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회를 무시하는 선관위 어떻게 해야 하나?

▲ 김낙춘 목사(빛소금교회 담임)

필자는 이 글을 쓰기 전에 많이 망설였습니다필자가 총회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에 의해 학교법인 이사후보에서 배제된 강병근 후보가 섬기는 교회의 담임목사이기 때문입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필자가 이 글을 쓰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앞으로 이번과 같은 일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되겠다는 마음 때문입니다.

필자는 강병근 후보의 경험(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대학의 운영과 그 대학 부속병원의 운영그리고 서울시와 정부부처를 비롯한 여러 단체의 자문위원과 이사 경험)이 학교법인이사로서 충분한 자격이 있다고 믿었기에 이사추천위원회에 추천을 했습니다노회에서도 선관위가 보낸 공문에 따라 강병근 장로를 추천했습니다강병근 장로는 모든 서류를 준비해서 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했습니다(선거조례 7조 1항은 모든 서류를 후보가 선관위에 제출하도록 명시). 그런데 선관위는 강병근 장로를 후보에서 탈락시켰습니다선관위가 요구한 대로 6월 25일까지 노회 서기에게 모든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강병근 후보를 추천한 남서울노회에서는 선관위에 전화로 설명도 하고 소명서도 제출하면서 탈락결정을 번복해 줄 것을 요청했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습니다이후 남서울노회는 법제위원회에 선관위 결정의 부당함을 지적하며 질의서를 보냈습니다법제위는 <코람데오닷컴>의 기사처럼(“66회 총회 선거 앞두고 선관위와 법제위 정면충돌” 아래 관련기사 참조), 선관위의 위법성을 지적하고 강병근 장로를 후보에서 탈락시킨 것이 잘못이라고 결정했습니다법에 따라 선거업무를 공정하게 감당해야 할 위원회가 오히려 법을 어겼다는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필자는 이런 일련의 과정을 지켜보면서 앞으로를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합니다첫째총회 선관위원은 전문적인 법률에 대한 지식이 없다하더라도 적어도 총회가 결정한 선거조례와 시행세칙에 대한 이해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사람들로 선출되어야 합니다그리하여 교단을 위해 섬길 좋은 인재들을 발굴하고 세우는 일을 법에 따라 공정하게 감당하면 좋겠습니다참고로 우리나라 중앙선관위원은 반 이상이 전 현직 법조인이고위원장은 현직 대법관으로서 국가의전서열 6위입니다둘째공회의 결정은 존중되어야 합니다이번 이사 후보들은 총회 이사추천위원회가 추천했고이어 노회가 노회를 통해 추천했습니다총회선관위도 강병근 장로의 후보 자격을 문제 삼은 것이 아니라 선관위가 선거조례와 상관없이 정한 날짜에 서류를 선관위가 아닌 서기에게 제출하지 않았다고 문제 삼았습니다자격에 문제가 없으면 공회의 결정을 존중하면 좋겠습니다셋째총회 산하 각 위원회의 결정에 문제가 있을 때 이를 총회 전에 가능한 한 빨리 바로잡을 수 있어야 합니다어떤 결정은 총회에서 바로잡으면 되지만어떤 결정은 총회에서 바로잡는 것이 전혀 의미가 없습니다남서울노회가 강병근 장로 후보 탈락 문제를 총회 전에 바로잡아보고자 법제위에 질의했고법제위는 선관위가 잘못했다고 결정했지만 선관위가 받아들이지 않음으로 총회 전에 문제가 해결되지 못했습니다넷째선거법을 어겼을 경우 받게 될 불이익이나 벌을 선거조례나 시행세칙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이번의 경우처럼 자격에 문제가 있는 것도 아니고 단지 선관위가 임의로 결정한 것을 지키지 않았다는 이유로 후보에게 내린 후보탈락이라는 벌은 후보에게 아주 치명적입니다다섯째선관위가 잘못 결정하여 후보에게 불이익을 주거나 선거를 공정하게 관리하지 못했을 때는 선관위원들을 어떻게 할 것인지 선거 시행세칙에 명시하는 것이 필요합니다그래야 선관위가 선거조례에 맞게 결정하고공정하게 선거를 관리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번 선관위의 결정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이들 중에는 필자에게 선관위가 경쟁력 있는 후보(강병근 장로)를 탈락시키기 위한 의도가 숨어 있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습니다또 어떤 이는 선관위가 후보의 자격이 아닌 선관위가 임의로 정한 절차 문제를 가지고 후보의 피선거권을 박탈하는 근거로 삼는다면선관위가 이력서에 고등학교부터 학력을 기록하라고 한 것을 지키지 않은 후보들에 대해서는 아무 문제 삼지 않았는데 이것은 일관성이 없는 처사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또 어떤 이는 설사 총회에서 선거가 진행되더라도 선관위 결정을 바로잡기 위해 선거무효 소송을 내라고 말하기도 했습니다선관위가 이번 일을 적법하게 하지 않았다고 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덕스럽지 않은 말들이 나돌아 다닌다고 생각합니다생각해보면 지난날 우리 총회가 사욕이나 특정인을 위해 결정하지 않고 법에 따라 공정하게 결정하고 일했다면교단 안에 신앙인에게 어울리지 않는 말이 떠돌아다니지도 않았을 것이고교단을 위해 일한다는 지도자들끼리 얼굴을 붉히며 반목하지도 않았을 것이고교육부가 관선이사를 파송하지도 않았을 것이고그리고 세상 법정에 소송하는 일도 없었을 것입니다.

우리 교단에는 좋은 인재가 부족하다는 말을 많이 하고 있습니다좋은 인재를 다른 교단에 빼앗긴다는 말도 반복하여 하고 있습니다총회는 법을 어기지 않는 범위 내에서 가능한 한 좋은 사람들을 발굴하여 교단을 위해하나님의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도록 기회를 주고 그 일을 잘 감당하도록 격려하면 참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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