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 경기의 키잡이(cox)는 비록 작은 체구지만 건장한 조수들을 지휘하여 목적지까지 끌어간다. 한국 교회가 살고 우리 민족이 사는 길이 여기에 있다. 우리나라의 땅덩어리는 남북한을 합해도 세계 70위에 미치지 못한다. 앞으로도 한반도를 둘러싸고 있는 미·중·일·러 강대국들을 물리적인 힘으로 감당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러한 우리나라가 콕스처럼 주변 강대국들을 이끄는 길은 복음의 허브(HUB)가 되는데 있다.

크리스천은 하나님의 계산법을 볼 수 있어야 한다. 눈에 보이는 것으로 크고 작은 것을 따지는 세상의 셈법은 때로 우리의 시야를 가리기 때문에 더 큰 사고(思考)의 장애물이 된다. 이런 사람은 “그 작은 자가 천을 이루고 약한 자가 강국을 이룰 것”이라는 말씀 속에서 은혜의 준마를 타고 파죽지세로 영의 지경을 넓혀가는 것을 이해하지 못한다. 초기교회의 120인이 천하를 흔들고 결국은 세상을 복음으로 점령하였던 사건을 보라. 그들은 지독한 멍에로 전락한 율법의 딱딱한 지판(地板)을 복음으로 뒤집고 거룩한 새판짜기를 하는데 성공한 사람들이었다.

객관적으로 볼 때 세계복음주의 교계의 버팀목은 한국과 미국이다. 한국 교회는 그만큼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우리 앞에는 전대미문의 거대한 지구촌 플랫폼(global platform)이 펼쳐져 있다. 이를 위해서는 2000년 전 초기교회가 그랬던 것처럼, 이제는 한국 교회가 지난 120년 영성의 깊이를 세계화하는 거룩한 새판짜기가 필요한 것이다. 한국 교회나 한국 사회는 국지전을 잘하는 사람은 많지만 전략적 사고를 가지고 영적인 큰 전쟁을 승리로 이끄는 사람은 부족하다.

지난 11월에 사랑의교회는 민족의 새날이 열릴 수 있도록 특별새벽부흥회를 열었다. 새날은 새 시대를 보는 사람에게만 열리는 것이다. 시대의 안개를 뚫고 또 다른 세상의 도래를 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지만, 그것만큼 중요한 것도 없다. 이른 새벽에 우리는 엎드려 대선을 앞둔 우리나라를 위해, 지도자의 복을 위하여 기도하였지만 북녘 땅에도 의로운 지도자를 세워달라는 눈물어린 기도를 하였다. 교회는 시대의 키잡이가 되어 우리 사회에 분출하는 에너지를 공의롭고 선한 곳으로 끌어감으로 이 민족의 진운에 새로운 지평을 여는 역사의 향도(嚮導)가 되어야 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서 가진 자는 더 가지고, 없는 자는 있는 것마저 내놓아야 하는 무서운 추세는 급류를 타고 있다. 하나님 없이 벼랑으로 달려가는 비극은 우리 사회의 집단적 이기주의, 종말적 쾌락주의, 매춘적 배금주의의 모습 속에 잠복되어 있다.

그럼에도 이기주의의 DNA로 뼛속까지 채우고 있는 인간에게는 자기를 희생하면서 쓰나미처럼 모든 것을 쓸어버리는 세속의 광포한 물결들을 거스를 힘이 없다. 극단과 분열, 그리고 배척과 중상으로 해가 뜨고 해가 지는 것이 우리 사회의 현주소라면, 누군가가 이 무서운 패악을 멈추고 악순환으로 치닫고 있는 이 민족의 거대한 수레바퀴를 선순환으로 반전시켜야 한다. 누가 불가능해 보이는 이 일을 할 수 있을 것인가. 지금이야말로 자기 희생의 DNA로 충만한 십자가에 사로잡힌 교회가 민족의 거룩한 새판짜기를 위하여 일어서야 할 때다. 우리나라는 땅은 작아도 강대국을 이끌어가는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 주어진 시간은 얼마 남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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