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세대 신앙 교육의 위기, 기독학교운동으로 극복해야 한다

▲ 김영무 선교사(KPM 남아공 선교사)

상당기간을 선교지에 있다가 안식년으로 한국에 와보니, 한국 교회가 위기에 처해 있음을 실감하게 된다. 그중에 가장 심각한 것은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 교육의 위기가 아닐까 생각된다.

얼마 전 아내의 친구 부부 가정에 초대를 받고 갔더니, 중고등학교 다니는 자녀들의 신앙의 위기에 대해서 얘기를 하였다. 두 부부는 신앙이 독실한 집사님들이시다. 어릴 때부터 신앙으로 생활하시고, 교회와 학교 중심의 모범적인 삶을 살아 한국의 유수한 대학들을 나오고, 좋은 직장에서 생활하시는 분들이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아이들이 학교, 학원에 바빠 함께 같이 할 시간도 없으며, 이미 가정 예배가 중단 된 것은 꽤 되었고, 아이들이 어릴 때 하루에 성경 한 장씩 읽고 큐티도 했는데, 지금은 전무하다고 하였다. 그리고 더 충격적인 것은 부모님의 하나님이지, 나의 하나님은 아니다라고 선언하고 교회를 가지 않겠단다. 그래도 부모들의 지원을 받고, 집에서 살고 있는 동안까지만이라도 무조건 교회를 나가야 한다는 조건으로 교회 예배를 나가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자녀들 신앙이 우선이 되어야 한다는 것과 기독교 학교에 대해 생각을 해 보도록 조언을 한바가 있다.

20년을 남아공에 몸담고, 선교 사역을 해오고 있기에 남아공의 기독 학교운동에 대한 얘기를 함으로써, 한국교회의 기독학교 운동을 통한 신앙교육의 대안들을 세우는데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

▲ 대부분의 남아공 기독교학교들은 독립학교연맹(independent school association)에 소속되어 자체적인 평가기준을 통해 정부의 학력 인증을 받아내고 있다.

남아공은 화란계 백인들이 지배할 때는 공식적으로 기독교 국가였다. 그래서 모든 공립학교에는 아침 경건회로 모여 다같이 기도하고, 찬양하고 학업을 시작하였다. 그리고 한 주간이 마치는 금요일 오후에는 다같이 모여 예배를 드렸다. 그러나 1994년 흑인정부로의 정권 이양과 함께 공식적으로 남아공은 기독교 국가가 아니라고 천명하였고, 다원주의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그래서 다원주의를 상징하는 무지개 나라임을 내세운다. 또한 점차적인 헌법 개정을 통하여 문교부 법상 공식적으로 기독교 대학들을 없앴고, 현재는 기독교 대학이 하나도 없다. 그리고 일반 공립학교에서도 이제는 기도를 한다든지 예배를 드릴 수 없게 되었다. 아침에 조례로 학생들이 모이지만 막연히 그 어떤 분에게 주문을 외우듯이 하고, 마지막은 예수님의 이름도 없이 그냥 마친다. 모든 종교는 같다고 하는 다원종교를 지향하고 있다. 그래서 과목 중 종교 과목이 있지만 모든 종교를 가르치고 있고, 특별한 경우 성직자들이 특강으로 초대되지만 일방적으로 목사만 계속 오지 못한다. 돌아가면서 이슬람의 이맘이 오고, 힌두교 성직자가 오게 한다. 공립학교는 모든 종교는 같다고 하는 다원주의적 입장을 견지한다.

그러다보니 크리스천들의 다음 세대에 대한 신앙의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선행학습을 하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학생들이 우리나라처럼 학원에 매달리거나 공부에 메여서 운동이나 예술 등 과외 활동을 못한다든지, 시간이 없어서 교회를 가지 못하는 경우는 없는 것 같다.

남아공은 영국이 영연방으로 지배하던 때가 있었고, 이때를 전후하여 영국 성공회나 장로교 등에 의한 유치원에서 초중고에 이르는 사립 기독학교들이 많이 세워져 있다. 특별히 영국 선교사들에 의해 흑인지역에 미션 스쿨들을 세워서 선교를 하였기 때문에 비록 가난한 흑인들 이지만, 이들이 사립학교에서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가 있었다. 남아공 남동부에 위치한 코사지역은 산악지역으로 남아공에서도 가장 가난한 흑인 지역으로 유명한데, 이 지역에서 우리가 잘 아는 만델라움베키대통령 그리고 투투주교 등이 배출 되었다.

