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교회가 생사를 논해야 할 절박한’ 상황

이병길 목사

글 순서

신사고운동의 키워드

마르시아 몬테네그로가 경계한 두 인물

신사고와 신세계질서의 함정

신사고운동에 교란당한 한국 교회

제3의 물결에 표류하고 있는 한국 교회

 

〔신사고에 점령당한 한국교회 1〕에서는 ‘신사고운동에 흔들리는 시대’, ‘신사고운동의 배경’, ‘신사고운동의 발전과정’에 관하여 기술했다. 이어서 계속한다.

 

도대체 ‘신사고운동’(The New Thought Movement)이 무엇인가?

아주 쉽게 말하면 범신론적 종교철학에 의한 ‘마음 치료’(a mind healing) 운동이다. 말하자면 인간의 잠재력을 극대화 하여 몸과 마음을 다스리는 치료법을 특징으로 하는 것이라 말할 수 있다. 2007년 미국 시사주간지《타임》이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명단에 이름을 올린 론다 번의 ‘시크릿’『The Secret』역시 ‘마음의 생각이 모든 일을 이룬다.’라는 말로 정리될 수 있을 것 같다. ‘생명의 위대한 힘’은 곧 ‘흡인력 법칙’(Law of attraction, 끌어당기는 힘)이라는 저자의 한 마디 말의 블랙홀에 전 세계가 빨려 들어간 적이 있었다. 하버드대학 사회심리학 교수 대니얼 웨그너(1948-2013)는 론다 번의 ‘시크릿’에 대하여 ‘신기한 생각’(magic thinking)이라는 말로 감탄했다. 미국 ‘토크쇼의 여왕’ 오프라 윈프리는 미시시피 주 가난한 시골에서 천덕꾸러기 사생아로 태어났다. 그녀는 나이 겨우 9세 때 성폭행을 당했고, 14세 때는 미혼모가 되었다. 인간의 모진 굴레는 그녀를 헤어날 수없는 사슬로 얽어맸다. 그런 윈프리가 2005년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 저명인사 가운데 최고 인물로 선정되었으며, 2013년에는 미국 경제지 포브스(Forbes)가 뽑은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저명인사 100인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그녀를 세계의 인물로 서게 한 것은 바로 괴력(怪力) 같은 그의 ‘생각’이었다. 론다 번은『The Secret』에서 그 성공의 비법을 공개한 것이다. 신사고의 ‘매직 싱킹’이라는 것이다.

 

신사고운동의 키워드

신사고운동에서 빈번하게 사용하는 주요 용어는 ‘큐어’(治療, cure), ‘힐링’(治癒, healing), ‘디바인 힐링’(神癒, Divine healing)이라는 단어다. 이 세 단어에는 신사고운동의 개념이 진하게 녹아 있다. 이들 단어의 개념은 ‘생각’(thinking)에 의하여 실제적으로 극대화 된다. 성경에서 ‘큐어’(cure)는 ‘치료하다’, ‘치료받다’는 뜻으로서 모두 18번(NIV) 사용되었는데, 그 중 10번은 구약성경, 나머지 8번은 신약성경, 특히 의사인 누가가 7번(누가복음 5번, 사도행전 2번)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치료’ 는 단순히 과학·의학적 개념에서 육체(몸)의 질병이나 상처를 외과적 방법(약물, 수술)으로 고치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치유’에 해당하는 ‘힐링’은 마음· 정신· 영적 개념에서 몸의 질병 근원을 치료하는 뜻으로서, 몸에 질병이 생기지 않게 사전 예방하거나 몸과 마음의 전신 치료를 포괄한다. ‘치료’와 ‘치유’를 구분할 수 있는 영어 문장 하나를 소개한다. ‘그가 ‘치료’되지는 않았지만 치유가 되었다.”(He was not cured, but he was healed.) 이를테면 ‘암을 외과적 방법으로의 치료는 불가능했지만 정신적으로는 불안을 없애고 마음의 평정을 찾았다(치유)’라는 말로 이해될 수 있을 것 같다. 마지막으로 ‘신유’(神癒)는 외과적 방법이나 정신적 수단과 관계없이 하나님의 능력과 은혜로 고치는 것을 뜻한다. 이 말은 동양선교회(OMS) 미국인 찰스 카우만(1913-2010), 캐나다인 어니스트(1865-1928) 일본(한국, 중국) 선교사(OMS)가 1925년에 편찬한『성서지침』에서 처음 사용한 말로 알려지고 있다.

신사고의 대부인 피니어스 큄비가 언급한 ‘마음’은 정신생활의 좌소(座所)인 ‘하트’(heart)를 대신한 ‘마인드’(Mind)로서 인간의 ‘의식과 잠재의식’(conscious and subconscious) 둘 다 포함한다.

신사고에서 자주 사용되거나 개념화 된 용어 중 ‘의식의 마음’(Conscious Mind)은 ‘스스로 하나님이나 인간을 아는 것’, ‘의식’은 존재의식, ‘말’(word)은 ‘생각’, 즉 ‘하나님이나 인간의 생각’, ‘사상’(thought, idea)은 ‘의식의 움직임’(the movement of consciousness)을 나타낸다. 이외 ‘정신력’(mental power), ‘일치’(unity), ‘협력’(cooperation), ‘심령의술’(mental medicine), ‘심령치료’(mental cure), ‘정신과학’(’(mental science), ‘고상한 사상’(Higher Life), ‘거룩한 과학’(Divine Science)과 같은 용어들이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신사고에서는 ‘생각’(heart, 때로는 thinking) 보다 ‘마음’(mind)이라는 단어 사용 빈도가 많은 것 같다. 미국 신사고 작가 어니스트 홈즈(1887-1960) 목사는 1927년에 ‘마음의 과학’《Science of Mind》이라는 잡지를 창간, 국제적 보급망을 통하여 ‘종교과학운동’을 전개했다. ‘생각은 실체다’(Thoughts are things) 라는 한 마디 말로써 신사고운동에 대한 대중적 흡인력을 높인 홈즈는 어릴 때부터 ‘하나님은 무엇인가?’(What is God?), ‘나는 누구인가?’(Who am I?), ‘나는 왜 여기 있는가?’(Why am I here?)라는 철학적 자문에서 방황하던 중 미국 시인 에머슨(1803-1882)의 작품과 ‘크리스천 과학’(the Christian Science Movement)의 창시자 메리 베이커 에디(1821-1910)를 통하여 철학과 종교의 문제를 신사고에서 모두 해결할 수 있었다. 그는 ‘창조적 마음’『Creative Mind』(1919)을 출판하여 인간과 하나님과의 새로운 관계 과학을 제시하면서 ‘마음 치유의 백과사전’(2013 한국판 번역)이라는 별명이 붙은 ‘마음의 과학’『The Science of Mind 』(1926)을 다시 세상에 내놓았다. ‘우리가 우리의 현실을 창조할 수 있다.’라고 주창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렇게 신사고운동은 ‘마음’이라는 말을 즐겨 사용하는 것을 볼 수 있다. 1974년 피터 데이비스 감독이 제작한 전쟁의 참혹상을 고발한 베트남전쟁 소재의 기록영화 ‘마음과 정신’〈Hearts and Minds〉역시 각기 다른 단어로써 개념을 입체화 시킨 것을 알 수 있다.

