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생사를 논해야 할 절박한’ 상황-

이병길 목사

글 순서

신사고운동에 흔들리는 시대

신사고운동의 배경

신사고운동의 발전과정

 

몇 주 전 광화문에 있는 한 대형서점에서 책 한 권을 구입했다.

원작 행크 해네그래프의『Christianity In Crisis: The 21st Century』를 번역한 ‘바벨탑에 갇힌 복음’, 679쪽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이었다. 책을 사다놓고 이래저래 시간에 쫓겨 읽지 못하고 있는 사이 아내가 먼저 반쯤 읽었다. 마침 지방에 갈 일이 있어서 애써 KTX를 외면하고 무궁화호를 이용했다. 책을 읽기 위한 나름의 꼼수였다. 동대구역까지 네 시간동안 책을 독파할 수 있다는 막연한 자신감이 앞섰기 때문이었다. 아침 이른 시간대의 무궁화호가 서울역에서 출발할 때는 객차 좌석이 많이 비어있었다. 역시 계획한 꼼수가 대수가 되나보다 착각하고 내심 가슴이 벅차기까지 했다. 열차가 한강교를 지날 때 쯤 책을 폈다. 영등포역, 천안역을 지나면서 어느 새 객차 안은 만석이 되었고, 입석마저 운신의 폭을 제한시켰다. 주변 좌석을 점령한 아주머니들의 평범한 삶의 사소한 얘기는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더 이상 책을 읽을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그나마도 백여 쪽을 읽을 수 있었던 것은 큰 소득이었다.

저자 행크 헤네그래프는 대담 방송 프로그램 ‘바이블 앤서 맨’(Bible Answer Man) 진행자로서 미국과 캐나다, 그리고 한국에 널리 알려진 인물이다. 특히 기독교연구소(CRI., The Christian Research Institute, 1960) 책임자로서 기독교의 진리를 사수하기 위하여 성경적 시각으로 이단과 사이비 종교연구와 분별에 있어서 매우 영향력 있는 인물이다. 그의 책이 처음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은 1992년,〈Harvest House Publisher〉가 447쪽으로 발행하면서부터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날 즈음 한글 번역판이 나온 것이다. 한글 번역판 발행인은 “왜 지금 한국 교회가 생사를 논해야 할 만큼 이토록 절박한 지경에 이르렀을까요?”라는 궁금증을 유도하면서 “가장 큰 이유 하나는 한국 교회를 덮친 ‘성공과 번영복음’ 이라는 쓰나미 때문” 이라는 말로써 “발행인 글”에 붙였다.

한국 교회의 심각성에 대한 위기의식은 오래전부터 가져왔다.

그것은 교회가 성경보다 현상적인 ‘문화’와 ‘사조’(思潮)에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는 생각이었다. 지난 번 본 사이트에서〔빙하처럼 붕궤되고 있는 위기의 기독교〕역시 그런 심각한 위기의식에서 쓴 것이었고, 이 장문의 글 또한 그와 같은 절박한 위기의식 맥락에서 쓰는 것이다. 제목을 좀 유연하게 설정하려다가 굳이〔신사고에 점령당한 한국교회〕라고 결심한 것은 한국 교회의 위기가 그만큼 위험 수위를 넘어선 것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어쩌면 한국 교회는 의식하지 못하는 암(癌) 덩이가 손을 쓰지 못할 만큼 전이(轉移) 현상을 보이고 있다는 절박한 마음이 이 글을 서둘러 쓰게 한 이유이기도 할 것이다.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교회 개혁을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다소 섣부른 안타까움이 앞서 이 글을 쓰게 된 것이다. 이 글은 한국 교회의 위기가 주변 환경에 의한 것이 아닌, 교회 안 깊숙이 복음을 대신하여 자리 잡은 ‘신사고’ 사조(思潮)에 대한 개혁 수술을 촉구하는 의미에서 쓰는 것이다.

