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년이 저물어가고 있습니다. 한 해가 저물어 갈 때는 지난해를 돌아보고 새로운 해를 전망하는 조용한 시간들을 가져야 하는데, 반대로 항상 우리 주위는 술판으로 끝나는 망년회처럼 시끄럽습니다.

특히 이번 대통령 선거는 정말 요란하였습니다. 대통령 선거운동이 시장바닥의 패싸움처럼 전개되어 국민들을 아주 짜증나게 만들었습니다. 일개 사기꾼의 말 한 마디 한 마디에 온 나라가 소용돌이치는 수준 낮은 정치였습니다. 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요 축제라고 하는데, 우리에게는 언제 이런 날이 올런지 모르겠습니다.

어쨌든 이젠 선거가 끝났으니 다들 좀 조용해지고, 이제부터는 싸움이 아니라 미래를 전망하고 계획하는 시간들을 많이 가질 수 있었으면 합니다. 더욱이 우리 성도들은 이제 정치를 넘어 기도의 자리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나님을 기다리고 바라보는 자리로 나아가야 합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정치에 관심이 많고 정치에 기대하는 바가 남다르다고 합니다. 물론 이제는 대선 때마다 투표률이 10% 이상 떨어지고 있어 문제도 없질 않지만, 우리는 그 동안 정치에 지나치게 휩쓸렸습니다.

정치에의 쏠림 현상은 아마 3김 시대가 가장 절정이었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세 사람의 김씨들을 따라 경상도, 전라도, 충청도로 나누어져 삼국 시대처럼 싸웠고, 각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지도자들에게 걸었던 기대가 메시야니즘이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대단했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십시오. 어느 대통령이 우리의 기대를 채워주었습니까? YS입니까? DJ입니까? 아님 노짱입니까?

지금은 또 이명박 당선자에 대한 기대가 하늘을 찌르는 것 같습니다. 저는 지난 19일 저녁에 어느 교회에서 집회를 마치고 돌아와 투표결과를 보려고 텔레비전을 켰습니다. 마침 이명박 후보의 당선이 확실시 되고 지지자들이 청계천 광장에 모여 목이 터져라 이명박을 연호하는 모습들을 보았습니다. 나는 다행이구나 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면서 마음이 약간 착잡했습니다. 이유는 청계천 이곳저곳에 크리스마스 장식들이 세워져 있었는데,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 때문에 이제 성탄절의 기쁨은 뒷전이 되는구나’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기대가 지나치면 실망도 클 수 있습니다.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기대가 얼마나 컸었습니까? 한국의 링컨이라고 칭송을 하지 않았습니까? 그러다가 실망하니까 실망이 분노로 바뀌고, 젊은이들마저 “놈현스럽다”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그를 비방하고 있지 않습니까?

여러분! 대통령 당선자를 위해 기도하시기 바랍니다. 대통령 당선자만 바라보지 말고 대권자 중의 대권자이신 주님을 바라보십시오. 인생과 역사의 주관자이신 주님을 믿고, 주님께 기대를 걸고, 그분을 바라보시기 바랍니다.

낼 모레가 바로 성탄절입니다. 우리가 우리 구주 예수님을 향해 마음의 시선을 집중해야겠습니다. 예수님의 탄생, 구유에 누인 아기, 하늘에 나타난 큰 별, 베들레헴 들판에 들려온 천사들의 합창, 목자들의 경배, 동방에서 먼 길을 따라온 박사들,... 이런 이야기들은 자주 듣고 잘 아는 이야기이지만 들을 때마다 기쁘고 아름답지 않습니까?

사랑하는 여러분!  시선을 예수님께로 돌립시다. 하늘을 향해 귀를 기우립시다. 우리는 그동안 너무 세속에 묻혀 지나왔습니다. 정치에 지나치게 관심이 많고, 특정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야 나라의 운명이 달라질 것처럼 생각하는 세속인들과 별다름 없이 정치판에 휩쓸려왔습니다. 대통령 선거라는 요란한 정치행사가 끝났지만 앞으로도 환호소리, 비난의 소리, 악담과 덕담,...이런 시끄러움은 그치지 않을 것입니다. 우리들마저 이 세상의 시끄러움 속에서 성탄절도, 새해도 어수선하게 맞지나 않을까 염려스럽습니다.

우린 이제 조용한 골방으로 나아갑시다. 예수님께로 돌아갑시다. 조용히 우릴 찾아오시는 예수님을 다시 한 번 기쁨으로 영접합시다. “예수님은 나의 주 나의 하나님이십니다.” 이렇게 우리의 신앙고백을 확인하며, 주님과의 관계를 새롭게 합시다. 마음의 왕좌에 예수님을 모시고 엎드려 경배합시다. 주께서 임하시는 곳에는 영광과 평화가 있습니다. 주님을 바라봅니다. 그를 앙망합니다.

“오직 여호와를 앙망하는 자는 새 힘을 얻으리니 독수리가 날개 치며 올라감 같을 것이요 달음박질하여도 곤비하지 아니하겠고 걸어가도 피곤하지 아니하리로다.”(사 40:31)

예수님이 우리의 소망이십니다. 그로부터 소망이 좇아 나옵니다. 2008년 새해를 주님과 함께 맞이합시다. 할렐루야,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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