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이냐 교회냐의 싸움이 종교개혁 500년 그 100년 전부터 일어난 롤라드(Lollard, 14-15세기의 John Wycliffe파의 교도)의 활약을 통하여 맥을 이어가다 드디어 100년이 지난 후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으로 완성된다는 뮤지컬 The Book이 1년의 대 장정의 문을 열었다.

당시의 교인들은 교황의 꼭두각시에 불과했다.

당시 로마 가톨릭은 교회의 전통을 굳게 지키며 성경은 사제들마저도 제대로 알지 못하는 시대였다. 성경이 번역되어야 하며 교인들이 널리 읽어야 하고 교회의 전통이 아니라 말씀대로 살아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옥캄의 윌리엄(William of Occam, 1280-1349)이 그의 저서에서 남겼고 이를 받아들인 존 위클리프(1320-1384)는 성경을 영어로 번역하기에 이른다. 그는 성경과 교회의 주장이 일치하지 않을 때는 성경을 따라야 한다고 천주교회나 교황보다 성경을 최고의 권위로 인정하였다.

구두수선공(맨 오른쪽)의 가족들은 회심한다. 그리고 그의 신앙고백을 찬송으로 노래한다.

물론 뮤지컬 The Book에는 윌리엄, 위클리프, 루터 등 이름이 잘 알려진 사람들이 주인공이 아니다. 대신 가정을 행복하게 꾸려가고 싶은 평범한 시민인 구두수선공의 집이 배경이 된다. 이 집의 가장은 무조건 교회에 순종하며 사는 길이 구원의 길이며 아무 탈 없이 행복하게 사는 길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그의 외동딸은 이미 번역된 성경을 읽고 성경대로 살아야 구원을 얻는다고 주장한다. 극심한 이 가정의 종교갈등은 그 외동딸이 이단감찰사제의 칼에 찔려 죽고 난 뒤 그 딸의 유품과 편지를 받고 회심하는 아버지와 어머니 등이 새로운 롤라드가 되어 성경을 외우고 살아있는 성경이 되어 광장에서 말씀을 전한다. 그들 역시도 화형의 처벌을 두려워하지 않고 롤라드로서 그리스도의 증인이 된다. 

마지막 장면으로 성경 필사본을 들고 오직 말씀 오직 믿음을 외치는 출연자들...

성경을 덮으려는 자와 펼치려는 자의 전쟁에서 승리는 결국 펼치려는 자의 것이 되었다. 이러한 주제로 뮤지컬을 제작한 사단법인 ‘주님의 작품 문화행동 아트리(이하 아트리)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기념으로 기획된 이 공연을 대학로 ’열린극장‘에서 2017년 1년간 상설 공연하기로 이미 극장 대관을 마쳤다. 한 달 대관료가 무려 1천만 원이다.

이런 비싼 대가를 치르고 공연하는 뮤지컬에서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수많은 롤라드들은 그렇게 성경을 번역하고 전파하는 일을 하다가 죽음을 맞는데, 그런 희생을 통하여 성경은 오늘 우리들의 손에 들려지게 된 것이다. 이를 실행에 옮기기 위한 롤라드는 잡히면 사형에 처해진다는 사실을 알고도 성경을 쓰고 전파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 뮤지컬 The Book은 성경이 우리 믿음의 표준이며 구원은 교회의 권위에서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믿음으로 얻는다는 것을 강조한다. 그것이 왜곡되어 있음을 바로 잡는 일이 얼마나 험난한 일임도 보여준다. 우리는 선조들의 피흘림의 투쟁으로 얻은 오늘날의 자리에 서 있음도 깨닫게 한다. 웃음 짓게 하는 장면도 없지 않았지만 긴박한 상황들이 공연 2시간 내내 계속되어 언제 시간이 지났는지 모를 정도로 잘 짜여진 뮤지컬이었다.

뮤지컬을 모두 마친 후 모든 출연진들이 무대에 도열하고 관객들과 함께 승리의 노래를 부른다.

공연이 끝나고 전 출연진들이 한줄로 서서 합창을 한다. “나는 믿네. 혼자 남은 게 아니란 걸. 나는 믿네. 혼자 남은 게 아니란 걸. 내 안의 주님을 믿기에, 나의 싸움이 아니기에, 오직 믿음으로 싸우리! 주님 안에서!” 그리고 관객들은 모두 기립하여 함께 영광의 박수를 하나님께 돌린다. 한마디로 감동 그 자체이고 예배 그 자체이다,

사실 뮤지컬 더북(The Book)은 지난 10년간 이루어진 아트리의 111(한 사람이 한 영혼을 하나님께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2014년에 창작 초연되었던 작품이다. 초연 당시 객석점유율 120퍼센트를 기록하여 크리스천 뮤지컬 가운데 ‘레미제라블 급’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아트리는 대학로 장기공연을 위해 극장 한 달 대관료를 내 주고 그만큼의 공연티켓을 받는 12파트너를 찾고 있는데, 같은 문화선교 단체인 팻머스를 비롯해 광염교회, 푸른나무교회 등 5파트너가 결정된 상태이다.

아트리는 공연만 하지 않는다. 매일 밤 공연 후 대학로 연극인들을 위한 30분간의 기도모임이 열리며, 공연이 없는 주일 오후 6시에는 ‘그 나무 아래(Under The Tree)라는 복음집회가 1년 동안 53회 열린다. 기도회와 특별집회에는 누구든지 올 수 있다. 공연과 집회는 혜화역 4번 출구에 있는 열린극장에서 열린다.

특이한 것은 이 아트리는 11년째 ‘하나님나라의 부흥과 선교완성’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종신 선교사들의 극단으로 저비용 고효율의 사역을 위해 경기도 여주에서 약 60여명이 공동체를 이루며 살고 있다는 것이다.

초청하는 교회들을 찾아 맞춤형 공연도 하고 있는데 부천 참빛교회(김윤하 목사)는 2015년 11월에 초청공연한 바 있다. 입장료는 마지막 달 12월 기준으로 32,000원인데, 1월은 10,000원, 2월은 12,000으로 한달씩 2천원이 붙어 마지막 12월 공연 땐 32,000원이 된다는 것이다. 비용 절감을 위해서 가능한 일찍 극장을 찾아오라는 배려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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