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신학대학원을 도대체 어느 위치에 두자는 말인가?

고려신학대학원은 1946년에 개교하여 오늘날에 이르렀으니 이제 만 70해가 되었다고신교회 곧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은 고려신학교에서 나온 이름이다그동안 이 학교를 통해 많은 목회자들이 배출되어 고신뿐 아니라 합동합신고려 등 많은 교단과 한국교회 전체에 큰 영향을 끼치는 학교로 우뚝 서게 되었고 오늘에 이르렀다.

신학본과(지금은 신대원학생 확보를 위하여 칼빈학원이 생겨나고 그것이 1964년에 고려신학교 대학부로 개편되기에 이른다그러다가 1967년에는 학교법인 고려학원으로 인가를 받았고 1968년에는 대학에 준한 각종학교 인가를 받았다. 1970년에는 고려신학대학 설립인가를 받고 1978년에는 고려신학대학 대학원 설립인가를 받는다. 1980년에는 고신대학으로 개명하고 신학대학원(신학석사 M.Div과정)이 되었으며 1993년에 와서 고신대학교로 교명이 변경되어 종합대학교가 된다.

우리가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하면 고려신학교(고려신학대학원)가 고신교회의 어머니 위치에 있다는 것이다우리 모두가 고려신학대학원을 통하여 목사가 되었고 그 목사들을 통하여 교단을 이루었다고신대학교 역시 신학교가 세워지고 그 학생수급을 위하여 칼빈학교와 고신대학이 나왔다그런데 이제 와서 고려신학대학원이 그 아들이 되는 고신대학교의 한 대학원쯤으로 그 위치가 점점 거꾸로 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고려학원 이사회나 대학교총회 지도자들은 최대한 교단신학교인 고려신학대학원을 지키려고 노력해야 한다천안으로 올려 보냈다가 다시 부산으로 끌고 내려가려는 일련의 시도 등을 통해서 고려신학대학원이 무슨 럭비공처럼 함부로 막 대해도 되는 학교인양 취급당하는 것 같아 안타까움을 더한다우리가 거듭 주장해온 말이지만 고려신학대학원은 고신교회의 보루이다.

비록 교수들이 동기생이고 후배라고 해서 함부로 해도 된다는 생각보다는 그들이 지키고 있는 신학에 대해서 그것이 우리의 중심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고 학교를 지키려고 해야 한다는 것이다왜냐하면 고려신학대학원이 쇠하여지면 고신이 쇠하여지게 돼있기 때문이다따라서 우리나라 교육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난다면 고신교단이 최종적으로 지켜야 할 기관이 무엇임을 다시 생각해 보아야 한다.

2020년이 되면 고등학교 졸업생 수가 심각하게 감소하여 대학정원에 크게 미달할 것이라고 한다이것은 해가 갈수록 더 심해질 것이다인구감소를 염두에 두고 2025년까지를 생각한다면 과연 우리나라에 남아날 대학교가 얼마나 될 것인가 생각하면 아찔한 현실이다그 현실적 고민이 몇 년 앞으로 다가와 있다고신대학교는 그것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지난해 대학평가에서 B급을 받았다고 해서 안심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복음병원은 더 그렇다경영도 어렵지만 더 큰 문제는 교회직영기관으로서의 정체성 문제다고신 70년 역사에서 복음병원을 둘러싸고 일어난 불행한 사건들은 다 헤아리기도 어렵다지금도 도덕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사건들이 계속되고 있다이런 배경에서 만약 최악의 경우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는 위기가 닥친다면 고신교회가 끝까지 지켜야할 기관은 무엇일까?