만델라는 어릴 때부터 이런 미션 스쿨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그는 영국 선교사인 James Stuart에 의해 사하라 이남의 아프리카 흑인 엘리트 양성을 위해 1878년에 세워진 Fort Hare대학에서 정치 행정학을 공부하여 학사 학위를 받았고, 변호사가 되어 흑인 인권 변호사로 일하다가, 결국 흑인 해방 운동가로 나서서 백인에 의한 인종차별을 종식하고, 1994년 흑인 정권 첫 대통령이 되었다. 흑인 해방 운동에 종교계의 대표적 인물인 투투주교 역시 이 대학 출신이다. 또한 2대 대통령인 움베키도 코사 지역 출신인데, 그도 미션스쿨에서 교육을 받아 영국에 가서 경제학 박사까지 받은 엘리트이다. 남아공이 여러 가지로 문제가 많지만, 그래도 아프리카에서 유일하게 평화적으로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었던 것은 선교사들이 세운 기독교 학교들에서 교육을 받은 흑인 지도자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그러나 3대 대통령은 교육을 받지 않았고, 16세 때부터 흑인 당에 가입하여 흑인 해방 운동하는데 돌아다니다가 흑인들의 지지를 받고 대통령이 되었으나, 부정부패와 불법 무기 판매, 강간 등 각종 범죄 등에 연루되어 있고, 나라의 기강이 무너져 국가 사회적으로 어려운 가운데 있다. 이를 보면 교육이 얼마나 중요하고, 특히 기독교 교육을 통한 신앙의 지도자 배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가 있다.

남아공에서 사역하는 우리 교단 선교사들 중에도 신앙을 최우선하여 집에서 자녀들을 홈스쿨링을 하는 가정도 있고, 다른 가정은 이미 자녀들이 홈스쿨링 시스템으로 하는 크리스천 스쿨을 졸업하여 사회인으로 든든한 신앙인으로 세워져 있다. 우리 가정의 경우는 아들이 고1될 때 위기 의식을 느끼고, 신앙이 최우선이라는 결론을 내리고, 홈스쿨링 시스템으로 하는 크리스찬 스쿨에 보내기로 결단을 하였다. 그리고 이제 와서는 가족 모두가 그때에 결정을 잘 했다고 생각하고 있고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고 있다.

▲ 남아공 웨스턴 케이프 주 섬머셋 웨스트에 위치한 기독교 정신으로 운영되는 independent school(정부의 보조를 받지 않는 대안학교 개념)의 채플 시간

앞에서, 선교사들이 세웠던 미션 스쿨을 통하여 흑인 지도자들이 배출 되었다고 했는데, 과연 이들이 진짜 신앙인 인가? 하는 데는 의문이 든다. 이들은 신앙인으로 오직 하나님만을 믿고, 그 말씀에 따라 살아감으로 하나님께만 영광을 돌렸던 것이 아니라, 여전히 아프리카 전통 종교를 인정하고, 모든 종교는 같다고 하는 다원주의적 입장을 가진 인권 운동가였기 때문이다.

이제 남아공에서 비교적 최근에 시작된 홈스쿨링 시스템으로 하는 크리스천 스쿨 (ACE: Accelerated Christian Education)의 예를 살펴보고, 한국 교회가 기독 학교운동을 하는데 몇 가지 제언을 하면서 글을 맺고자 한다.

크리스천 스쿨(ACE)1970년에 Donald and Esther Howard에 의해 미국에서 시작되었다. 이제 전 세계적으로 145개국에서 이 시스템으로 수천의 홈 스쿨과 많은 사립학교들을 운영하고 있다. 이 교육의 중요 성경 구절은 잠언 226마땅히 행할 길을 아이에게 가르치라. 그리하면 늙어도 그것을 떠나지 아니하리라이다. 교과 과목들은 기독교 가치관과 세계관을 형성하도록 하는데 최우선 목표로 구성되어 있다. 진화론이 아니라 창조론에 입각한 교육을 한다.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 개개인이 하나님이 주신 능력과 달란트에 따라 진도를 맞추고, 자기가 공부할 계획을 각자가 세워 자기 주도형 학습을 하게 된다. 그래서 교사가 있는 것이 아니라, 각반 담당 감독자가 있고 자기 주도적으로 학습하도록 도와주고 테스트를 답안지에 따라 채점하게 된다. 멀리서 온 학생들은 기숙사에서 생활을 하고, 대부분은 집에서 등하교를 한다. 최근에는 남아공 교육부에서 시행하는 대학 입시를 위한 시험을 준비하는 반도 운영이 되고 있다.