 

신사고운동에 흔들리는 시대

호주 멜 보른 출신의 금발의 여성 론다 번의 이름을 아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지 모른다. 그러나 그의 책 ‘시크릿’『The Secret』(2006) 을 모르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시크릿은 ‘끌어당김의 법칙’(The Law attraction) 곧 ‘창조의 법칙’으로 통한다. 이 책은 대형서점 ‘베스트셀러’ 진열대에 오랫동안 꽂혀있었다. 론다 번은 TV 작가 겸 프로듀서로서 ‘성공의 문을 여는 마스터 키’같은 책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다. 책은 주저 없이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미국과 한국을 비롯한 전 세계 40개국 언어가 동원되어 번역 경쟁을 벌였으니 아마도 수천만권의 책이 팔렸을 것으로 짐작된다. ‘자조와 영성도서’로 알려진 270쪽의『The Power』(2010)가 바로 그 속편이다.『The Secret』은 성공한 사람들의 공통된 비결을 묶어 세상에 내놓았다지만 그 성공을 몸소 체험한 사람은 1%에 불과하단다. 경제적 부(富)가 인생의 성공일까는 적이 의문이다.『The Secret』은 단순히 성공으로 이끌어주는 안내서가 아닌, 19세기 신사고를 잇는, 20세기 신앙세계를 혼돈으로 몰고 온 마력 같은 사상이라는 의구심을 갖게 된 것이다.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비성경적인, 교묘한 시대사조의 홀림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다. 아니 한국 교회는 지금 그 홀림에서 길을 잃은 채 방황하고 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찰스 피터 와그너(1930-2016)의 ‘신사도 개혁운동’(The New Apostolic Reformation Movement)이 서울의 한 대형교회를 점령하는 데는 그렇게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하지 않았다. 성령의 인도함을 받아야 할 교회가 바람 같은 시대사조의 홀림에 길을 잃었다면, 더 이상 세상을 바른 길로 인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들은「바람을 심고 광풍을 거둘 것」(호8:7)이다. 예수님은「맹인이 맹인을 인도할 수 있느냐 둘이 다 구덩이에 빠지지 아니하겠느냐」(눅6:39)라고 말씀하셨다. “돈과 건강, 권력에 눈이 멀어 쇠약해질 대로 쇠약해진 한국 교회가 어디서부터 잘못되었는지”를 통회하는 마음으로의 진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한때 미국에서 대중적 인기를 한 몸에 받았거나 가장 영향력 있는 기독교 인물 중 한 사람 인 조엘 오스틴 목사, 그의 TV 설교는 전 세계 100여 개국에서 매주 7백만 명 이상과 매월 2천만 명 이상의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주었다. 그의 책『Your Best Life Now』(2004)는 미국에서 400만권이 팔릴 정도로 당당히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한국에서 ‘긍정의 힘’(2005)이라는 제자로 번역 출판된 후 최단 시일 내 50만부의 판매 기록을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 론다 번의 ‘끌어당김의 힘’은 조엘 오스틴에게는 ‘믿음의 말씀’(the Word of Faith)이었다. 조엘 오스틴의 오류 중 하나는「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요20:29)라고 말씀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보는 것이 믿는 것이다.”라고 표현한 것이다. 론다 번이 자신의 말을 합리화하기 위해 주로 과학과 “뉴에이지”(New Age) 개념을 언급한 것과 달리 조엘 오스틴은 성경을 현실과의 타협적으로 해석하고 적용한다는 차이가 있다. 미국 침례교의 빌리그레이엄 목사가 창간한 ‘복음주의적’ 잡지《Christianity Today》(1953)는 ‘Joel Osteen vs. Rick Warren on Prosperity Gospel ’(Sep.14, 2006)이라는 기사를 실었다. 과연 하나님께서 기독교인들이 부자가 되는 것을 원하실까? 이 질문에 대하여 한국 교회는 어떤 모습의 반응을 보일 것인가? 한국 교회는 지금 신사고의 ‘번영복음’(Prosperity Gospel) 혹은 ‘믿음의 말씀’(Word of Faith)에 점령당하고 있지 않는가?

 

미국의 로버트 슐러(1926-2015) 목사, 1955년 그는 단돈 500달러를 가지고 하나님의 필요가 아닌 ‘인간의 필요’(human-need)를 찾아서 캘리포니아에서 사역을 시작했다. 그의 목표는 적중했고, 그의 인기에 대한 열광은 하늘을 찔렀다. 목회 현장의 목사들은 앞 다퉈 그의 ‘성공적’ 목회를 부러워했다. 그래서였을까. 실제로 한국 목회자들은 슐러의 목회를 배우기 위해 줄을 서기도 했다.