신사고는 전통적인 청교도의 하나님 중심 신앙 사상에서 인간 중심으로 바꾸는 형태를 취하고 있다. ‘의식생활 뉴스’(CLN)의 설립자 겸 편집장인 로쓰 피트먼의 ‘진정한 나’(Real-self), ‘참 나’(True-self), ‘상위의 자아’(Higher-self)라는 말 역시 신사고와 뉴에이지(New Age) 환경에서 얻어진 용어들이다. 2010년 2월 로쓰는 로스앤젤레스 의식생활 박람회에 참석하는 동안 영성(spirituality), 건강(health), 웰빙(wellness), 장수(longevity) 추구를 갈망하는 관람자들의 표정을 읽은 후 CLN 웹사이트 착상을 하게 되었고, 이어서 아리조나 주 아름다운 세도나(Sedona, Arizona)에서 그 일에 착수한 것이다.

 

마르시아 몬테네그로가 경계한 두 인물

20세기 ‘위험한 두 인물’을 경계한 마르시아 몬테네그로는 한 때 8년 간 여성 전문 심령술사로 활동했다. 현재 마르시아는 미국 버지니아 주 알링턴에 본사를 둔 웹사이트 CANA에서 활동하는 여성 전임 사역자다. 그녀는 과거 초자연주의 뉴에이지운동에 깊이 관여한 전력이 있다. 그런 마르시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의 강권에 의하여 점성술사와 뉴에이지에 더럽혀진 뇌(腦)를 말갛게 씻고 정통신앙으로 돌아왔다. 마르시아는 현재 미국 동부 펜실베니아 주 알렌타운에 있는 비영리 선교단체 국제선교회(FIM., PA, 1950) 선교사 신분으로 저술과 방송, 웹사이트, 강의 등을 통하여 기독교 진리를 바르게 알리는 데 헌신하고 있다.

마르시아는「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에게는 대답할 것을 항상 준비하되 온유와 두려움으로 하고, 선한 양심을 가지라 이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너희의 선행을 욕하는 자들로 그 비방하는 일에 부끄러움을 당하게 하려 함이라.」(벧전3:15~16절)는 말씀을 품고, 특히 뉴에이지와 점성술에 빠진 사람들을 그리스도께 바르게 인도하는 선한 일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청교도의 이민 역사에서 최첨단 과학 문명사를 쓰고 있는 미국에서 ‘심령술’은 의외라는 생각이 들지만, 동부 뉴저지 주의 하이랜드파크, 서부 워싱턴 주 시애틀, 그리고 아리조나 주의 템플을 비롯한 미국 전역에 심령술사들이 활동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일종의 ‘신내림’(降神術, Spiritism)과 유사한 심령술은 영국과 호주를 비롯하여 전 세계 35개국에 거대한 국제조직(ISC) 망을 구축하고 있으며, 2016년 1월1일 기준으로 미국에 설립된 ‘강신술센터’(Spiritist Centers, USA)는 50개 주에서 15개 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은 이제 더 이상의 청교도 청정(淸淨) 지역이 아니라는 말로 이해할 수 있는 대목이다.

2003년 마르시아가《The Christian Research Journal》(CRI)에 실린 한 문장에 인용된 갤럽조사에 의하면, 최근 미국인 38%가 어떤 특정한 상황에서 ‘유령’(영혼)이 다시 돌아올 수 있다고 믿으며, 이는 1990년의 25%보다 13% 상승한 것을 보이며, 현재는 28%가 죽은 사람과 ‘정신적’(mentally) 교감 가능성을 생각한다고도 했다. 강신술 역시 19세기 미국에서 시작된 종교 활동으로서 주로 명상과 주문 및 기도로 ‘신내림’의 형태를 취하는 것이다. 넓은 의미에서 강신술은 신사고운동 형태와 같은 맥락을 유지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마음으로 하나님과 하나 되는 ‘통일성’(Oneness) 신념과 마음은 정신과 물질세계를 잇는 도관(導管, Flow)이라는 사상, 인간의 의식과 외적 현상(Manifestation)과의 교감을 통한 위안과 ‘치유’ 에 초점을 둔 측면에서 그렇게 볼 수 있다.(Truth Uinty). 인간의 내면적 신성(神性)을 발견하고, 그 잠재력을 현실 생활에서 초능력으로 체험하는 것이 신사고의 개념적 형태라면, 심령술도 유사한 맥락을 취하고 있다고 보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게 미국 사회가 정신적으로 혼미를 거듭하고 있을 때 마르시아가 ‘에멧 폭스와 아그네스 샌포드: 위험한 두 인물’ ‘Emmet Fox and Agnes Sanford: Two Dangerous’ 을 경계한 것은 전혀 이상한 일은 아니라는 생각이다.

□에멧 폭스(1886-1951): 마르시아는 아주 간결한 문장으로써 그가 경계한 두 인물이 얼마나 위험한지에 대하여 ‘닭장 안에 있는 여우’(Emmet Fox : a fox in the henhous)라는 말로 표현했다. 에멧 폭스는 원래 아일랜드에서 유복한 가정에서 태어났다. 폭스가 아직 10세 미만 때 의사이며 국회의원이었던 그의 아버지를 여의였다. 일찍이 신사고에 대하여 깊은 관심을 가졌던 에멧 폭스는 신사고운동의 작가로서 기독교 신비주의에 크게 영향을 미친 영국인 토마스 트로워드(1847-1916)의 작품에 심취하면서 신사고운동에 깊숙이 빠졌다. 1931년 폭스는 미국으로 건너간 후 뉴욕에 있는 힐링그리스도의 신성 과학교회(The Church of the Healing Christ, 1906) 제임스 머리 목사의 후임이 되었다. 교회는 당시 신사고운동의 중심에서 활동하던 존 머레이(Rev. W. John Murray, 1865-1925) 목사와 기독교 ‘현대 신비 예언가’ 노나 L. 브룩스(1861-1945)가 공동 설립했다. 존 머레이 목사는 영성과 인간의 하나님과의 관계에 관한 오디오 책과 수많은 저작들을 통하여 대중에게 ‘자기계발’(Self-Help 혹은 ‘자조’)에 대한 매우 인상적인 메시지를 전했다. 그러나 1915년 ‘무면허 시술’ 의료법 위반으로 채포되기도 했다. 이런 교회의 배경을 바탕으로 에멧 폭스는 교회를 대중화 하는데 목회적 역량을 쏟았으며, 아울러서 20세기 신사고의 성장체계를 조직화 하고, 특히 미국에서 신사고의 발전 동력을 가속화 하는 데 크게 이바지 했다.

