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은 2008년 5월 어느날 인천대공원에서 담은 것이다. /천헌옥

 

 

[영원을 어찌 잡으랴] -지형은

 

아침 산책길에서 작은 장미 하나 보았네
하루 만에 불쑥 찾아온 가을바람에 흔들리는
빨간 작은 장미에게 잠깐 눈길 주면서 만났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그 꽃 생각했네
아까 사진을 찍을 걸 그랬나
다시 돌아갈까
 
집에 와서 깨달았네
순간을 어찌 잡을 수 있으랴
순간에 깃든 영원을 어찌 내 것으로 가두랴
 
하루 사이에 가버린 늦여름 무더위처럼
오늘 아침 스치며 만난 작고 붉은 꽃도
느낌은 탈색된 채 기억으로만 남을까
 
아니면 못내 잊지 못하고
겨울을 나고 해가 바뀌어도 마음에 남아
진한 그리움으로 내 삶에서 영원을 노래할까
 
잡아 가두지 않아도 더 좋은 만남이여
사랑으로 삶을 살림하며 늘 누리는 복이여
가을 문지방을 넘으며 만난 장미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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