜쥐고 헐떡이는 마음을 내려놓으면 시원한 세상이 될 건데...
 
어제의 해운대가 아니다. 해운대는 다양한 인종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국민의 4.5%의 외국인들이 이 땅에 들어와 있는데, 마치 낯선
사람들이 들끓어 외국에 온 느낌이었다.
 
며칠 전에도 광란의 질주하는 차가 죄 없는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갔다.
이나마 세상이 존재하는 것은 꿈결 같은 세상에 가끔씩은
깜짝깜짝 놀라게 해 정신을 좀 차리라고 경고를 보내도 소용이 없다.
 
무더위를 누가 식혀줄꼬? 지금은 휴가시즌이라.
여름의 휴가는 있는데, 사람들은 휴식 없는 휴가를 즐기는 세상이 되었다.
어딜 간들 바람 막을 차광막이 있던가,
안전한 포구 피안彼岸의 항구가 있던가?
 
동백섬을 한 바퀴 돌아
남태평양에서 실어 보낸 출렁이는 파도에 턱 튀인 푸른 바다에
한자락 마음 내려놓는다.
갈매기처럼 춤추는 가슴에 희망을 품고 꿈도 걸었는데
어느새 하늘 닿을 모래성으로 병풍처럼 둘러싸인 빌딩 숲에
쉼터는 간데없고 골머리만 흔들린다.
 
인간들이 자기소견대로 잔머리 굴러 모래성으로 바벨탑을 쌓아봐라!
주님은 말씀하신다. “돌 하나 돌 위에 놓이지 않고 무너지리라 (24: 2)”
 
(부산 자성대교회) 김경근 /장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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