2015년《FOX NEWS U.S.A》는 슐러가 캘리포니아 주의 아티지아(Artigia, CA) 보호시설에서 유명을 달리한 소식을 알렸다.

로버트 슐러는 그의 아내와 함께 로스앤젤레스 동남쪽 오렌지 드라이브 스낵바 옥상에서 ‘인간의 필요’를 탐색하면서 교회개혁 사역을 시작했다. 그의 목회 모토는 교인들이 예배당에 들어올 필요 없는 주차공간의 차안에서 가족과 예배에 참석하고, 예배 마친 후 바로 놀러갈 수 있는 이른바 ‘Come as you are in the family car’ , 즉 ‘드라이브 스루’(Drive through) 기업시스템을 적용했다.

슐러는 ‘인간의 필요’를 위한 목회를 했다는 말이다. 그래서였을까. 1977년 슐러는 가든 그로브에서 2,600만 달러 공사비로 1만개의 유리 조각 건물 ‘수정대성당’(Cathedral)을 세웠다. 게다가 1970년 그의 TV ‘권능의 시간’(Hour of Power) 설교는 전 세계 180개국에서 매주 2천만 명이 시청할 정도로 ‘인간의 필요’ 목적 달성을 위한 목회에 성공한 것 같았다. 그가 설교를 통하여 강조한 것은 ‘긍정의 힘’이었다. “나는 긍정적인 생각을 믿는다. 그것은 거의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만큼 중요하다.”(I believe in positive thinking. It is almost as important as resurrection Jesus Christ.)라는 말은 믿기지 않을 정도다. “당신은 당신이 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You Can Become the Person You Want to Be.) 그래서 슐러를 신사고운동의 한 축인 ‘번영신학’ 지지자로 구분하는 이유다. 슐러는 말년에 가족들 간의 분쟁과 교회의 부채를 감당 못하여 결국 법원에 ‘파산신청’을 하게 되었고, 교회당 건물은 로마천주교 오렌지교구에 경매 처분되었으며, 교인들은 둘로 갈라섰다. ‘긍정의 힘’의 한계였을까?

이런 시대사조를 걸러내지 못하는 교회에 대하여 혹자들은 ‘욕망과 환상의 한국교회’라는 말로써 일침을 가하기도 한다. 조엘 오스틴이 말한 ‘긍정의 힘’은 신사고운동의 논리와 그 실체의 한계 제한이라는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마약에 취한 듯 중심을 잡지 못하고 있다.

과연「물과 성령으로」(요3:5) 거듭나지 않고 성공할 수 있는 참된 ‘긍정의 힘’을 가질 수 있을까?

성공이 무엇인가? 그것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영원한 생명을 얻는 것이다.(마16:26)

예수 믿는 것 이상의 또 다른 성공이 과연 있을까? 예수 그리스도는 그를 믿는 모든 기독교인들의 성공이신「길·진리·생명」(요14:6)이시다.

교회 역사에서 비성경적 이단과 이단적 사이비를 가리는 기준은 삼위일체(The Trinity), 창조(The Creation), 타락(The Fall), 성육신(The Incarnation), 교회(The Church), 그리고 마지막 심판(The Last Judgement) 신앙에 대한 그릇된 해석이나 재해석에 두었다. 신사고운동은 이와 같은 기준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신사고의운동의 배경

‘번영복음’, ‘믿음의 말씀’, ‘신사도개혁’, ‘뉴에이지’(The New Age), ‘긍정적 생각’,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 ‘토론토 축복’(The Toronto Blessing, 1994)과 ‘웃음부흥’(Laughing Revival) 및 ‘지속적 부흥’(The Enduring Revival) 등은 모두 19세기 미국에서 발생하여 20세기에 꽃피운 신사고 사조(思潮)의 맥락(脈絡)에서 이해된다.

‘문제는 하나님’『The Problem is God』(1985)의 저자 앨런 앤더슨(Alen Anderson, 1930-2012) 박사가 말한 대로 신사고운동은 과연 ‘동서양 사이를 잇는 교량’(A Link between East and West) 일까?