에멧 폭스는 많은 저작을 통하여 청교도적 신권(神權) 중심 사상에서 인간의 ‘자존감’(Self-Esteem), ‘자애감’(Self-Love), ‘자기부양’(Self-Levitation, 自己空中浮揚)을 충동시켜 ‘긍정적 자기의식’으로 전환하는 데 노력을 기울였다. ‘하나님의 형상’(Image of God)에서 ‘자기 이미지’(Self-Image)로 바꾼 것이다. 이런 신사고에의 정통기독교의 기본 신앙인 역사적 기독교, 삼위일체 하나님, 그리스도의 신성(the deity of Christ), 인간의 죄로 인한 타락과 구원의 필요, 그리스도의 대속을 위한 성육신 등 성경의 신앙 요소를 일체 부정하고, 다만 예수 그리스도께서 인간을 죄의 형벌에서 구원하시기 위함이 아니라 ‘인간에게 생각(think)을 올바르게 가르치기 위해 오신 것’이라고 가르쳤다. 질병은 ‘마음’(의식, 지각, 사고, 판단, 기억 포함)에서 비롯되기 때문에 ‘바른 생각’(right thinking)을 가지면 치유의 효력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에멧 폭스에게 성경은 ‘살아있는 말씀’(the living Word)이 아닌 ‘형이상학적 교과서’(textbook)인 동시에 ‘영혼 성장의 매뉴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마르시아는 특히 에멧 폭스의 저작을 대표 할만한 그의 ‘산상설교: 인생의 성공 열쇠’『The Sermon on the Mount: The Key to success in Life』(1938)에서 기독론의 오류를 지적했다. 즉 에멧 폭스는 ‘그리스도’와 ‘예수’를 구분하여 신성이신 그리스도는 단순한 인성을 가진 예수와는 다르다고 한 오류를 지적하고, 이것이 신사고의 중심 사상이라고 비판했다. 무엇보다 ‘죄는 단순히 그릇된 생각’(merely incorrect thinking)에 불과하기 때문에 ‘의식의 전환’(Change in Consciousness)이 필요하다고 한 오류를 지적하기도 했다.

‘신사고의 멘토’ 에멧 폭스는 ‘생명은 의식이다.’『Life is Consciousness』(1936)라는 개념으로 당신이 ‘당신의 문제를 해결하거나 바꾸려고 할 때, 유일한 방법은 당신의 의식을 바꾸는 것이다.’라고 한다. 이처럼 신사고는 인간의 잠재의식을 깨우는 운동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동양적 개념이기는 하지만 ‘환생’(Reincarnation)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아그네스 샌포드(1897-1982): 마르시아 몬테네그로가 경계한 아그네스 샌포드는 ‘내적치유운동’(Inner Healing Movement, 1958) 여성 창시자로 유명하다.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치유와 부흥’(Healing and Revival), ‘세계적으로 저명한 영적 치유자’(World-Renowned Spiritual Healer)라는 이름이 따라다닌다. 1960~1980년대 미국 교회의 ‘은사운동’(the Charismatic Movement) 중심에 섰던 아그네스는 20세기 동안 ‘몸과 감정에 대한 치유’ 권위자로 잘 알려진 인물이다. 그는 20세기 미국 장로교 중국 선교사 중 가장 저명한 화이트 목사(1870-1940)의 딸이다. 부친 화이트 목사는 1894년 미국 버지니아 주 리치몬드에 있는 유니온신학교를 졸업한 후 1897년 11월4일, 비교적 젊은 나이에 자원봉사 선교사로서 1940년 은퇴할 때까지 중국에서 활동했다.

아그네스 샌포드를 말할 때 그의 ‘영성과 심령 치료’ 서(書)인『The Healing Lights』를 빼놓을 수 없을 것 같다. 1947년에 초판으로 나온 이 책은 판을 거듭하여 미국에서 50만부 이상 판매될 만큼 서점가의 돌풍을 몰고온 책이다. 이 책은 ‘하나님의 에너지 신학’(A Theology of the Energy of God)이라 고도 할 만큼 저자 아그네스를 이해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아그네스는 1947년부터 1980년까지 32년 동안 모두 12권 이상의 책을 썼는데 대부분 ‘영성과 심리요법’에 관한 책들이다.

중국에 있을 때 아그네스는 한 선교사 부인이 우울증을 앓다가 자살한 사건을 목도한 이래 사람들이 정서적 ‘웰빙’(wellbeing)에 민감하다는 것에 인식하기 시작했지만, 정작 자신이 그런 우울증에 시달릴 것이라고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우울증에서 기도를 통한 치유의 체험을 한 아그네스는 후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야전병원에서 자원 봉사자로 부상병 치료를 통해 환자들의 심리 상태를 읽을 수 있는 임상 실험을 경험하게 되었다. 이런 삶의 과정을 통하여 진하게 경험한 고백적 책이 바로 ‘치유의 빛’『The Healing Light』이다. 이 책은 한글판으로 번역 출판된 이래 꾸준히 독자들의 관심을 사로잡고 있다.

그런데 마르시아 몬테네그로는 왜 아그네스 샌포드를 ‘위험한 인물’로 경계했을까?

이유는 간단하다. 마르시아 자신이 한 때 뉴에이지 늪에서 성경을 왜곡하거나 그릇되게 이해했던 트라우마가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마르시아가 서점가에서 처음 아그네스의 책을 보고 충격을 받았던 이유는 아그네스 샌포드가 신사고에 젖어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마르시아의 비판은 계속된다.

