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한(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장)

하나님께서 우리 기독교계에 다시 한 번 국가를 위해 봉사하라고 개신교 장로 대통령을 주셨다. 소망교회 시무장로인 이명박 후보가 한나라당의 대표로서 사상 유례없는 압도적 표차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은 우리 개신교의 경사가 아닐 수 없다. 기뻐하기 전에 한국교회는 지워진 역사적인 책임을 스스로 느껴야 한다.

역사적으로 보면 이승만 대통령은 감리교 장로로서 초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여 건국의 토대를 닦는데 큰 공이 있었다. 그런데 그는 후기에 오만하여 자신의 동상을 전국 각지에 세우고 독재가 되면서 4.19시민혁명에 의하여 물러났다. 그래도 그는 국민을 사랑했기에 시민들의 봉기를 듣고 스스로 물러난 국민을 사랑한 대통령이었다.

문민정부를 이끈 김영삼 대통령은 군부의 일심회를 뿌리뽑고 금융실명제를 도입하는 등 초기에는 선정을 했고 근검 절약하는 그의 청와대 집무는 높이 살 만 했다. 그러나 임기 말, 아들의 국정 개입때문에 국민적인 지탄을 받게 되었고, 외환부도 위기를 초래하여 국가부도사태를 가져오게 한 오점을 남겼다.

두 분, 장로 대통령의 과오에는 예언자적 충고를 등한히 한 한국 교회의 책임이 있다. 한국교회 지도자들은 장로 대통령에게 비위에 맞는 말만 하기를 원했고 충언을 게을리 했기 때문이다. 두 분의 장로 대통령을 모셨던 한국교회는 이제 과거의 경험에서 배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도 전임 장로 대통령들의 행적을 보면서 이들의 잘못에서 배웠으면 한다. 이번에는 그가 성공적인 장로 대통령이 되기를 바라면서 몇 가지 충언을 드리고자 한다.

첫째, 국민을 잘 섬기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드리는 영도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대통령 당선자가 당선 후에 첫 행사로 찾아간 현충사의 방명록에 기록한 대로, 국민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국민을 행복하게 해주는 지도자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투표일 마지막까지 불거져 나온 BBK 연루 혐의와 의혹, 이에 대한 특검법 통과 등에 관하여 자신의 부덕의 소치로 사과해아 한다. 또한 이제 국가의 지도자로서 도덕성의 기준을 보다 높은 차원으로 승화시키는 태도를 가지고, 자기 성찰이 필요하다.

장로 지도자는 일반 지도자 보다 도덕성에 있어서 우위에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당선될 때의 그 떨리는 마음을 잊지 않고 임기 끝나는 날 까지 간직하고 오만하지 않고 겸허하게 국민의 소리를 경청할 때만 가능하다. 하나님은 국민을 통하여 말씀하시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겸손한 자에게 은혜를 베푸신다.

둘째, 국가 경쟁력을 역동화시켜 선진국대열에 진입시켜 주기를 바란다. 이제 우리 사회는 선진국 진입 시대로 나아가야 한다. 당선자가 정책으로 내건 747 슬로건(7% 경제성장, 4만불 국민소득, 세계7대 경제대국)이 현실화될 수 있기를 바란다. 지난 5년간 세계 경제 성장이 5%를 넘는 여건 속에서 우리의 경제는 중국, 인도, 브라질 등에 비하여 저성장했다. 지도자의 안목과 비전의 결여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활성화는 사회의 도덕성 향상과 같이 가야 한다. 도덕성이 뒷받침되지 않는 한국의 선진화는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셋째, 진정한 국가의 영도자요 정신적 지도가가 되어주기를 바란다. 권좌에 있을 때 동안 존경받을 뿐 아니라 물려난 후에도 국민의 존경을 받는 대통령이 되어주기를 바란다. 그러기 위해서는 개신교만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아니라 한국을 대표하는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 천주교나 불교나 유교, 대종교 등 각종 전전한 종교단체들에 대하여 이들이 바른 종교활동을 하는데 동등한 대우를 해주어야 한다. 그동안 좌와 우로, 가진 자와 덜가진 자, 친미와 반미, 반북과 친북으로 분열된 국민을 통합시켜주기를 바란다.

과거사 청산을 통하여 그 동안 우리 사회에 편이 너무 갈려졌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자들, 서민들의 삶의 짐을 경감시키는 정책을 펴고, 적대자들에게도 혜택이 돌아갈 수 있는 통합을 이루기를 바란다. 과거 지향적이 아니라 미래 지향적으로 국민을 이끌기 바란다.

넷째, 그동안의 잘못된 국가경영을 바로 잡아야한다. 북한정권의 눈치를 보지 말고 북한동포의 인권과 불우한 처지를 배려하는 대북정책을 펴주기를 바란다. 이미 대통령 당선자가 “북한에 대하여 사실에 입각하고, 할 말을 하도록 하겠다”는 태도는 정말 바람직한 것이다. 북한 사회의 개방 없이는 진정한 평화와 통일이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다.

한국 개신교는 장로인 대통령의 덕을 보고 기독교를 부흥, 발전시키겠다는 생각을 아예 말아야 한다. 이것이야 말로 번영주의요, 세속주의적인 발상이다. 이제 한국 기독교는 ‘수적 부흥’보다는 ‘내실적인 자기 성숙’으로 스스로를 정화해야 한다. 한국 기독교는 과거 두차례나 장로 대통령이 선정(善政)을 베풀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스스로 져야 한다. 이번에는 기도하고, 불이익을 감수하고, 목회자적인 격려와 예언자적인 충언을 아끼지 않는 자세를 가져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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