 

○신사고운동의 연원

19세기 미국은 영국의 영향권에서 벗어나면서 다양한 이민문화를 배경으로 많은 종교 단체가 우후죽순처럼 대두된 전성시대다. 17세기~18세기 미국은 사실상 청교도의 엄격한 기독교 신앙중심 문화에서 발전했고, 이민자들은 기독교 문화에 거의 강요당했다. 그런가하면 19세기는 다양한 문화 배경의 유럽 이민자들이 북미주 정착에 성공하면서 청교도적 공동체의 경직된 신앙에서 개인 자유를 추구하는 노력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실제적 신비주의로 특징되는 ‘신사고운동’(The New Thought Movement)이라는 것이다.

‘신사고’(The New Thought)라는 용어는 기독교적 배경에서 비롯된, 세상을 새롭게 해석하는 ‘마음’과 ‘정신’이다. 이 용어는 아마도 성경(빌4:8)에서 상징적으로 채용한 것으로 짐작된다. 신사고는 기본적으로 하나님의 존재와 개인적 경험의 가치를 인정하면서도 때로는 세속적 목적을 위해 해석하기도 한다. 그러나 신사고운동의 연원에서 볼 수 있는 그 사상적 뿌리는 성경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쉽게 간파할 수 있다.

신사고운동은 근원적으로 18세기 스웨덴의 진화주의 천문학자, 신비주의 신학자였던 에마누엘 스웨덴보리(1688-1772, 영어발음 ‘스웨덴보그’)에게 뿌리를 두고 형성되었지만, 그 결실은 19, 20세기에 꽃피웠다. 신사고는 인간의 문제는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 ‘잘못된 생각을 수정’하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세상에 오셨다고 생각한다. 우리의 인식이 우리의 현실을 결정한다는 전제에서, 만일 우리의 인식과 ‘생각’을 바꾼다면 우리의 ‘고유한 신성’(inherent divinity)과 새로운 현실(new reality)의 삶을 실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신사고운동은 바로 이런 ‘생각’에서 비롯된 종교 융합과 철학적 이상주의에서 비롯된 운동이라고 말하는 것이다.

‘긍정의 배신’『Bright-Sided』의 작가 바버라 에렌라이크(Barbara Ehrenreich) 박사는 신사고운동의 ‘긍정적 사고’와 관련하여, ‘미국에서 긍정적 사고는 죄의식과 자기절제, 노동 윤리를 강조하던 칼뱅주의 기독교 정신에 대한 반발로 생겼다.’라고 말하고, ‘칼뱅주의의 엄격함 속에서 유행하던 신경쇠약이라는 질병을 치료하기 위해 19세기 중엽에 피니어스 큄비와 메리 베이커 애디는 신사고운동을 전개하는데 이들은 심판하는 신의 이미지 대신 모든 것을 받아들이는 따뜻한 정신으로서 신을 주장한다. 정신이 제일이기 때문에 자신이 어떤 생각을 하느냐 하는 것이 핵심이라.’라고 했다.

이러한 신사고운동의 근본은 고대 신비종교(Mystery Religion) 카발라(kabbalah, 유대 신비주의), 노스티시즘(Gnosticism), 로시쿠루시안니즘(Rosicrucianism, the rose & cross), 스웨덴보르기아니즘(Swedenborgianism), 디오소피(Theosophy), 허매틱 마술(Hermatic magic) 등의 융합이며, 그 지류는 일치교회(Unity Church), 크리스천 사이언스(Christian Science), 신성과학(Divine Science), 마음의 과학(Science of Mind), 믿음의 말씀(Word of Faith), ‘내가 확실히 아는 것들’『What I Know For Sure』(2014)의 저자 미국 방송인 오프라 윈프리(Oprah Gail Winfrey)와 새로운 영성(New Spirituality), 그리고 관련된 단체는 비밀사회(Secret Societies), 프리메이슨(Freemasons) 등으로 이어진다.(crossroad)

 

○신사고운동의 의의

신사고운동은 기독교, 힌두교, 불교, 철학적(플라톤의 이상주의, 칸트의 선험주의, 헤겔의 관념론, 라이프니찌의 단자론) 이상주의를 융합한, 긍정적 사고에 근거한 ‘마음 치유운동’(a mind-cure movement)이다. 그 개념에는 공동창조(Co-creation), 인권(Human rights), 과학적 사고(Scientific thinking) 등이 포함된다.