-신사고와 교회: 신사고는 성경을 사용하고, 하나님과 예수를 언급하면서 사람들을 그릇되게 인도한다. 누구를 막론하고 신사고에 한 번 염색되면 기존 교회의 제도와 형식에 적응이 어렵다는 것이다. 1838년 감리교의 목사가 된 워렌 펠트 에반스(1817-1889)는 신사고운동의 창시자 피니어스 큄비로부터 ‘힐링’(healing)을 경험한 후 신사고운동의 첫 저작자 자리를 굳혔다. 이미 신사고에 세뇌된 에반스는 스웨덴 과학자 및 신학자 엠마뉴엘 스위든보르그(1688-1772)의 책을 읽은 후 신사고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되었고, 그의 신학 기초위에 설립된 ‘새예루살렘교회’(1787; The New Church) 가입을 위해 지난 30년 간 몸담았던 감리교단을 떠났다. ‘새예루살렘교회’는 스위든보르그의 신학을 지지하는 ‘스위든보르지어니즘’(Swedenborgianism, 1688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시작)으로서, 그들의 가르침은 성경적 기독교 신학과 호환이 되지 않는다. 이를테면 ‘성령은 하나님이 아니다’, ‘삼위일체는 존재하지 않는다.’,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은 죄를 위한 대속이 아니다.’, ‘구원은 믿는 것을 실천하는데서 온다.’는 것을 주장한다.

-긍정적 사고의 창시자: ‘적극적 사고방식’(The Power of Positive Thiking, 1996)의 저자, ‘만인의 성직자’, 한 평생 주머니에 ‘하나님의 빛이 나를 둘러싸고 있다’라는 쪽지를 넣고 다녔다는 노먼 빈센트 필레(1898-1993) 목사, 그는 1980년에 ‘예수 그리스도의 긍정적 힘’(The Positive Power of Jesus Christ)이라는 책을 출간한 이래 20여권의 책을 내놓았다. 그의 책에는 대부분 ‘긍정적’이라는 말이 붙어있다. 그는 신사고 작가 ‘종교 과학’(Reigion Science, 1927)의 영성운동 지도자 어니스트 홈즈(1887-1960)를 추종하였으며, 그에게 사상적 영향을 많이 받은 인물이다. 오랫동안 크리스털 대성당에서 목회했던 로버트 슐러 목사 역시 노먼 빈센트 필레를 추종했으며, 필레는 로버트 슐러 목사의 ‘자기 사랑의 비결’(한글판 1996)『Self-Love; The Dynamic Force of Success』(1969)을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기독교 저술가, 넌픽션 작가로서 한국 서점가에서 익숙한 이름 앤 라모트(Ann Lamott)는 공개적으로 에멧 폭스를 존경했고, 그의 저작들을 권장하기도 했다.

-신사고에 연원한 ‘긍정적 사고: 긍정적 사고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를 갖게 함으로써 다양한 기법으로 현실에 대처할 수 있는 힘이 된다는 신념을 갖고 있다. 신사고의 원리는 성공을 생각하면 성공할 수 있고, 실패를 생각하면 실패할 수 있다는 생각과 실제를 정비례시킨 원리다. 이 원리는 원래 비즈니스 경영의 원리에서 시작되었는데, 혹자는 이 원리를 ‘청교도식 개인주의의 돌연변’이라고도 한다. 1800년 대 뉴잉글랜드 신학계는 당시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 시인이며, 하버드대학교 신학부 출신으로서 유니테리안 교단 목사(1829) 이었던 랠프 왈도 에머슨(1803-1882)의 ‘초월주의’ 영향에 의하여 ‘모든 사람이 내면에 신성의 불꽃을 가졌기 때문에 신과의 개인적 소통 가능성 사상’을 수립하게 되었다. 이 사상에 기초하여 ‘올바른 생각과 믿음을 가지면 영적 힘을 발휘하여 질병을 고칠 수 있다.’라고 한 메리 베이커 에디의 ‘크리스천 사이언스’가 파생되었고, 다시 1890년대에 이르면서 생각하는 힘이 물질세계에 영향을 미친다는 믿음으로 변형된 것이다. 이런 사상적 변화를 배경으로 나온 책이 바로 익살꾼 저자 프렌티스 멀포드(1834-1891)의 ‘생각이 사물이다’『Thought Are Things』(1889)이다. 이 책은 신사고운동의 사상적 기초를 형성한 것이기도 하다.

‘긍정적 사고’는 20세기 미국 교계 은사운동의 지도자 케네스 코플랜드(b.1936)와 케네서 해긴(1917-2003)의 ‘믿음의 말씀’(the Word of Faith)과 ‘은사’ 운동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판단된다.

-믿음과 ‘긍정적 사고’의 혼돈: 아그네스 샌포드는 예수 그리스도께서 말씀하신 ‘믿음’을 현실에서는 ‘긍정적인 사고’라고 이해하고 있다. ‘인간은 부정적 생각 뿐만 아니라 긍정적 사고에 의하여 만들어진다.’는 말 역시 같은 맥락에서 기술된 것 같다. 그러나 샌포드의 ‘긍정적 사고’가 ‘믿음’이라고 이해한 것에 대하여 성경은 단연 잘못 된 이해라고 가르친다. 필자는「믿음은 바라는 것들의 실상(the substance of things)이요 보이지 않는 것들의 증거(the evidence)」(히11:1)라고 한 말씀은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죄를 위해 대속하신 그 고귀한 대속 행동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라고 믿는다. 성경적 믿음은 사람이 무엇을 행동하고 ‘생각’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신사고와 신세계질서 함정

「회칠한 무덤」(마23:27),「평토장한 무덤」(눅11:44),「양의 옷을 입」은「노략질 하는 이리」(마7:15)는 외형적 실체를 분간하기 어려운 공통점이 있다. 한국교회는 실체가 분명하지 않은 사조(思潮)와 형식들로 점령당해 있다. 형식적으로는 기독교의 종교화, 로마천주교화, 이것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는 한국교회의 단면이라 생각된다. 사조적 측면에서 한국 교회는 20세기 동안 구분조차 애매모호한 신사고와 ‘신세계질서’(NWO, Neo World Order)라는 거대한 물결에 휩쓸려 몸집을 불려왔고, 그 비만에 합병증 증세가 중해진 상태인 것 같다.

1960년대와 70년대에 인간 심리에 대하여 처음 사용되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인간의 잠재적 운동’(The Human Potential Movement)과 ‘인간 중심적 심리학’(Human-centered Psychology)이라는 용어를 광범하게 활용한 신사고는 인간의 ‘운명’과 세속적 성공가치를 완전히 제어할 수 있다는 데 대하여 한계를 느끼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신념과 가치관은 인간과 세속에서 신비를 추구하는 동양적 종교관과 변형된 신사고의 한 형태인 뉴에이지운동과 그 맥락을 같이 하는 것으로 이해된다.

