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틴 루터는 이런 말을 한 적이 있다. "세 가지 회심이 필요하다. 그것은 가슴과 머리와 지갑의 회심이다." 아마도 오늘날 이 셋 중에 가장 힘든 것은 지갑의 회심일 것이다. 돈에 관한 영성을 함양하는데 있어 중요한 것은 먼저 바울이 말한 '정사들과 권세들'의 맥락에서 돈을 살펴보아야 한다는 것이다(엡 6:12, 골 1:16). 돈은 이 권세들 가운데 하나다.

예수님은 부에 관해 말씀하실 때 아람어 '맘몬'(mammon)을 사용하셨다. 이는 재물에 인격적이고 영적인 특성을 부여하신 것이다. "너희가 하나님과 재물을 겸하여 섬기지 못한다"는 말씀은 맘몬을 하나님의 라이벌로 의인화한 것이다. 이 구절에서 예수님은 돈이 어떤 비인격적 거래 수단이 아님을 분명히 못박으셨다. 그렇다. 재물은 우리를 지배하기 원하는 세력이다. 재물은 우리의 심령에 명령을 한다. 그렇지 않은가.


재물은 우리의 충성을 요구하며, 인간적 친절을 이용해 우리의 존재 자체를 착취하려 한다. 가장 무서운 것은 돈이 전능한 힘을 원한다는 사실이다. 돈이면 안 되는 일이 없다는 사고방식이 바로 그것이다. 돈은 우리가 가치있게 여기는 다른 것들과 함께 자기 자리를 지켜야 함에도, 그 자리에 만족하지 못하는 습성이 있다. 돈은 최고의 자리를 누리려 한다. 예수님은 맘몬 신으로부터 돌아서서 유일하신 참 하나님을 예배하라고 촉구하신다. 예수님에 의하면 돈은 일종의 우상이다. 우리가 하나님께로 회심하려면 돈으로부터 돌아서야 한다.


바울은 돈이 '일만 악의 뿌리'가 아니라 돈을 사랑하는 행위가 '일만 악의 뿌리'라고 분명하게 말한다(딤전 6:10). 그러나 오늘날 돈이 거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보자. 돈 그 자체가 '일만 악의 뿌리' 역할을 하는 경우가 많다. 예수님은 돈을 섬기지 말아야 한다고 분명하게 이르셨다(마 6:24). 그럼에도 동시에 "불의의 재물 '맘몬'으로 친구를 사귀라"고 주님은 말씀하신다(눅 16:9). 이 기이한 딜레마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먼저 돈이 우리에게 행사하려는 영적 권세를 정복해야 한다. 그런 다음 하나님 나라를 위해 돈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결코 돈을 섬겨서는 안 된다. 돈을 정복한 후에는 우리가 공익을 위해 돈을 이용할 수 있다. 결단코 섬기지 말라. 이용하기만 하라.


비즈니스를 하는 사람들이 예수님의 노련하고 성숙한 제자가 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비즈니스직은 사회에서 도덕적 역할을 수행하며, 만사의 개선을 위해 재화와 서비스를 제공한다. 달라스 윌라드는 "우리는 돈을 이용해 선을 위한 통치권을 행사해야 한다"고 말한다. 비즈니스가 이익을 내야 하는 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 비즈니스가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살아남아야 한다. 그 이익에 관한 운용을 우리는 '돈 사역'이라고 부를 수도 있을 것이다. 돈 사역은 아주 중요한 소명이다. 신령한 삶에 숙달된 자들이 그 사역을 감당해야 한다.  /번역=김춘섭<예수로교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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