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의 닻 /송길원
십자가 드러누웠다.
지고가야 할 짐
삼손도 멜 수 없는 천근만근 철의 무게였을 터
무쇠도 뚫어낸 창자국
쉴 곳 찾아 해메이던
가시나무새의 아픔이었을 터
그 위에 닻이 내려 앉았다
슬퍼서 푸른 멍든 가슴 안고
들물 날물 짜디짠 바닷물에 녹슨 숨 헐떡이며
덫에 걸려 넘어지던 절룩걸음으로
쓰러지듯 안겼다
안다
눈물이 내 삶의 평형수이었음을
가픈 숨 몰아 쉬며 토해내던 원망이 두 손 모은 기도였음을
안다
덫이 닻이 되고 닻이 돛이 되는
쓸개즙보다 더 쓴 십자가의 역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