신세계질서는 바벨시대(창11:1~9)를 모형으로 한 21세기 ‘신세계 질서를 위한 신세계 종교’(The New World Religion For The New World Order)의 바벨탑 꿈 실현을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진행하고 있다. 어쩌면 이러한 노력이 금세기 내 신세계질서의 꿈이 실현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떨칠 수 없기도 하다.

눈으로는 확인이 불가능한 신세계질서 운동은 기업경영과 미디어 변화에 맞춰 생성된 ‘지구촌’(global village) 혹은 ‘세계적인’ (world-wide)이라는 단어를 최대한 활용하고 있다. ‘지구촌’이라는 말은 1988년 캐나다의 미디어 이론가 마샬 맥루한(1911-1980)이 브루스 R. 파워스와 함께 펴낸 ‘지구촌’(2005 번역)『The Global Village』에서 유래한다. 책은 21세기는 미디어 발달로 인한 원활한 소통이 가져올 삶의 변화를 예측한 내용이다. 신세계질서 운동은 이런 용어들로 자신의 실체를 숨긴채 허울좋은 ‘사랑’, ‘구원’, ‘진리’를 포장하여 기존 교회에 스며들었다. 환상 같은 ‘하나의 정부와 하나의 종교’ 꿈은 급기야 ‘범세계적 신학’(Global Theology), ‘범세계적 영성’(Global Spirituality)이라는 용어들로 장식되었다. 신세계질서는 정치, 경제, 문화, 예술, 종교 등 각 분야에서 ‘하나의 세계’ 형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나 ‘새로워 진 것’은 하나도 없다. ‘뉴에이지 영성’(The New Age Spirituality)은 종교적으로 힌두교와 불교에 근접해 있기 때문에 신세계 질서를 위한 종교로 분리될 수 있다.

신사고운동은 하나님의 존재와 예수 그리스도를 부인하지는 않는다. 다만 ‘재해석’ 할 따름이다. 신사고운동에는 세 가지 주요 그룹, 즉 메리 베이커 에디가 창시한 크리스천 사이언스(Christian Science), 찰스 필모어가 창시한 기독교 일치학교(The Unity School of Christianity), 어네스트 홈스의 종교과학교회(Church of Religious Science) 등이 있다.

19세기 신사고운동은 1970-1980년대에 서방 사회와 교회 일각에서 뉴에지운동(新時代運動, New Age Movement), 혹은 신기원(新紀元) 운동으로 다시 거듭난다. 이를 신사고운동의 새로운 발전이라고들 한다.

 

신사고운동에 교란당한 한국교회

신사고운동은 20세기에 들어서 뉴에이지운동과 신사도개혁(NAR, The New Apostolic Reformation)이라는 새 옷을 갈아입고 거대한 몸짓으로 정통교회의 정체성 GPS(위성 위치확인 시스템)를 교란시키고 있다. 문제는 정체성 교란 상태에서 교회가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마치 최면요법에 맡겨진 환자 같다는 말이 정확할까? 최면에 걸리면 자기 의지대로 행동할 수 없는 특징이 있다. 무의식중에서 누군가의 조종에 의하여 의식적 반응을 보이는 것이 최면이다. 최면은 자신의 통제에서 벗어나 다른 힘의 통제를 받는다.

□뉴에이지운동: 뉴에이지운동은 1970, 80년대에 대두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지만, 사실은 신사고운동의 궤(軌)와 같이 한다고 봐야 할 것이다. 과학, 자연숭배, 동양적 신비주의, 서구의 마술, 요가, 점성술, 명상, 심리요법, 기(氣), 그리고 불교, 힌두교 등 각 종교의 요소와 심지어 환경보호까지 총망라한 종교적 문화운동이라고 말할 수 있다. 뉴에지의 활동 범위는 신비학, 대체요법 활동을 비롯하여, 주로 자아심령(Self-spirituality), 신심령(영성, New Spirituality), 심신령(Mind-body-spirit), 문화창조(Cultural creative), 신패러다임(New Paradigm)과 같은 용어를 사용한다. 뉴에이지운동의 개념은 다음과 같다.

만물은 일체다(All is one), 만물은 다 신성이 있다(All is god), 인간은 곧 신성이다(Humanity is god), 세계와 인간은 공히 의식의 변화를 갖는다(A change in consciousness), 모든 종교는 최종적으로 하나로 통일된다(A religious are One), 우주의 진화와 인성의 진화를 믿고, 진화는 세계를 최종적으로 낙관적으로 진화하게 한다(cosmic evolutionary optimism), 창조의 실상에 대한 신념을 갖는다(You create your own reality). 뉴에이지 운동은 다양한 장르(Genre)의 음악을 통하여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기도 한다. 이를테면, 명상음악(Music for Mediation), 치유음악(Healing Music), 휴식음악(Relaxation Music), 환경음악(Ambient Music), 내적음악(Inner Music) 등이다.

2002년 영국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You Raise Me Up’은 유럽을 휩쓸고 미국, 아시아-중국까지 감동(?)의 물결이 출렁이게 했다. 영국에서는 일부 교회가 예배송으로 부를 정도였다니 정신이 아찔할 따름이다. 이 노래는 노르웨이 작곡가 롤프 러블란과 아일랜드 바이올리니스트 피오눌라 쉐리가 구성한 음악그룹 범신론적 ‘뉴에이지 듀오’로 알려진 ‘시크릿 가든’(the duo Secret Garden)의 작품이다. ‘시크릿 가든’(비밀정원)은 인간 영혼이 거하는 ‘성소’(sanctuary)에 살아계시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사탄의 영(靈)’을 들여놓은 작품이라는 것이다. 노래는 아일랜드 소설가·작곡가 브랜던 그레이엄이 1988년에 쓴 베스트셀러 소설『The White Flower』, 인간의 ‘사랑과 이성’ 만으로도 곤경에 처한 인간을 구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데 그 배경을 두고 있다. 국제신문에 의하면 미국에서는 이 노래가 9.11테러(2001.9.11) 희생자 추모식 때 불리면서 선풍적 인기를 얻게 되었다고 한다.

‘You Raise Me Up’이 한국에서 ‘주여 나를 일으키소서!’라는 가사로 개사된 것은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일이다.

캐나다의 앙드레 가뇽, 스티브 바라캇, 미국의 조지 윈스턴, 대한민국 김광민, 일본 이루마(Lee Ruma, 개신교), 전수연, 일본의 유키구라 모토(倉木裕基), 시사키 이사오(佐佐木功), 히사이시 조(久石讓), 아일랜드의 엔야(Enya), 그리스의 반젤리스(Vangelis)등이 위키백과에 등재된 대한민국에 알려진 뉴에이지 음악인들이다.

