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운동과 함께 교단을 새로 설립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쓰나미가 몰려오듯 이미 시작된 대학들의 위기상황에 고신대학교라고 예외가 될 수 없다. 그래서 본보는 5-6년 전부터 고신교회의 중추적인 기관이라 할 수 있는 고신대학교(복음병원과 고려신학대학원 포함)에 대한 특단의 구주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을 재삼재사 강조하며 주장해 왔었다. 이에 대한 반응이었든지 3년 전에 학교법인 고려학원 이사회가 주축이 되어 구조조정을 위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하였었다.

공청회도 열고 여론수렴을 위한 설명회도 가졌다. 그리고 당시 이사회와 교단 지도부는 천안의 신대원 캠퍼스를 팔아 영도에 통합하고 그 재정적인 여력으로 고신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안을 제64회 총회에 제출하였다. 그러나 이 안은 고신대의 모체인 고려신학대학원을 대학의 한 기관으로 영구히 종속시켜 버리는 결과를 가져온다는 것 때문에 전 교회적인 반대에 부딪쳐 부결되었다. 그리고 더 나은 대책 안을 마련하라는 총회의 요구로 생긴 특별위원회가 [고신대학교 미래대책특별위원회/ 이하 미대특위]였다.

 

미래대책특별위원회 보고 내용 의미 없어

그런데 이후 미대특위는 2년간 기간 연장을 하면서까지 연구하였으나 제66회 총회에 보고한 내용을 보면 결국 제64회 총회 이전 상태를 확인했을 뿐 적극적인 대책은 아무 것도 제시되지 않았다. 곧 미대특위의 보고는 고려신학대학원의 단설대학교 설립과 수도권으로의 이전은 불가함을 확인하였고, 고신대는 - 벌써부터 알고 있고 또 해오던 대로 - 교육부의 구조개혁 평가에 선도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뻔 한 내용뿐이었다.

물론 그 외에는 10년도 넘게 종종 거론만 돼오던 고신대와 신대원의 연계교육을 추진하기 위한 총회적 기구를 개설하도록 요구했는데 이는 미대특위나 또 다른 특별기구가 할 일이 아니라 대학 총장과 신대원 원장이 결정해야 할 학사문제다. 따라서 미대특위의 결정은 재단이 학사에 간여하지 못하게 한 교육법에 저촉되는 행위가 될 뿐 구조조정에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리고 복음병원은 학교에 전출금을 지원하라는 것이 있는데 이 역시 막연한 요구사항일 뿐이다.

더 안타까운 일은, 고신대가 종합대학으로 인가가 나면서 대학의 모체인 고려신학교의 교회적 위상과 독립성을 최소한이라도 유지시키기 위해 애써 만들어놓은 명칭을 정관에 맞게 변경하도록 총회에 건의하였는데 이는 교단역사에 역행하는 일이다. 결론적으로 미대특위는 아무런 대책을 제시하지 못한 채 그 활동을 접고 말았는데, 2년 동안 회의비만 엄청나게 낭비하고 말았다는 비난을 면치 못하게 되었다.

 

대학의 위기, 끝난 것이 아니라 본격적인 시작이다

대학들의 위기가 단순히 대학당국의 운영상의 미숙함이나 잘못으로 인해 온 것이 아니라 인구절벽이라는 민족적 사회적 요인으로부터 온 것이기 때문에 그 절박함은 절대적이다. 그런데도 학교재단인 고신교회는 물론 고신대 당국자들까지 특별한 대책을 세우지 못하고 상당기간 미적거려 왔다. 그러다가 총장이 바뀐 후 교육부의 평가에서 B등급을 받게 되면서 오히려 구조조정에 대한 절박감이 아예 사라져버렸다. B등급을 받은 것이 구조조정의 의무를 면제라도 받은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B등급을 받은 것은 교육부가 고신대학교의 구조조정을 면제해준 것이 아니라 구조조정의 기회를 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정부의 교육당국은 현재 대학의 구조조정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하고 있다. 왜냐 하면 2020년이 되기도 전에 대학들의 1/3이 문을 닫아야 하는 위기상황이 도래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고신대는 구조조정안을 교육당국에 제출하지 않아서인지 모르나 - 혹은 제출한 안이 평가를 받지 못했을 수도 있다 - 현재 당국으로부터 구조조정을 위한 재정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다가 무슨 일을 당할는지 알 수 없다. 학교재단인 고신교회는 큰 교단이 아니다. 만약에 고신대가 존폐의 위기상황에 직면한다 하더라도 교회가 지원할 수 있는 재정적인 여력은 전무하다. 이미 복음병원이 부도가 났을 때 교단이 모든 힘을 다해 200억 원이란 - 교회로서는 천문학적인 금액을 쏟아넣었기 때문이다. 다시 그런 상황이 오면 아마 틀림없이 천안캠퍼스를 처분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고, 고려신학대학원은 다시 보따리 신학교 신세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고신교회의 역사가 또다시 과거처럼 시류에 휘말리는 부끄러움을 당할 것이다.

