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지도자들이여, 세상으로부터 탄핵을 받기 전에 스스로 혁명을 이루어야 한다

우리는 종교계 언론사다. 그래서 국가의 정치 사안들에 대해 왈가왈부 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상황에서 그 누구라도 그냥 침묵한다면 역사에 죄를 짓는 일이라고 여겨질 만큼 오늘의 사태는 너무나 엄중하다. 다행히 우리 국민들의 대부분이 성숙하여 위기사태에 비교적 차분하게 대응하고 있어 조금은 위안이 된다. 그런데 국정농단의 책임자인 박대통령이나 여야 정치 지도자들의 행태를 보면 또 하나의 더 큰 위기를 느낀다.

박대통령은 자신이 저지른 일이 국민들에게 얼마나 큰 충격을 준 범죄행위인지 잘 모르는 것 같다. 그래서 세 번이나 사과를 하면서도 항상 2% 모자라는 성명을 냈다. 결과는 국민들을 점 점 더 열 받게 만들었다. 이런 대통령 주위에 있는 여당 정치인들은 말할 것도 없고, 야당지도자들 가운데도 참으로 나라와 백성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없는 것 같다. 모 야당대표는 “욕쟁이 할매” 같은 수준으로 스스로 망가지고 있다.

화난 감정으로 말하면 국민들의 분노가 그 야당대표 이상일 것이다. 150만 명이나 모인 군중들의 감정은 당장이라도 청와대 담장을 넘어 박대통령을 끌어내고 싶을 것이다. 그러나 국민들은 이런 감정을 억제하고 다섯 차례의 집회 중에도 폭력 없이 끝까지 이성적으로 대처했다. 그래서 우리 국민들이 스스로 놀라고 다른 나라 사람들도 놀라고 있다. 정치인들이 이런 모습을 좀 본받을 수 없을까? 어떤 일도 분노로는 해결할 수는 없다.

그래서 성경은 “분을 내어도 죄를 짓지 말며 해가 지도록 분을 품지 말라”(엡 4:26)고 했다. 불의에 대해 분노해야 한다. 분노가 없는 사람은 착하게(?) 보일지는 모르나 바보임에는 틀림없다. ‘분노하라. 그러나 끝까지 분을 품지는 말아라.’ 적어도 지도자들은 국정을 농단한 사람을 향해 분노하되 그를 징계하는 일보다 국가의 안전을 우선으로 생각해야 한다. 그래서 질서 있는 수습이 필요하다. 박대통령과 여당이 이런 말을 먼저 해서 우습긴 하지만 말이다.

야당은 이런 위기상황을 이용하여 자신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만 이끌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러면 박대통령과 아무 것도 다를 바가 없다. 사태를 수습해야 한다. 국민들의 불안이 너무 오래 가지 않도록, 국가 경제가 치명적으로 망가지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그래서 퇴진하겠다는 박대통령의 말이 믿어지지는 않겠지만 질서 있게 퇴진하도록 만들어내야 한다. 불신과 분노로만 밀어붙이면 속은 시원할지 모르지만 부작용은 더 클 수 있기에 조심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 기독인들에게 권하고 싶은 말이 있다. 일부 맹목적 보수주의자들의 편이 되어 국민들의 분노를 좌파들의 난동 정도로 치부하는 큰 악을 저질러서는 안 된다. 오히려 이런 기회에 “오직 정의를 물 같이 공의를 마르지 않는 강같이 흐르게 할지어다”(암 5:24)라고 하신 선지자의 외침에 더욱 귀를 기우려야 한다. 자신들의 불의를 회개하고, 지도자들은 교회에서 횡행하고 있는 그리스도의 주권농단을 철저히 살펴 개혁해야 한다.

사실 한국교회는 정치지도자들을 비판할만한 아무런 권위도 갖지 못하고 있다. 우리가 보기엔 턱도 없는 미말의 정치인들에게까지 비난과 염려의 대상이 될 정도로 한국교회는 부패해 있기 때문이다. 한 번 생각해보라.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행한 교회지도자들의 농단이 어찌 최순실의 국정농단보다 적다하겠는가! 정신 차려야 한다. 베옷을 입고 티끌에 딩굴며 울어야 한다. 교인들 뿐 아니라 비교인들의 손으로 탄핵을 받기 전에 모든 대권의 대권자이신 그리스도께 엎드려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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