신사고운동이 전 세계의 경계선을 넘어서 확산되고 있을 즈음, 2006년 론다 번의 베스트셀러 ‘자기계발’(Self-help) 서(書)『시크릿』(The Secret, 2006)이 서점가를 뜨겁게 달구었다. 이 책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 것이 바로 미국 소설가 존 맥도날드(1916-1986)의 96쪽 15장으로 된 ‘마스터 메시지’『The Message of a Master』(California Press, 1929)이다. 저자는 책을 내면서 ‘건강과 재부의 성공과 행복의 비결을 알고 싶은 모든 사람에게 드린다.’(Dedicated to all wish to know the secret of success in health, Wealth & relationship and the secret of happiness.)라고 했다. 이 책은 전 세계 46개 언어로 번역 출판되었으며, 한국에서는 2008년 한국인의 종교적 취향에 부합된 ‘당신의 소원을 이루십시오’(최인원, 정신세계사)라는 제자로 번역 출판되었다.

‘마스터 메시지’는 미국 ‘대공황기의 미국인들에게 희망과 성공을 안겨 준 20세기 신사고 운동의 필독서’로 소개된 책이다. 메시지는 인간의 ‘마음’을 긍정적 기둥인 ‘내심’(Inner Mind)과 부정적 기둥인 ‘외심’(Outer Mind)으로 구분하고, 이 구분에서 내심은 진정한 ‘나’이고, 세상을 향한 ‘외심’은 외식이라는 것이다. 요약하면 진정한 주인인 ‘내심’의 잠재력을 건강, 활력, 번영에 이를 수 있게 하는 방법을 제시한 내용이다.

이렇게 신사고운동은 자기계발(self-help 혹은 self-improvement)에 기본적(건강, 재부, 행복)인 몸을 다스리는 마음의 치유(治癒), 즉 몸을 다스리는 것은 마음이기 때문에 마음을 치유하면 몸의 질병을 고칠 수 있다는 생각에서 비롯된 운동이다. 미국의 철학자·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1842-1910)는 신사고운동의 배경에 대하여 ‘종교적 다양성’『The Varieties of Reigious Experience』(1902)을 존중한, 종교적 회의론에 대한 반응으로서 형이상학적 철학과 낭만적 분위기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하면서, 신사고를 ‘건강한 마음 상태의 종교’(Religion of Healthy Mindedness)라고 그 의의를 언급했다.

 

신사고운동의 발전과정

“문제는 ‘마음’에 있다. 몸은 마음이 거하는 집에 불과하다” 신사고운동의 창시자 피니아스 파크허스트 큄비(Phineas Parkhurst Quimby, 1802-1866)의 말이다. 1838년 큄비는 최면술 연구를 시작하여 “정신적 치유”(mental healing) 개념을 발전시킨 최면술사로 알려지고 있다.

 

○신사고운동의 대부

최면의 현대적 치료법 역사는 18세기 오스트리아 의사 프란츠 안톤 메스머(1734-1815)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메스머는 ‘최면의 아버지’로 간주되고 있다. 변영돈 박사의 ‘최면의학’에 의하면 ‘최면은 과학적이지만 신비한 면도’ 있다고 한다. ‘최면은 병의 근원이 몸과 마음의 경계상에 있다고 보고, 그 몸과 마음의 경계선을 타고 깊숙하고 고요한 정신세계의 내부로 들어가는 치료법이다’라고 소개했다. 큄비는 종교와 과학, 최면을 융합시킨 ‘정신적 치유’로써 신사고운동 발전에 기여한 것 같다(최면의 의학적 요법은 필자가 논할 범위가 아니다).

‘신사고운동의 아버지’(Father of New Thought)는 미국인 피니아스 파크허스트 큄비로 알려지고 있다. 큄비는 미국 동부 뉴헴프셔(New Hampshire)의 레바논 출신이다. 큄비는 독일인 의사 프란츠 안톤 메스머(Franz Anton Mesmer, 1734-1815) 박사의 ‘최면술’에 흥미를 가진 추종자였다.