 

복음병원을 왜 교회가 직영해야 하는가?

복음병원은 본래 교회의 기본 사명 중 하나인 사회봉사를 위해 설립되었다. 그러다가 의예과가 생기면서 의과대학의 부속병원이 되었고, 사회봉사보다 학교 운영을 위한 수익기관으로서 그 위치가 변경되었다. 그리고 허구헌 날 사고와 분규가 잇달았다. 복음병원의 역사를 잠간만 돌아보아도 교회가 직영하는 병원으로서의 영적인 면모는 흔적도 없고 범죄와 소요와 그로 인한 낭비만 있었을 뿐이다.

의과대학 설립을 추진하면서 총회가 반대했음에도 물구하고 총회결의를 무시하고 정부의 인가를 받기 위해 몇몇 학교당국자들이 학교명을 변경해버리는 일로부터 시작하여 입시부정으로 원장이 구속되어 감옥살이를 해야 했고, 의대생들이 데모하면서 교정에서 노제를 지내는 놀라운 사건도 있었고, 주차장 건축을 둘러싼 부정과 비리로 큰 소요를 겪어야했고, 복음병원 노동조합의 데모로 입은 손실은 천문학적인 숫자에 달했었고, 총회와의 직접적인 마찰까지 일어나 총회장 입구에 분뇨까지 뿌려지는 수치를 겪어야 했다.

무엇보다 김해복음병원의 인수로부터 도산에 이르기까지의 역사에서 일어난 모든 일들은 교회가 직영하는 병원에서는 도무지 상상도 할 수 없는 일들이 일어났었다. 여기서 다 언급할 수 없지만, 한 가지 예로 의료진의 봉급을 본원인 송도복음병원이 지불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해에 10억 원씩 부채가 쌓여 가다가 인수한 지 20년도 안되어 부채가 180억원에 이르렀으니 그곳은 그야말로 강도의 굴혈이었다는 비난이 무색할 정도였다.

그 후 복음병원바로세우기운동이 일어나 김해복음병원을 매각청산해야 한다는 총회의 결의를 이끌어냈고 이듬해 총회에서 이를 재확인까지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사회가 이를 무시하고 이행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도산하는 바람에 복음병원이 부도를 내야했고 그 여파는 지금까지도 계속 되고 있다. 그러다가 근래에는 의료진들이 제약사로부터 리베이트를 받은 일로 의사 한 명이 구속되고 여섯 명이 기소를 당하는 사태가 발생하여 사회적인 신뢰추락은 물론 하나님 앞에 다시 한 번 큰 수치를 드러내었다. 무엇 때문에 이런 병원을 교회가 직영해야 하는가?

 

교단을 새로 설립한다는 마음으로

종교개혁은 회개운동이나 갱신운동 정도가 아니라 혁명이었다. 고신에도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회개운동과 함께 교단을 새로 설립한다는 마음으로 다시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구조조정도 혁명을 한다는 각오로 해야 한다. 종교개혁은 Re+formation이었다. 다시 짜야 한다는 말이다. 그리고 종교개혁은 신약교회로, 사도들의 신앙으로 돌아가는 운동이었다. 고신에도 이런 운동이 일어나야 한다.

고신대학교는 신학대학원 중심으로 개편되어야 한다. 곧 과거 고려신학대학 시절의 구조로 돌아가면 된다. 그때까지는 신학교가 중심이었다. 오히려 장로회신학대학교는 신학교 중심의 처음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복음병원 역시 초기의 구호병원으로 돌아가야 한다. 그게 불가능하면 고신교회는 직영이라는 책임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런 근본적인 개혁을 위해서는 혁신적인 사고가 필요하고 그런 인물들의 모임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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