□신사도개혁운동: 전 세계적으로 1,500개 교회와 수백만 신도 규모를 가진 신사도개혁은 조직된 교단과는 달리 활동을 하고 있다. 특히 신사도개혁은 기독교 주류 정통신학과 교회 리더십과는 다르게 성경을 해석하는 것이 특징이다. 신사도개혁은 미국 신학자· 선교사· 작가 C. 피터 와그너(C. Peter Wagner, 1930-2016), 릭 조이너(Ric Joyner, b.1949), 남아공화국 출신 미국 TV 작가· 프로듀서 킴 클레멘트(Kim Clements, b.1956) 등이 주도한 운동이다. 특히 피터 와그너는 1982년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파워신학’(A Theology of Power)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한 ‘빈야드운동’(The Vineyard Movement)의 선구자 존 윔버(John R. Wimber, 1934-1997)에게 지대한 영향을 받았고, 1980년대 ‘교회성장운동’(The Curch Growth Movement), 즉 ‘신사도개혁’을 통하여 신학계와 목회자들에게 익히 알려진 인물이다.

신사도개혁은 성경의 ‘사도’와 ‘선지자’ 직분의 지속성과 ‘예언’ 계시의 유효성을 강조하며, 현대를 ‘제2의 사도시대’라 주장한다. 신사도운동은 중국 가정교회에도 깊이 뿌리 내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종교 다원주의: 20세기에 주목을 끈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alism)는 19세기 신사고운동의 현대적 감각으로 채색된 사조 현상이라 평가된다. 그 개념은 종교적(성경적 세계관이 아닌) 세계관에서 모든 종교는 상대적이라는 개념, 즉 종교적 관용, 종교적 다양성, 종교적 동등, 종교적 에큐메니즘(종교적 일치)을 포함한다. 절대적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개념인 셈이다. 그러나 성경은 ‘한 하나님’ 만(only one God) 을「사랑」할 것(신6:5)과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하나님을 아는 ‘유일한 방법’(only one way)을 가르치고 있다.(요14:6; 행4:12; cf.딤전2:5). 오히려 성경은「다른 신들」을 인정함에 대하여 준엄한 경고를 하고 있다.(수23:16)

□신사고에 점령당한 한국교회: 정이철 목사는〔한국교회 속 신사도운동의 현황〕(상)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시대별로 구분 정리했다. ‘80년대의 경배와 찬양’, ‘90년대의 빈야드운동’, ‘2000년대의 신사도운동의 토착화’(선교단체; ‘예수전도단’, ‘C.C.C.’, ‘인터콥’, ‘모퉁이돌 선교회’, 전도양육 프로그램; ‘알파코스’, ‘G-12’, ‘두 날개’, 대형 유명교회 목사들의 실수; 조용기 목사, 하용조 목사, 2010 한국 이스라엘 성회, 상암동금식 회개집회 & 한국교회회개부흥연합 모임)등을 들었다. 이와 관련하여 정이철 목사는 ‘신사도운동은 이제 우리 주위의 다양한 곳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현상이 되었다. 그리고 그 실체를 드러내지 않으면서 매우 효과적으로 교회 속으로 침입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때에 건강한 목양을 위해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것은 일선 목회자들의 기민한 영적인 분별력이다.’라는 말로써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울러서 신사도운동은 7개 영역, 즉 ‘정부, 비즈니스-재정, 교육, 가정, 미디어, 예술-스포츠 영역을 정복하여 하나님의 나라를 완전히 이루어 그리스도의 재림을 불러와야 한다’라고 주장한다고 했다. 정이철 목사는 ‘요즘 우리가 자주 접하는 성시화운동, 전략적 중보기도운동’ 등이 바로 신사도운동 차원에서 진행되고 있는 운동들이라고 지적하고, ‘피터 와그너와 예수전도단, C.C.C.가 이런 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중이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상 소개한 내용은 빙산의 일각이다.

교회 안쪽으로 조금만 시선을 돌려봐도 금방 알아차릴 수 있을 만큼 신사고 풍조는 정통적인 기독교 문화를 대신하고 있다. 진리의 복음에 이상한 용어와 사상들로 덧칠한 설교, 이미 순수한 복음의 정체성을 잃어버린 일부 목회 현장에는 오로지 ‘부흥’과 ‘성장’이라는 목표를 위하여 밖으로부터 해일처럼 밀려드는 신사고 사조를 막을 방파제 허물어진지 오래다. ‘신사고에 점령당한 교회’들을 실감한다.

앞에서 이미 몇 차례 언급했지만 신사고운동이 현대인의 제반사에 깊숙이 침투하여 작용할 수 있었던 것은 유명 인사들의 활동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판단이다. 미국의 경우 프로듀서· 여 배우· TV 토크쇼 호스트로 대중적 인기 정점에 선 오프라 윈프리, 무엇보다 20세기 초 신사고의 영적 지도자 에멧 폭스의 ‘건설적인 사고에서 얻는 힘’『Power Through Constructive Thinking』(2009)과 같은 저작물이 대중 정서에 작용 효과가 크게 나타난 것으로 생각된다. 신사고 발전의 특징 중 하나는 신사고 작가들의 수많은 인쇄물을 통한 대중의 환심을 싼 것이라 말할 수 있다.

 

‘제3의 물결’에 표류하는 한국교회

20세기의 기독교는 여러 형태의 패러다임 변화에 몸살을 앓아 온 것이 사실이다. 그 대표적 변화는 ‘믿음’(Faith)에서 ‘감정’(Feelings)으로, ‘실제’(Fact)에서 ‘환상’(Fantasy)으로, ‘이성’(Reason)에서 비밀 ‘계시’(esoteric revelation)로의 변화다. 행크 헤네그래프(CRI)의 말이다. 행크 헤네그래프는 미국에서 이단과 사이비 종교들로부터 기독교의 참된 진리를 수호하는 사명을 위해 설립된, 북미주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기독교연구소(CRI)의 책임자다. 그는 캐나다의 오순절주의자· 빈야드운동 발전에 기여한 존 아르놋 목사와 이른바 ‘거룩한 웃음’(Holy Laughter)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있는 남아공화국의 ‘거룩한 웃음 부흥의 아버지’(Father of Holy Laughter Revival) 로드니 브라운(Rodeny Howard Browne) 목사에 대하여 ‘가짜 부흥’(Counterfeit Revival)의 지도자라는 날센 비판을 가했다.

