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총회에 가서 오랜만에 여러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들과 총회에서 다루는 안건과 교단의 여러 일들에 대해 대화하면서 또 총회에서 중요한 안건들이 어떻게 다루어지는가를 보면서 새삼 절감한 것이 있습니다. 사람은 이성적이라기보다 감정적이라는 점입니다.
     사람에게는 감정과 함께 이성도 있습니다. 이것들은 모두 하나님이 주셨습니다. 그런데 많은 사람들이 감정에 더 크게 지배를 받는 것 같습니다. 어떤 사람의 주장이 옳으냐 그르냐 하는 것을 이성적으로 판단하기 보다는 자신의 감정으로 판단합니다. 어떤 사람의 주장이 자신의 감정을 상하게 하면, 그 때부터 그 사람의 주장의 옳고 그름에는 관심을 갖지 않고 그 사람의 모든 의견을 반대합니다. 더 나아가서 그 사람 자체를 반대합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친구나 동기생 혹은 자기와 같은 편이라고 생각되는 사람을 위해서도 또한 감정적으로 대합니다. 그들의 주장하는 바가 옳은가 그른가를 이성적으로 잘 따지지 않고 그들을 옹호합니다. 설사 그들의 언행에 대해 옳고 그름을 따진다 해도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태도들이 아주 잘 나타나는 곳이 정치판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누구보다도 감정을 잘 극복해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런데도 이성보다 감정이 앞서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다른 그리스도인의 주장이나 행동이 옳은가 그른가 보다 그 사람이 나와 평소 어떤 관계에 있는가를 먼저 생각합니다. 다른 일에는 아주 냉정하고 객관적인 사람도 자신이 좋아하거나 자신과 같은 편에 있는 사람을 위할 때는 아주 감정적으로 되어버립니다.
     저도 별 수 없는 인간입니다. 그래서 다른 사람들을 감정적으로 대하면서도 아주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있다는 착각을 하면서 살 때가 많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하는 것이 하나님의 교회를 위하고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참으로 위험한 생각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의 이런 점도 성도님들께서 저를 위해서 기도해 주셔야 할 이유 중 하나입니다. 제가 감정을 잘 극복하는 성숙한 하나님의 사람이 되게 해 달라고 기도해 주시기 바랍니다.(2005.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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