‘최면술’이라는 말의 ‘메스머리즘은 18세기 프란츠 안톤 메스머의 이름에서 딴 것이라고 하는데, 메스머는 처음으로 최면술을 계발한 원조인 셈이다. 그러나 당시 학계에서는 공인되지 않은 치료 요법이었다. 메스머는 오스트리아의 빈 대학교에서 의학을 공부하여 학위를 취득했다. 그는 특히 점성술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우주 공간의 행성들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에 관한 연구를 했다. 실제로 안토니는 1766년, <행성이 인체에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라는 논문으로 박사 학위(철학·신학·의학)를 받았다. 그러나 오스트리아에서 그의 최면술에 관한 논란이 일자, 1778년 안톤 메스머는 프랑스 파리로 옮겼고, 거기서도 의학계의 전문가들에 의한 검증에서 ‘유체 존재’ 설은 황당하며, 최면술 요법은 ‘마술’(魔術)에 불과하다는 결론이었다. 그 후 안톤 메스머는 파리에서 추방되었다.

큄비는 유럽 학계의 이런 검증 결과와는 상관없이 안톤 메스머를 추종한 인물들 가운데 한 사람이며, 실제로 메스머의 최면술 요법에 상당한 경험을 쌓고, 최면술을 통한 ‘마음 치유’(mind-healing)를 터득하는 경지에 이르게 되었으며, 몸의 질병은 마음의 문제에 있다는 자기 경험적 확신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되었다.

큄비는 안톤 메스머의 최면술이 긍정적 ‘생각’(thought)이라 이해했고, 그 생각을 환자에게 고칠 수 있다는 ‘낙관적 생각’을 갖게 하는 동기부여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드디어 1859년 큄비는 메인 주 포틀랜드에서 정신 치료를 위한 사무실을 개설했다. 일종의 최면술 요법 의원인 셈이다. 그러나 큄비 역시 죽음의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피니아스 파크허스트 큄비의 추종자들

큄비를 추종한 세 제자는 칼빈주의적 침례교회 목사 보스톤의 줄리어스 드레서(Julius A. Dreser, 1838-1893, 그의 아내 Annetta Seabury), 보스톤의 메리 베이커 애디(Marry Baker Addy, 1821-1910), 미국 작가 보스톤의 워렌 펠트(Warren Felt Evans, 1817-1889) 등 세 사람이다. 이들은 다 신사고운동 초기에 활약한 지도자들이다. 신사고운동은 이들 세 사람 중 메리 베이커 애디에 의하여 발전의 기틀을 마련하게 된다.

메리 베이커 애디: 큄비가 죽은 후 메리 베이커 애디는 ‘세상을 영적 렌즈를 통하여 볼 수 있도록 한다’는 이론을 체계화한 ‘크리스천 사이언스’(CS, Christian Science)의 창시자이다. 크리스천 사이언스는 19세기 말 미국에 새로운 종교운동으로 대두되었다. 애디는 미국 동부 뉴햄프셔 주 바우(Bow)에서 엄격한 캘빈주의 신앙 가문에서 태어났다. 애디는 한 여성으로서 감당하기 힘든 굴곡진 삶을 반복하던 중 망가진 몸이라도 가눌 양으로 소문을 따라서, 1862년 포틀랜드로 달려가 큄비를 만났다. 큄비를 만난 애디는 새로운 기독교를 발견하게 되었고, 큄비의 ‘심령과학요법’(Spiritual Science Healing Disease)에 매료되면서, 큄비의 이른바 ‘그리스도의 과학’(Science of Christ)이라는 신학 명칭을 모방하여 ‘크리스천 사이언스’라는 자기 나름대로의 신학을 체계화시켰다. 신사고운동은 이렇게 발전했다.

애디의 신실한 두 제자 어슐러 게스트펠드(Ursula N. Gestefeld, 1845-1921), 엠마 커티스 홉킨스(Emma Curtis Hopkins, 1851-1925)는 시카고와 뉴욕에서 신사고운동 활동무대를 넓혔다.

