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박종수 목사(향상교회 설립12주년 기념 예배 설교 모습/코닷자료실)

오늘 아침 일어나서 카.톡을 보았습니다. 제일 먼저 뜬 소식이 선배이시자 친구이신 J 목사님으로부터 온 박 목사님의 소천 소식이었습니다. 그 소식을 듣자 말자 평소에 매 말랐던 저의 눈에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눈물이 맺혔습니다.

그것은 오랜 세월 목사님과 나누었던 교분(交分) 때문이었습니다. 1960년대 초 고려신학교에 입학해서부터 목사님을 알았으니 50년도 넘게 목사님과 사귀어 왔다고 하겠습니다. 그 동안 저는 비록 외국에 살고 있었지만 목사님과는 자주 만나고 교제할 수 있었던 기회가 있었었지요.

해외 집회를 나오셔서, 또는 해외 재미 총회에서, 또는 제가 모국을 방문했을 때, 언제나 만나서 회포를 풀곤 했습니다.

제가 이곳 카나다 토론토의 24년여의 목회 지를 사면하고 광명으로 목회 지를 옮겼을 때, 사모님과 함께 저에게 오셔서 저를 위로해 주시던 일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목회에 바쁘시면 서도 그날 저에게 오셔서 오랜 시간 저와 함께 해주시고 저희 내외를 위로해 주셨습니다.

제가 광명에서 목회할 때는 자주 전화로 목회상의 어려움을 들어 주시고 좋은 조언으로 힘을 주시곤 했습니다. 은퇴 후 다시 모국을 방문해서 목사님을 뵌 지가 2년여 전인데 그 때 친구 목사님들과 함께 식사를 한 것이 마지막 식사가 되었습니다.

그때도 여행에 보태 쓰라면서 몰래 봉투를 주셨지요. 항상 그렇게 이 못난 후배를 사랑하시고 아껴 주셨던 일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저에게만 그렇게 하셨겠습니까? 목사님은 목회도 그러하셨고, 모든 동료, 후배 목사님들을 아끼시고 사랑하셨습니다.

때로는 직언으로 잘못을 지적도하셨지만 오히려 그 다음의 따뜻한 위로의 손길이 더 포근했던 인정이 넘치는 목사님이셨습니다. 100세 시대라고 하는데 이러한 좋은 목사님을 먼저 보내고 보니 좀 더 사시면서 가끔씩 만나 즐거운 시간을 가질 수 없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목사님, 정말 그립습니다.

평생을 목회현장에서 남모르는 고생도 많이 하셨겠지요. 그러나 만나면 항상 환하게 웃으시면서 주위의 분들을 격려해주셨던 모습을 잊을 수가 없습니다.

나라의 일, 교단의 일, 그리고 뒤에 두고 가시는 사모님의 노후, 모든 것 다 주님께 맡기시고 이제는 편히 쉬십시오. 약간의 시간의 차이일 뿐 모두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목사님이 먼저가신 하늘나라에 갈 것 아닙니까?

그때 천국에서 다시 만나 회포를 푸는 복된 시간이 영원으로 이어질 줄 믿습니다. 먼 나라에 산다는 핑계로 장례식에 가보지 못하는 불초 후배를 용서하십시오.

2017. 3. 17. 토론토에서, 김용출 목사가 올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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