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에 늦잠을 자던 아이가 어디로 사라졌는지 여행은 이렇게 우리를 즐겁게 한다.
깨우지도 않았는데 날마다 여행을 떠나자!!
벌떡 일어나더니 우리의 삶 자체가 여행이 아닌가!!
이불을 개고 세수도 하고 그리고 아이에 대한 배려가 늘 부족한 나를 발견하게
옷과 물건을 주섬주섬 챙겨 된다. “이렇게 신나는 일이 아이에게 없었나 보다” 싶어
가방에 넣고 마음 한편이 무거워진다.
가장 빨리 현관문에
서서 기다린다.
하루를 다녀오는 길이지만 여행은 꼭 필요한 간단한 물건만 챙겨야 하는데
챙기는 물건은 이것저것 쓰지도 않을 물건까지 가방에
어른이고 아이고 많기도 많다. 인생여행이 너저분한 잡동사니로 주머니를 가득 채워
짐 보따리를 들고 집을 나섰는데 힘든 여행길을 가는 것은 아닌지...
이러다 예매시간에 청량리역으로 때로 차를 갈아 탈 필요도 있다.
갈 수 있을까 걱정… 요행을 바라며
결국 버스에서 내려 택시를 탔다. 버스가 빨리 달려주기를 기다리기보다는
신호등은 가는 곳마다 파란불 과감한 투자(?)가 필요할 때도 있다.
정말 오랜만이다. 그런 결단과 함께 평소에 걸림돌이던 것들이
평소에 결정적인 순간에 이렇게 디딤돌이 되어 다른 차를 묶게 하고
빨간불 때문에 애태우던 내 택시를 달리게 한다.
신호등이 오늘은 살려준다.
살려줘....
결국 20분 전에 역에 도착...
안도의 한숨과 함께
여유로운 차 한잔....
막 오른 기차 객실에 들어서는데 현대판 소돔과 고모라의 현장을 여기서 만난다.
젊은이들, 평소 젊은이들의 옷차림이 예사롭지 않았는데
나이 지긋이 여기서 이들의 욕망과 욕구가
들어보이는 남녀가 뒤섞인 어르신들… 거침없이 드러나는 구나!!!
자리는 이 세대를 어쩔꼬!!
왁자지껄… 난리법석… 다음세대를 어쩔꼬!!!
심지어는 자리가 엑스자형이 되어 주님의 음성이
몸이 엉키고 다리가 함께 꼬이고 깔깔 거리는 소음 중에 선명히 들려온다.
얼굴을 서로 파묻는…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
낯 뜨거운 장면이 자리를 메웠다. (눅23:28)
아이에게 미안함을 감출 수 없는 게임과 사진 찍기에 빠진 아이를 보면서
시간이었다. 저 기계가 우리 가족 간 나눌 깊은 대화를 막는구나!!
그러나 아이는 이에 상관없이 문명기기가 이렇게 단절의 시대로
바깥에 펼쳐진 경치를 보면서 우리를 끌고 가는 구나 싶어서 너무 슬프다.
사진 찍는 일에 몰두
그리고 핸드폰 게임에 빠지고,
입이 심심할 때 엄마를 졸라
평소에 먹지 않던 과자 먹고,
음료수 마시고…
그렇게 달려온 강원도 오랜만에 찾아 온 강원도…
동해를 지나 묵호 그것도 바다…
동해에서 내려 삼척으로 결국 보는 눈이 우리 계획을 바꿔놓고 말았다.
내려가야 했는데 눈이 얼마나 간사한지 …
묵호까지 왔으니 눈의 위력을 실감하는 순간이었다. 그리고 곧바로
사실 욕심 때문에 묵호까지 오고 말았다. 이어지는 것이 후회가 찾아왔다.
시원스럽게 펼쳐진
바다 구경을 조금 더 한답시고 20여 분간 택시 안에서 오르는 택시요금을 보면서
결국 묵호에서 택시를 타고 삼척까지 … 동해에서 내릴 껄…껄…껄…
막 올라가는 택시 요금에 조금 더 지불한 돈 때문에 기분은
주머니를 만지작거린다. “아 돈다 돌아 돈아” 싶었다.
그래도 생각만큼 요금이
많이 나오지는 않았다 싶어 그리고 여유로움을 잃고 사랑을 담는 그릇이 사라진
쓰린 속을 쓸어내리며 각박해진 사람들의 태도에
내리려고 하는데 택시 기사분이 아! 옛날이여! 싶다.
요금계에 뭔가 만진다. 이 돈에 사람이 피곤해지고
60% 할증… 으악!!!! 서로를 섬기고 돌보고 나눌
그리고 해뜨는 집으로 찾아갔다. 여유가 우리에게는 없다.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횟집이다. 없다!!. 없다!!. 없다!!.
오랜만에 찾은 곳이다. 그 친절과 인정 때문에
꼭 오고 싶었던 다시 찾은 곳인데
그 친절하고 인정 많던 그 집… 우리의 일그러진 모습이
강아지들은 그대로 우리를 반기는데… 이 그릇속에 담겨 있다.
그런데 영~ 직원들은 별로… 고기를 씹지만
식사를 마치고 나오면서 고기는 왠지 질기고
“왜 이렇게 변했어!! 단맛은 없고
고기 맛도 그런 것 같고…” 쓴맛만 남는
“응! 여름 피서철이어서 그럴꺼야!!
이 사람들도 피곤하지…”
그렇지만 섭섭함으로 가슴이 짓눌린다.
소화가 아직은 들… 바다는 여전히 작년의 그 바다 …
바닷가로 향했다. 다만 사람만 이렇게 변했을 뿐이다.
멀리서 띠를 만들어 찾아오는 파도
그 파도에 사람들은 기분이 좋다. 변화의 속도가 너무 빠른듯 싶어 두렵다.
그 파도를 타면서 다들 좋아한다. 작년에 만난 아름다운 사람들의 모습…
그런데 예전의 마음이 이제는 아니다. 바닷가에서 스쳐지나가며
거침없이 바닷물 속에 몸을 던졌던 서로를 축복해 주던
그때가 이제는 아니다. 그 얼굴들이 보이지 않는다.
이제 다만 아이가 물속에서 장난치며 다만 서로에게 낯선 얼굴들 뿐이다.
즐거워하는 모습, 이방의 땅, 서툰 곳이 되고 말았다.
다른 젊은 연인들의 또 다른 연애표현을
바라보면서 모래사장에 그리고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지
발을 묻고 있을 뿐이었다. 아직
그리고는 시간은 벌써 40대인데도 왠지 바다로 몸을 던지는 것이
서울로 다시 돌아가야 할 시간… 쉽지않다.
이렇게 시간이 우리를 재촉하고
이른 새벽은 석양이 지는 밤으로
아 아쉽다.
주님!!
여행길이 이제는 즐거움보다는 슬픔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우리 인생의 여행길은 주님과 함께함으로 기쁩니다. 감사합니다. 찬양합니다.
주여! 늘 우리와 함께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