갈대
겨울 강
그 시린 언덕
모질게 목 죄 오던 바람
그 바람에 때 없이 흔들리는 갈대
너는 바람이 못 내 미웠으리
한 때
세파에 휘둘리지 않고
하늘 향해 꼿꼿이
붓대 하나 세워
강단 있는 삶을 꿈꿨을 너
돌아보면
어디 갈대뿐이랴
바람으로 진 모든 것들이
깃발처럼
시대를 나부끼던
올곧은 청춘을 소망했을 터
오늘
이 모진 바람 속
갈대가 흔들리며 우는 것은
슬퍼서가 아니라
이 시대를 못 내
끌어내리지 못하고
떠나가는 것들을 위한
이별의 노래
장엄한 조가(弔歌)
2017.1.20 고계 김기호 목사(언약교회 담임)가 김주석 목사의 사진에 붙인 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