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미포: 이신칭의, 이 시대의 면죄부인가?(2)

이신칭의, 이 시대의 면죄부인가? 2016미래교회 포럼이 5일과 6일 서울 종로5가에 위치한 연동교회에서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띤 분위기를 이어갔다. 첫째 날 박영돈 교수의 발제에 이어 김세윤 교수가 “사도바울의 복음”이라는 주제로 강의를 시작했다.

김세윤 교수의 강의를 경청하는 2016 미래교회포럼 참가자들

김세윤 교수, 새관점 학파 아니다

김세윤 교수는 바울 신학 연구의 100여년 역사를 큰 틀에서 조망하며, 오늘날 한국교회의 칭의론 논쟁의 현주소가 어디인지를 제시하며 강의를 이어갔다. 김 교수에 의하면, 1980년 대 나타난 바울 신학의 새관점 학파는 “어떻게 이방인들이 유대교로 개종하지 않고 그 상태에서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만 아브라함의 자손 즉 하나님의 백성이 되느냐?”는 관심으로 칭의를 논하는 데서 나왔다고 밝혔다. 따라서 김 교수는 새관점 학파는 ‘행위 구원’에 관심이 없다고 지적했다. ‘어떻게 이방인들이 율법의 행위 없이 아브라함 자손으로 통합되느냐?’가 새관점의 주요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관점 학파는 성화의 문제 윤리의 문제를 전혀 해결하지 못한다는 약점이 있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성화와 윤리의 문제를 많이 다루고 있는 자신의 칭의론은 새관점 학파와는 다르다며, 자신의 칭의론은 신학적으로 옛관점 학파에 속한 것이라고 밝혔다.

김 교수의 강의는 쉽지 않았다.  깊이 있는 주해를 바탕으로 칭의론에 관련된 바울신학을 폭넓게 다루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분명했다. 이 틀에 걸쳐 그는 세 가지의 통합과 연결을 줄기차게 주장했다.

열강하는 김세윤 교수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과 ‘바울 칭의 복음’의 관계

첫째는 복음서의 ‘예수의 하나님 나라 복음’과 서신서의 ‘바울 칭의론’의 통합이다. 성경을 읽다보면 복음서에서 예수님이 말씀하는 복음과 서신서에 나타난 바울의 복음이 조금 다른 것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기도 한다. 그러나 김 교수는 예수의 하나님 나라의 복음을 그의 죽음과 부활에 비추어 재해석한 신앙고백이 바로 바울의 복음이라고 밝힌다. 따라서 칭의의 복음은 하나님의 통치의 틀 안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즉 구원받았다는 것은 하나님의 통치 안으로 들어가는 것이며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는 것이다.

사단이 우리를 고용해서 하나님을 대적하는 용병노릇을 하게하고 죽음으로 그 삯을 준다. 이것이 사단의 나라에 있는 우리의 모습이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의 복음으로 우리가 사단의 나라 용병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이전된 것이다. 이것이 칭의이다. “그가 우리를 흑암의 권세에서 건져내사 그의 사랑의 아들의 나라로 옮기셨으니”(골로새서 1:13) 이것이 구속이요 해방이요, 이것이 죄사함이다. 죄사함은 칭의의 소극적 언어이다. 복음서는 죄사함의 용어를 쓰지만 바울은 칭의라는 말을 주로 쓴다. 칭의는 죄사함의 적극적 언어이다. 사단의 종노릇에서 하나님 나라 백성으로 바뀌는 것이 구원이다.

‘칭의’와 ‘성화’ 구원론의 병행언어이다

두 번째는 ‘칭의’와 ‘성화’의 통합이다. 김 교수에 의하면, “바울은 특히 유대인들/유대주의자들과의 논쟁의 상황에서 율법의 행위에 맞서 구원의 은혜성을 두드러지게 나타내기를 원할 때는 로마서, 갈라디아서 빌립보서3장 등에서 ‘칭의’(dikaioo/ to justify)의 언어를 선호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는 “인간의 근본 문제를 세상의 오염으로 볼 때는 구원을 ‘성화’라고 표현하고 있다.”고 했다. 성화는 오염된 세상으로부터 구분되어 거룩한 하나님께 바쳐짐(그리하여 하나님의 거룩한 백성이 됨)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김 교수에게 “칭의”와 “성화”는 병행적인 구원론의 그림언어들이다. 칭의와 성화가 분리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김세윤 교수는 칭의와 성화는 분리되지 않는다는 점에 강조점을 두면서, 칭의와 성화를 분리해서 생각할 때 윤리와 분리되는 칭의론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칭의와 성화의 통합은 칭의 복음으로 의롭다 인정 받은 이가 하나님께 바쳐진 성도가 됨을 의미한다. 칭의론이 하나님과의 관계성 가운데 이해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칭의의 관계성을 다음과 같이 강조한다. “의인이라 칭함을 한 번 얻으면 얻은 사람은 자신 안에 더 이상 하나님과 관계 없이도 지닐 수 있는 무슨 자질(의)이나 자격증 (license) 을 갖게 되기로 이해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오로지 지속되는 하나님과의 관계 속에서만 이해되어야 한다.”

하나님의 통치에 나를 맡기고 순종하는 것이 믿음이다

세 번째, 믿음과 순종의 통합이다. 김세윤 교수는 하나님 나라 복음과 칭의 복음의 통합, 칭의와 성화의 통합을 통해 믿음과 순종의 통합을 이야기 했다.

그리스도의 통치를 받지 않으면 사단의 지배를 받고 그것은 맘몬주의로 나타난다. 돈을 위해 양심을 팔고 남을 착취하고 이웃을 억압하고 하나님께 등을 돌리게 된다. 정직하게 신실하게 사업하면 살 수 없는 환경 가운데 하나님께 기도할 때 그 순간 성령님이 우리에게 ‘하나님이 아빠 노릇해 주실 것을 믿느냐?’ ‘주께서 너를 책임 져 주실 것을 믿냐?’고 하시면서 우리에게 믿음을 주신다. 믿음은 하나님의 다스림을 받고 살 수 있게하는 힘이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내가 하나님을 믿고 그의 은혜의 통치에 나를 맡기고 말씀에 순종하는 것이 믿음이다. 성령님이 주시는 믿음이 그리스도의 통치에 순종할 힘을 주신다. 믿음으로 순종할 때 의의 열매가 맺힌다.

세 가지의 통합을 통해 김 교수가 강조한 것은 다른 것이 아닌 칭의론의 관계적 의미였다. 믿음으로 의롭다 칭함을 받고 구원받은 성도는 하나님과 바른 관계를 맺고 그분의 통치를 받으며 산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하나님과의 관계가 끊어지면 구원에서 탈락하는 것이다. 김 교수는 성경이 말씀하는 구원에서의 탈락에 대한 경고를 약화시키면 안된다고 했다. 질의 토론 시간에 많은 질문과 논쟁들이 있었지만 이 부분을 양보하지 않고 다음과 같이 결론을 맺었다.

강의 후 강사들과 미포 운영진들의 단체 사진

“바울은 행위대로 심판한다고 무수히 말씀합니다. 그런데 목회자들이 성경의 이 부분을 왜 말씀하지 않습니까? 읽고 싶은 부분만 읽고 있는 것은 아닙니까?” 김 교수는 “자기 교단의 신조에 따라 성경을 읽는 것이 바로 중세 스콜라 신학이고 그것을 개혁한 것이 종교개혁"이라며, “성경대로 읽고 성경대로 가르치는 것이 종교개혁의 정신”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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