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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솥밥과 공깃밥 사이에서

선교사님들 식사 대접을 위해 식당에 들어왔는데 음식 값이 만만치 않다. 외국 땅에 있는 한국식 고깃집이라 어느 정도의 생각은 했지만, 고기 일 인분에 20달러, 2만원이 넘는다. 10여 명 정도의 선교사님들이 모이게 되니 고기 일인분씩 만 먹어도 200달러가 넘어간다. 그래도 어쩌랴 대접해야지.

아니다 다를까 음식 값을 확인한 선교사님들이 서로 눈치를 본다. 고깃집이라 따로 시킬 메뉴도 별로 없고, 고기를 시키자니 가격이 만만치 않고 우물쭈물 하고 있다. “목사님 여기 너무 비싸네요. 다른 집으로 가시지요.” “선교사님들 제가 이정도 대접할 여유는 있습니다.”

‘언제 또 이 지역 선교사님들을 대접 하겠냐’는 생각으로 고기를 시켰다. 고기를 구어 먹고 식사를 주문한다. 모인 선교사님들 중 50대 후반의 시니어 선교사님이 먼저 공깃밥 한 그릇을 주문한다. ‘고기도 푸짐하게 대접 못했는데, 밥이라도 좋은 것 시키시지.’

메뉴판을 보니 돌솥밥이 있다. “선교사님 돌솥밥으로 시키시지요.” 시니어 선교사님은 공깃밥으로 하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다른 선교사님들 눈치를 보니, 선배가 공깃밥 시키니 돌솥밥 시킬 용기가 나지 않는 모양이다. “돌솥밥이 맛있긴 한데...” 그래서 내가 나섰다. “선교사님이 돌솥밥 시켜야 다른 분들도 시키지요” “아 예……. 그러면 저도 돌솥밥 하겠습니다.”

드디어 주문한 돌솥밥이 나왔다. 돌솥밥이 나오자 그 시니어 선교사님 “아 이런 게 돌솥밥 이군요!” “선교사님 돌솥밥 안 드셔 보셨어요?” “예 저는 오늘 처음 먹어 봅니다.” “예! 돌솥밥을 처음 드셔보신다고요!” 그러고 보니 어떻게 드시는지도 잘 모른다.

서울에서 대학을 나오고 대학원을 나온 50대 후반의 선교사님이 돌솥밥을 생전 처음 먹어본단다. 미안한 마음에 얼렁뚱땅 식사를 마치고 나왔다. 선교사들의 생활이 어떤지 다시 한 번 확인할 수 있었다. 화려하고 풍요롭게 사는 선교사들은 극히 일부이다. 대부분의 선교사들이 돌솥밥과 공깃밥 사이에서 고민하며 사역하고 있다.

한국에 돌아와 새벽기도 시간에 이 이야기를 짧게 나누었다. 교인들도 울고 나도 울었다. 주님! 복음 위해서 수고하는 선교사들에게 은총을 베풀어 주옵소서!

이 글은 얼마 전 수도권의 어느 교회 목사가 선교사대회에 설교하러 갔다가 일어난 사실을 기자가 재구성한 것이다. 선교사님의 프라이버시를 위해 장소와 이름이 생략되었음을 양해해 주시기 바랍니다. - 편집장 주

 

김대진  wisestar21@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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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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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홉가지 2017-03-17 19:35:00

    모든 선교사, 모든 목사들이 그런 사람들인 날이 오면 좋겠습니다. 우린 이미 너무 많이 벗어나 있는 것 같습니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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