엠마 커티스 홉킨스: 메리 베이커 애디가 신뢰할만한 홉킨스는 원래 신학자·교사·작가·페미니스트로서 메리 베이커 애디를 도와 1883년에 창간한《the Christian Science Journal》에서 일했다. 홉킨스는 그의 학적 내공을 통하여 신사고를 이론적으로 체계화 하고 조직화 하여 신사고를 사회운동으로 확대 발전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이로써 종교와 치유를 통하여 병든 세상을 치유하는 목적의식을 갖게 되었다. 한국 교회의 현실도 예외는 아닐 테지만, 19세기는 종교와 ‘치유’(Healing), ‘신비’가 여성들에게 열려있었던 관심이었을 뿐 아니라, 하드웨어 같은 기성교회 현실에서 소프트웨어 같은 이단의 유혹에 노출이 용이했던 것 같다. 이런 이유 때문에 신사고운동에는 주로 여성들의 이름이 많이 등장하는 것 같다.

홉킨스에게는 애니 릭스 밀리츠(Annie Rix Miliz, 1856-1924), 헬렌 반 앤더슨(Hellen Van-Anderson, 1859-), 말린다 크래머(Malinda Cramer, 1844-1906), 머틀 필모어(Myrtle P. Fillmore, 1845-1931), 헤리엇 에밀 캐디(Harriet Emilie Cady, 1848-1941)와 같은 당대 저명한 지식인들이 뒤를 이었다.

머틀 페이지 필모어: 원래 이름은 메리 캐롤라인 머틀 페이지 필모어(Mary Caroline Mytle Page Fillmore), 필모어 역시 여성으로서 그의 남편 찰스 필모어(1854-1948)와 함께 신사고운동의 핵심 일원이며, 남편과 함께 ‘일치운동’(the Unity Movement, Unity Church)의 창시자다. 특히 찰스 필모아는 ‘기독교 이상주의’(Christian idealism) 주창자로서, 미국에서는 신비주의 성경해석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애니 릭스 밀리츠: 밀리츠의 트래이드 마크는 이른바 ‘믿음신학’, 즉「믿는 자에게는 능히 하지 못할 일이 없느니라.」(Everything is possible for him who believe, NIV. 마9:23)는 성경 구절에 근거한다. 믿음신학은 ‘질병과 고난은 바르지 못한 생각에서 비롯된다’라고 말한 큄비의 신사고에 뿌리를 둔 신념을 ‘적극적인 긍정의 힘을 통해서 자신이 원하는 현실을 만들 수 있다’는 주장으로 확대 발전한 것이다. 밀리츠는 신사고운동 초기에《Master Mind》(1911-1933)를 편집하여 신사고운동 확장에 매우 적극적인 기여를 한 여성 지도자다. 1887년 밀리츠는 자매 헤리엇 해일 릭스(Harriet Hale Rix, b.1863)와 함께 미국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진리의 집’(The Home of Truth)을 시작한 이래, 1903년까지 미국 전역에 8개 ‘진리의 집’을 운영하였다. 릭스는 1916년 ‘풍부한 정신’『The Rich Mentality』을 출판하기도 했다.

말린다 크레이머: 신사고운동 초기의 중요한 역할을 했던 한 사람으로서, 1888년 ‘현대 신비적 여성 예언자’로 알려진 노나 L. 브룩스(Nona Lovell Brooks, 1861-1945)와 함께 캘리포니아 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신성과학교회’(The Church of Divine Science)를 설립했다. 브룩스는 1889년 크레이머에 의하여 사역자로 초청되었다. 크레이머는 미국 인디애나 주 그린즈버러에서 태어났으며, 그는 체질적으로 병약한 가운데 신사고운동에 앞장서서 신사고운동의 국제화에 기여를 한 인물이다.