특이한 것은 아침 마다 각반 담당 감독자가 수업 전 잠시 경건회를 가지면서 말씀을 나누게 된다. 그리고 매주 한번은 유 초 중고등부가 함께 드리는 전체 예배가 있다. 이때 부모들도 같이 참여 할 수 있다. 각 과목들은 여러 권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각권의 책은 성경 구절을 암송하면서 시작하며 다 마치고 나면 반드시 일정의 성경구절들을 암송하여야 테스트 자격이 주어지게 된다. 그래서 성경 구절 암송에 대한 테스트가 먼저 있게 된다. 그리고 성경 과목을 반드시 이수 하고 통과해야 고등학교 졸업이 된다. 또한 시험 보는 날이 주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잘 준비되었을 때 테스트를 보면 된다. 그러기 때문에 테스트를 제대로 준비한 아이들은 100점을 쉽게 맞을 수 있다. 그러다 보니 다른 학생들과 경쟁의 관계가 아니라, 누구든지 최선을 다하면 좋은 점수를 맞을 수 있기 때문에 각자 자신의 학습 결과에 대해 성취감과 자존감이 높아지게 된다. 또한 각 책들에 보면 크리스천 과학자들과 예술가, 정치인등 각 분야에서 신앙으로 훌륭하게 살아갔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예화로 나온다. 이런 과정으로 유 초 중고등 과정을 마친 아이들을 생각해보라. 대부분 아이들이 고등학교를 졸업 할 때는 자기의 신앙을 확실하게 고백하게 되고, 기독교 가치관과 세계관을 분명히 가지게 된다. 또한 자신의 학습 결과에 대한 성취감과 자존감이 높은 상태에서 대학으로나 사회에 나가게 되는 것을 본다.

그리고 이런 스쿨들은 교회에서 주로 운영되어진다. 말하자면 교회가 기독교 학교를 선 교적 차원에서 운영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와 학교 그리고 신앙의 부모들과 유기적 관계 속에서 한 마음으로 자녀들의 신앙지도에 최우선을 가지고 교육하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것은 이 아이들이 대학에 진학하게 되었을 때, 일반 공립 고등학교를 졸업한 아이들에 비하여 학업 성적이 월등히 우수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대학에서는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학생들이 스스로 해 나가야 하는데 기독교 학교에서 자기 계획을 따라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을 가지게 된 아이들에게는 대학 학습 방법에 이미 익숙해져 있기 때문인 것이다.

이제 글을 맺으며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많은 부모들이 크리스천 학교에 아이들을 보내는데 주저하는 경우를 보게 되는데, 아이들을 일찍이 온실 안에 키우는 것에 대한 염려가 있다. 일반 공립학교에서 믿지 않는 자녀들과 부대끼면서 생활해야 다음에 사회에 나가서도 크리스천으로 잘 생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라고 말하는 것을 보게 된다. 그러나 오히려 그 반대라고 생각된다. 신앙이 형성될 시기에 확고하게 신앙을 확립하도록 가르치고 지도해서 대학이나 사회에 나가야 세상 속에서 기독인으로써 정체성을 가지고 빛과 소금의 역할을 감당하며 생활 할 수 있지 않겠는가?

이제 우리는 다음 세대를 위한 신앙 교육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유초중고 시기에 있는 우리의 다음 세대들의 신앙 교육의 기회를 놓치면 우리의 미래는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자녀들이 공교육을 받으면서도 부모들과 교회가 이들의 신앙을 든든히 세워 나갈 수 있다면 그렇게 하면 될 것이다. 그러나 부모들이 맞벌이 등으로 바쁘고, 교회 교육으로 만으로 아이들의 신앙 확립을 확신할 수 없다면 한국교회의 다음 세대 신앙교육의 대안으로 기독교 학교들을 세우기를 바라며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한국 교회가 다음세대 신앙 교육을 위해 결단하고, 홈스쿨 이나 쉐마 교육 등의 사립 기독교 학교를 시작하기를 제안한다.

둘째, 교회가 다음 세대의 신앙 인재들을 키운다는 목표를 가지고, 수익 기관이 아니라 선교적 차원으로 기독교 학교에 투자하기를 제안한다. 이렇게 되면 학생들로 부터 지나친 학비를 받지 않아도 될 것이다.

셋째, 기독교 학교 운영을 한 교회가 할 수 없다면 주위의 몇 개의 교회들이 함께 하기를 제안한다.

넷째, 홈스쿨링 (영어 교재로 공부하는 포함) 반과 한국의 교육부의 교재로 수능을 준비하는 반으로 나누어 운영하기를 제안한다.

다섯째, 부모들이나 교인들 중에서 재능 기부를 받아 자원 봉사를 장려하도록 제안한다. 재능 기부를 통하여 각 과목에 대한 과외 수업을 하거나 예체능 등으로 도울 수 있을 것이다. 이를 통하여 학교 운영비를 줄일 수 있을 것이며, 학생들과 부모와 교회가 일체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여섯째, 가능하면 학부모들과의 만남의 시간을 자주 가지기를 제안한다. 특별히 전체 예배는 부모들과 함께 하면 좋을 것이다.

일곱째, 같은 시스템으로 운영하는 기독교 학교 간 서로 교류를 강화하고, 정보를 나누며, 교사들과 스텝들의 교육대회나 세미나 등을 통하여 친선과 역량을 향상시키며, 학생들 전체를 대상으로 학교 간 학습 경연대회와 체육대회를 하기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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