이렇게 말하면 누구는 이렇게 반문할 것이다대학교는 우리의 자식이 아니며 복음병원은 버려도 되는 기관인가라고 말이다그렇다그들도 우리가 품어야 할 우리의 소중한 기관이다하지만 세상이 그렇게 가고 있다우리가 아무리 발버둥 쳐도 지켜낼 수 없는 상황이 닥쳐올지도 모른다는 것이다복음병원 부도 후 아까운 교단의 재산을 처분하고 온 교회가 헌금을 했기에 이제 천문학적인 돈을 퍼부을 그런 여력이 우리에게 남아있지 않다. 만약 또 부도사태와 같은 그런 경우가 온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를 묻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교단의 어느 어른에게 이런 걱정을 해보았더니 그냥 망하게 두라고 하였다당신도 여기저기 물어보고 알아보니그 기관들 밖에서는 진정으로 관심을 갖고 염려하는 사람들이 없는데다 그 기관들의 당국자들도 아무 걱정 없다고들 하니 무엇을 어떻게 하겠느냐고 한탄하면서 한 말이다재난이란 편안하다 별일 없다고 생각할 때 닥치는 법이다.

그러나 그렇게 내버려둘 수는 없다고신교회는 어떤 상황이 오더라도 주님 오실 때까지 목사를 양성해 내야 한다신학대학원의 이름을 잃어서 신학교가 되더라도 목회자 양성기관은 있어야 한다그렇다면 우리는 지금부터라도 신대원의 소중함을 잊지 말아야 하는 것이다그리고 정말 소중히 대해야 한다그렇다면 신대원은 신대원 교수들의 자율권을 최대한 보장하도록 교단이 지켜야 하는 것이다.

이번 총회에서 고려신학대학원 원장 추천을 위한 7인위원회를 조직하기로 결정하였다고 한다그동안은 신대원 교수회가 자신들 중에 가장 원장 자격(리더십)이 있다고 판단되는 한 교수를 선출하고 이를 총장이 추천하는 방식으로 원장을 세웠다여기에 별다른 문제가 없었다그런데 3년 전부터 이사회가 원장 임명 문제를 좌우지하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시끄러웠다영적인 권위는 완전히 무시해버리고 법적인 권한만 주장하면서 말이다.

이렇게 하느냐 저렇게 하느냐라는 구체적인 문제에 우리가 신경을 쓰는 것은 아니다교단 신학교인 고려신학대학원에 교회를 향한 영적인 지도력이나 권위를 인정해주지 않는다면 그 원장을 누가 어떻게 뽑아 세운들 무슨 별일이 있겠는가우리가 안타깝게 여기는 것은 교회마저 영적인 권위와 영광보다 세상이 주는 지위와 명예를 더 중요하게 여기는 풍조다그리고 안타까운 일은 종교개혁자들이 목숨을 걸고 싸웠던 정치적 교권이 고신 안에서도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총회장은 이제 완전히 한 교단의 수장이 되었다비록 일년 짜리 직책이긴 하지만 거기에 많은 권한과 권위 그리고 명예가 주어지고 있다특히 우리는 총회장과 일부 임원들에게 인사권까지 주어져 있음에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회장단을 중심으로 조직된 인사위원회는 교단산하 행정직원과 교육원 직원들에 대한 징계권을 가지고 있다여기다 이번에는 신대원 원장 추천권까지 가지게 되었다.

언제부터인가 연초가 되면 총회장이 산하기관 순시라는 행차(?)를 하며 정치지도자의 흉내라도 내듯 하고 있다또 총회장을 일 년만 하고 만 것이 아쉬워서인지 증경총회장회를 만들었다는 소문도 들리고 있다이런 가운데 얼마 전에는 고신교단 언론지인 기독교보에 총회임원회가 학교법인 이사회를 조사해서 처리해야 한다.’ 식의 사설이 실리기도 했다총회장이나 총회임원들에게 무슨 사법적인 큰 권한이라도 있는 것처럼 말이다.

이래서는 안 된다영적인 일은 영적으로 이루어져야 한다영적인 권위는 법적 권위보다 더 존중되어야 한다조직이 주는 권위보다 신앙과 인격이 주는 권위를 귀하게 여겨야 한다법과 조직에 의존하기 시작하면 결국 그 공동체는 조직의 쓴 맛을 볼 수밖에 없다신대원 원장 추천위원회는 재고해야 한다그리고 그 권한은 상징적으로라도 신대원 교수회에 넘겨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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