윌리엄 워커 엣킨슨(William Walker Atkinson, 1862-1932): 신사고운동 초기 발전에 남다른 영향을 미친 인물로 알려지고 있으나 정작 그 개인적 활동에 관한 자료는 제한적이다. 메릴랜드 주 볼티모어에서 태어난 엣킨스는 변호사, 상인, 출판업, 작가라는 다양한 직업이 따라다닌다. 이런 직업을 고려할 때 신사고운동 초기에 출판물을 통한 신사고운동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것 같다. 신사고운동에 이바지한 초기의 인물들은 대부분 출판물을 통한 신사고 이론 전개와 대중 설득에 헌신했다. 엣킨슨은 약30년 동안 100여권에 달하는 책을 쓰기도 했다. 1889년〈정신과학교회〉(A Mental Science Cathechism)라는 논문을 발표한 이래 힌두교와 요가에 대하여도 깊은 관심을 가졌다.

이상은 신사고운동 초기 발전에 기여한 주요 인물과 그 역할을 간략하게 살펴보았다. 그 밖에 진 휴스톤(Jean Houston), 바바라 마르크스 허바드(Barbara Marx Hubbard), 웨인 다이어(Wayne Dyre), 디팍 초프라(Deepak Chopra), 에카르트 톨리(Eckhart Tolle), 앤드류 하비(Andrew Harvey), 루이스 헤이(Louice Hay), 아브라함 힉스(Abraham Hicks), 캐롤라인 미쓰(Caroline Myss)와 같은 인물들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다.

신사고운동이 계속 대중적 관 심속에서 발전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학계의 저명인사들의 지지가 사회적 대중을 움직이는데 큰 영향을 미쳤던 것으로 사료된다.

당시 하버드 의대 출신의 철학자·심리학자였던 윌리엄 제임스(William James, 1840-1910)역시 최면술 요법에 관심을 가졌으며, 미국심령연구회(1884) 설립에도 관여했다. 제임스의 ‘명언’ 중에는 ‘생각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행동이 바뀌면 습관이 바뀌고, 습관이 바뀌면 인격이 바뀌고, 인격이 바뀌면 운명이 바뀐다.’라는 말이 있다. 이 명언이 신사고의 개념이기도 하다.

신사고운동이 20세기에 들어서 특히 활기를 띈 것은 대공황 시대 배경을 고려할 때 이해가 쉽게 풀린다. 공황시기 미국 대중은 절망을 몸소 체험했다. 그 시기에 나폴레온 힐(Napoleon Hill, 1883-1970)의 ‘생각으로 부자가 되라’『Think and Grow Rich』(1937)는 책은 거리로 내몰린 미국 시민들에게 ‘생각이 모든 것을 바꿀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했다. 나폴레온은 카네기의 지원을 받아 미국의 백만장자 500명과의 인터뷰한 성공 비결을 발표함으로써 미국시민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는 신사고운동의 영향이 작용한 것을 부인할 수 없다. 이와 함께 20세기 신사고의 아버지로 일컫는 미국의 시인· 사상가 랠프 월도 에머슨(Ralph Waldo Emerson, 1803-1882)이 ‘마음의 영역이 물질 우위에 있다’라고 주장 한 것 역시 긍정적 신사고 운동에 추진력이 되기도 했다.

에머슨, 철학가·작가 워렌 펠트 에반스(Warren Felt Evans, 1817-1889) 등의 활동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감리교 목사(1838)인 에반스는 1863년에 신사고운동에 가입한 후 메사추세츠 주 살스버리(Salsbury)에 마음치유요양소(A Mind-cure Sanitrium)를 설립하기도 했다. 놀라운 사실은 에반스는 신사고의 대부 큄비가 죽은 다음 6년 동안 신사고에 관한 책들을 집필하여 대중 속으로 파고들었다. 이를테면 ‘심령치료’『Mental Cure』(1869), ‘심령의학’『Mental Medicine』(1872), ‘영과 육’『Soul and Body』(1875), ‘치유의 거룩한 법’『The Divine Law of Cure』(1881), ‘기본 마음의 치유’『The Primitive Mind Cure』(1885) 등이다.

신사고는 미국의 형이상학적 심령철학이다. 현재 신사고 ‘교회’, 그룹, 센터가 미국 전역에 약2,000개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신사고운동의 세 축(軸)은 일치교회(The Unity Churches), 종교과학교회(Curche of Religious Science ), 거룩한 과학교회(Divine Science Church)이다. 다음 회에는 신사고운동이 미국을 비롯한 한국 교회에 미치고 있는 실제적 내용을 기술하려고 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