19세기에 뿌리내린 신사고운동이라는 하나의 거목(巨木)은 뉴에이지, 신사도개혁, 종교다원주의(Religious Pluralism), 성시화운동(Holy City Movement) 등 다양한 형태의 가지를 뻗어 전 세계 기독교를 덮을 만큼 이제 울창한 숲을 이루었다. 정통교회는 부지불식간(不知不識間) 이들 사조에 휩쓸려 심한 정체성 혼란을 겪고 있다. 신사고운동이래 21세기에 이르기까지 급진적 발전을 보인 다양한 형태의 이단의 공통점은 명상, 최면, 신비, 성경왜곡, 인간의 잠재력 강조, 록 장르의 복음성가 등이다.

신사고운동이 20세기에서 21세기로 건너면서 대중 속으로 아주 쉽게 깊이 파고 들수 있었던 이유 중의 하나는 정통교회가 질적 성장 가치 기준에서 양적부흥(특히 한국교회) 가치, 즉 ‘번영복음’에 치우쳤기 때문이라는 판단이 지배적이다. 이렇게 교회가 쉽게 정체성 교란에 빠지게 된 것은 신사고운동이 현대인 감각에 매혹적인 다양한 옷색갈로 위장하여 침투했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1980년대 한국 교회는 국가적 경제성장과 함께 세속적 성공 가치관에 쉽게 틈을 내주면서 교회의 정체성을 확인하지 못한 이유도 간과할 수는 없다고 생각된다. 지금 교회는 신사고 사조의 물결로 인하여 동력을 상실한 채 질적으로 표류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SO4J.com》이 발표한 이미 노출된 약150명(최소한의 수)의 ‘거짓교사· 거짓 선지자’ 명단에서 비교적 지명도가 높은 인물들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캐나다의 존 아르놋, 남아공화국의 로드니 브라운, 18세기 미국의 ‘현대 부흥의 아버지’, ‘제2차 각성운동’c.1790-1840)을 이끌었고, 칼빈주의 성경관을 반대한 찰스 핀니(Carles Grandson Finney, 1792-1875), 텍사스 주 코너스톤 교회(Cornerstone Church) 존 해기(John C. Hagee, b.1940), ‘믿음의 말씀운동’의 ‘아버지’, ‘레마(Rhema) 통신성경학교 및 찬양’의 케네스 해긴(Kenneth E. Hagin, 1917-2003), 240권 이상의 책을 쓴 남아공화국의 저술가 및 목사인 앤드류 머레이(Andrew Murray, 1828-1917), 조엘 오스틴, 로버트 슐러, 릭 워렌, 그리고 대한민국의 데이빗 용기 조(David Yoggi Cho) 목사 등의 이름이 올라있었다.

신사고운동은 교회성장과 기독교 선교 붐을 타고 마치 사막의 카멜레온처럼 본능적 보호 변색을 통하여 한국 교회 안으로 파고들었다. 교회 부흥이면 방법쯤은 묵인되거나 신사고의 입점이 정체성 훼손에 문제가 되지 않는 것으로 판단했을 수도 있었던 것 같았다. 그래서 ‘웃음 부흥’이 성령의 체험인양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고, 충동적인 복음성가에 어깨를 들썩이며 흥겨워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것이 ‘모레귀신’이 덫 놓은 ‘신사도개혁운동’이거나 ‘빈야드운동’, 뉴에이지운동라는 것에는 무감각했다.

 

C. 피터 와그너의 아이콘 ‘제3의 물결’은 1980년대에 출렁거리기 시작했다.

‘기적과 기사운동’(Signs and Wonder Movement)이라고도 하는 ‘제3의 물결’은 피터 와그너가 쓴 ‘성령의 제3의 물결’『The Third Wave of Holy Spirit』(1988)이라는 책 제자에서 따온 말이다. ‘제3의 물결’은 1910년 대 로스앤젤레스의 아주사부흥(the Azusa Street Revival, 1906), 1960년대의 은사운동에 이어서 1980년대 ‘빈야드-신사도개혁운동’(cf. 엡4:11~13)으로 이어진 일련의 운동을 말한다. 빈야드운동은 시작된 10여년만에 전세계 546개 단체를 가질 만큼 급속하게 성장했다.

‘제3의 물결’이 강조하는 것은 ‘교회성장운동’(CGM, Church Growth Movement)으로서의 ‘힐링’(Healing)과 전도이다. 이 운동은 기독교의 미전도선교에 많은 공헌을 한 풀러신학교 교수 도널드 멕가브란(Donald Anderson McGavran, 1897-1990)이 쓴 ‘하나님의 교량’ 『The Bridges of God』(1955)이라는 책이 세상에 발표되면서 더욱 탄력을 받기 시작했다. 맥가브란은 이 책에서 복음전도의 경로를 사람과 사람으로 이어지는 전도방법 이론을 체계화 했다. 광범하게 느껴지는 신사고라는 말은 시대적 거리감이 있을 것이고, 빈야드운동이라고 하면 현실감이 나는 것 같기도 하다.

1998년 1월12일 자《Christianity Today》(CT)는 ‘빈야드: 빈야드의 설립자 윔버 죽다’(Vineyard: Founder Vineyard Wimber Dies)라는 기사를 실었다.

윔버는 11월17일 뇌출혈로 63세에 사망했다. 그는 1993년 암, 1995년 뇌졸중 질환을 앓은 병력이 있었다. 음악을 좋아하여 ‘The Righteous Brothers’ 그룹에서 키보드를 연주하던 윔버가 1974년 피터 와그너와 함께 풀러신학교에서 ‘기적, 기사, 교회성장’ 강의를 하게 된 것은 그의 인생 노정을 바꿔놓은 놀라운 변화였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한편 윔버는 강의 실천 사역으로써 캘리포니아 주 요르바 린다에 있는 갈바리 교회당에서 이른바 ‘빈야드’(Vineyard) 운동을 시작했다. ‘빈야드’는 사27:2~3, 요15:5절에 있는「포도원」에서 따온 말이다.(Vineyard usa). 윔버의 빈야드운동 내용은 ‘찬양’, ‘말씀’, ‘기도’, ‘전도’, ‘구제’, 빈야드운동을 ‘제3의 물결’이라고도 한다.

□예배혁명: 1960, 70년대 미국에서 현대기독교음악(CCM)에 영향을 미친 ‘예수 사람 운동’(The Jesus People Movement)에 의하여 시작된 ‘예배혁명’(Worship Revolution)은(CT), ‘경배와 찬양혁명’(The ‘Praise and Worship’ Revolution), 혹은 ‘열린 예배’라고도 한다. 이 예배 혁명은 ‘경배와 찬양’(cf.고전14:26) 중심의 예배 형식을 취한다. 명분은 교회에 처음 나온 이웃들을 배려한 ‘구도자예배’(Seeker‘s Service)로서, ‘예배의 새로운 시대’(A new era of worship)를 연 예배라는 것이다. 이 예배 형식을 취한 대표적 교회가 바로 일리노이 주 사우스 배링턴(South Barrington, 1975)에 있는 빌 하이벨스(Bill Hybels) 목사의 윌로우 크릭컴뮤니티교회(Willow Creek Community Church), 캘리포니아 주 레이크 포리스트에 있는 릭 워렌(Rick Warren) 목사의 새들백교회(Saddleback Church, 1980)이다. 1968년 중반, 갈바리 교회의 척 스미스(Chuck Smith, 1927-2013, Calvary Chapel in Cota Mesa) 목사는 거리에 내몰린 마약과 히피, 맨발의 블루진 청소년들을 교회 안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전통적 예배 형식을 과감히 깨고 예배혁명을 시도하여 큰 성과를 거두었다.(CT., Christian History). 그러나 ‘열린예배’는 정통교회의 하나님 중심 예배 형식에서 인간의 감정을 충동시키는 인간 중심예배 형식 변형이라는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늦은 비 새질서운동: 제2차 세계대전 후 오순절 교회 안에서 시작된 ‘늦은 비 새 질서’(New Order of the Latter Rain, cf.욜2:23) 운동은 빈야드와 신사도와 같은 시대 과정을 거쳐 발전했다. 이 운동은 1947년대 ‘은사와 치유부흥’(Healing Revival)을 창시한 미국의 윌리엄 브랜험(William Marrion Branham, 1909-1965) 목사에 의하여 시작된 운동이긴 하나 미국 국경을 넘어 캐나다에서 대중적 주목을 끌었다. 브랜험은 ‘하나님의 예언자’, ‘제2의 그리스도’, ‘말라기 4장에 기록된 메신저’, ‘일곱교회 시대 메신저‘로 알려진 인물이다. (Jesus-mesiah.com). 그러나 그에 대한 정통교회의 평가는 가혹하리만큼 인색하다.

□웃음 부흥운동: 아주사부흥 후 84년이 지난 1990년대 빈야드운동은 캐나다의 존 아르놋 목사가 사역하는 토론토공항교회(Toronto Airport Christianity Fellowship, 1988)를 중심으로 본격적인 발전을 가져왔다. 당시 ‘웃음운동과 토론토 블레싱’『Holy Laughter and the Toronto Blessing 1994』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진 운동이다. 빈야드· 신사도운동은 ‘웃음부흥’(Laughting Revival), ‘거룩한 웃음운동’(Holy Laughter Movement), ‘토론토 블레싱’(Toronto Blessing, 1994)을 통한 활동에 힘입어 새로운 형태를 보이면서 국제적 운동으로 전개되었다. 남아공화국의 로드니 브라운(Rodeny Howard Browne) 목사가 바로 ‘웃음운동’의 ‘아버지’이기도 하다. 한 때 한국 교회 역시 ‘웃음부흥’에 휘말린 때가 있었던 것 같다. 교회는 그 배경과 원조가 어디인지 조차 분간없이 최면에 걸린 듯 웃고 박수를 보내고 속풀이를 했던 기억이 새롭다. 신사고는 그렇게 발전했다. 빈야드운동의 중심에는 오순절 계통의 인사들이 포진하고 있음을 쉽게 알 수 있다.

□현대기독교 음악: 교회 안에서 검증도 되지 않은 ‘복음성가’라는 이름으로 무분별하게 부르는 현대 대중음악의 한 장르인 CCM(Contemporary Christian Music, 1976)은 1950년대 초에 미국에서 시작된 로큰롤(Rock and Roll)로 알려진 록음악(Rock music) 형식을 취하고 있다. 숨 가쁜 박자와 강렬한 리듬이 특징이다.《바른 믿음》「제3의 물결의 찬양사역(2)」은 CCM의 위험성에 관한 기사에서 록(Rock) 음악의 패해와 관련, 19세기 미국의 ‘고독한 시인’ 핸리 소로우(Henry David Thoreau)의 ‘음악에는 중독성이 있다. 그리스와 로마를 멸망시키는 원인이 되었듯이 앞으로 음악은 미국과 영국을 파괴할 것이다.’라는 말을 인용했다. 러시아계 미국인 지휘자 디미트리 숌킨(Dimitri Tiomkin, 1894-1979)은 록 음악의 심각성에 대하여 ‘사람들을 인위적으로 흥분되게 한다.’라고 했다. 미국의 사회주의· 정치운동가 어윈 실버(Irwin Silber, 1910-2010)는 ‘록음악은 근본적으로 비기독교적인 음악’이라고 했다.

위와 같은 말을 정리하면 ‘현대기독교음악’은 록 음악에 결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할 수 있다. CCM음악 보급에 앞장섰던 리차드 팩(Richard Peck)이 거듭난 후 CCM 음악 속에 있는 ‘사탄의 독소’를 발견했다고 한다. ‘종교 통합과 은사운동을 추구하는 영(靈)은 CCM을 자랑스러워하고 있다. 이와 같은 종교통합주의는 배교한 개신교들과 로마천주교회 속으로 들어가 있다.’고도 했다. 정이철 목사는 ‘한국에서 빈야드 운동의 찬양을 도입하여 큰 부흥을 맛본 온누리교회를 보더라도 그릇된 찬양과 거짓된 부흥은 밀접한 관계가 있음이 분명하다.’라고 지적했다.《Way of Life Literature; CCM and Rome》에서 ‘CCM은 에큐메니칼 음악’이라고 전제하고, ‘사실 CCM은 에큐메니칼운동의 가장 강력한 무기 가운데 하나이며, ‘하나의 세계교회’(one-world church)를 위한 것이라고 지적한 말을 유의할 필요가 있다. 공(公) 예배를 위한 찬송가는 교단 총회가 인준한 것이다. 이것은 공적 예배 때는 반드시 찬송가를 사용하라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렇다면 복음성가 역시 소정의 검증 절차를 거친 후 교회가 사용하는 것이 비교적 안전할 것이라 판단된다.

필자는 지난 번 본 사이트에서「빙산처럼 붕궤되고 있는 위기의 기독교」에서 그 위기의 요인이 바로 교회의 내적 요인이라는 것을 거듭 지적한 바 있다. 여기 열거한 내용이 바로 그 내적 요인의 일부가 될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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