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의 개혁과제 5

교회 교육을 무너뜨린 큰 실책 - 총회회관구조조정

구조조정의 재조정에서 가장 시급한 일은 총회교육원의 위상을 원천적으로 회복시키는 일이다. 2010년에 총회가 결의하고 시작한 구조조정안에는 총회교육원과 세계선교위원회까지 포함돼 있었다. 이 두 기관들은 총회의 중추적인 기관들로서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있었는데, 이를 총회본부 행정실과 동급으로 만들고 교단 사무총장의 관할 하에 두었다. 그리고 양 기관의 재정부서를 총회본부 재정국에 통합하도록 하였다.

이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강한 반대가 있었으나 총회장을 역임했던 한두 사람들이 당시 교육원 원장을 아웃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이 안을 밀어붙였다. 만약 교육원장의 장기근무에 문제가 있고 또 어떤 부조리가 있다고 여겨지면 그것은 그것대로 처리해야지 왜 교육원 자체를 허무는 구조조정을 했는지 도무지 이해가 안 된다. 그 실책이 어떤 결과를 가져왔는가는 이후 6-7년을 지나는 동안 여실히 드러났다.

당시 세계선교위원회는 선교센터가 대전에 있었기 때문에 이 구조조정이 아무런 실효성을 갖지 못하였으나 사무실이 총회회관 내에 있던 교육원은 치명상을 입었다. 교육원의 원장과 연구원들은 일반 행정직원의 신분으로 전락하였고, 교육원이사회는 재정운영권과 인사권마저 없는 공허한 이사회가 되고 말았다. 인사권은 총회인사위원회로, 교육원의 재정은 총회본부 재정실로 이관되었기 때문이다.

교회에서 교역직과 행정직이 구별돼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2007년도 총회가 총회회관구조조정위원회를 두기로 한 것은 회관 내의 각 부서 직원들의 인사와 처우에 대한 불공평성을 조정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지적된 불평등의 내용은 교육원의 연구원들과 행정직원들의 급여나 처우에서 차이가 많다는 것이었다. 이를 해결하는 방안은 단순했다. 곧 행정직원들의 처우를 개선해줌과 동시에 교회에서는 교역직과 일반 행정직이 구별된다는 것을 이해시키면 됐었다. 사역의 본질이 다르면 급여도 달라야 하는 것이다.

그런데 구조조정위원회는 교역직과 행정직의 구별을 없애고 오히려 역으로 교역직을 행정직으로 하향시켜버렸다. 우리가 지금 급여만 가지고 말하려는 것이 아니다. 급여의 액수는 사정에 따라 비슷하게 조정할 수도 있을지 모르지만 교육원의 위상 즉 교육원에서 일하는 교역자(연구원)들의 사역적 위상까지 행정직과 동일시해버린 것은 치명적인 잘못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개체교회에서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어 개체교회에서 사무직원이나 관리집사와 교역자의 위상을 동일하게 둘 수 없다는 것은 자명하지 않은가. 심지어 성경은 치리장로와 목사장로도 구별하고 있다. 곧 “말씀과 가르침에 수고하는 이들에게는” 존경을 더하라고 말씀하였다. 같은 장로라도 치리장로와 목사장로를 구별하며, 전자를 존경하지만 후자에게는 더하라고 하였다면 어찌 교역직과 행정직을 동일하게 취급할 수 있겠는가 말이다.

교육원은 재정도 당연히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 교육원이 교재를 개발하거나 보급하여 자금이 모아지면 그것은 전적으로 교육개발을 위해 재투자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말이다. 어떻게 교육원이 조성한 재정을 총회의 일반 행정비로 이관시켜 사용한단 말인가? 교회 안에서 갖는 교육의 중요성과 그 위상을 생각한다면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런데 고신총회는 이런 잘못을 계속하고 있다. 교육원 재정은 반드시 독립되어야 한다.

총회회관 인사위원회가 교육원의 인사와 재정을 관리해서는 안 된다

그리고 총회인사위원회는 총회본부 행정직원의 관리만 관장해야 한다. 인사위원회가 교육원이나 세계선교위원회의 인사에 관여하는 것은 월권이다. 설사 그것이 징계 건이라고 해도 그렇다. 교육원의 직원에게 잘못이 있다면 교육원 이사회가 처리해야지 왜 총회인사위원회가 이를 맡는가 말이다. 인사위원회는 총회본부 직원들에 한정되어야 한다. 여기서 인사위원장은 총회장으로서가 아니라 유지재단 이사장으로서 인사위원장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2010년에 시행한 구조조정이 거의 유야무야 되었다. 세계선교위원회는 총회본부와 떨어져 있어서 구조조정과 관계없이 독립적인 운영을 계속해왔고, 교육원도 몇 해를 지나면서 어느 정도 독립성을 회복해왔다. 또 작년부터는 교육원이 사무실을 천안 신대원으로 옮기면서 전보다 좀 더 독립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여전히 재정은 사무총장이 결재권을 가지고 있다.

교육원의 모든 사역과 재정지출은 사무총장의 관할에서 벗어나야 한다. 그리고 교육원이사회가 모든 것을 책임지고 관할 할 수 있도록 구조자체가 구조조정 이전 상태로 완전히 회복되어야 한다. 특히 교회의 사역적 측면으로 보면 교육원장은 그 위상이 사무총장 위에 있다고 할 수 있다. 행정직이 교역직의 우위에 있을 수 없다는 원리이다. 정부조직에서도 교육부장관은 부총리로 세워 다른 부서 장관들보다 그 위상을 우위에 두고 있다.

그런데 우리는 반대로 하고 있다. 교육과 선교가 교회의 첫째 사명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따라서 교육원장이 사무총장의 지휘를 받는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다. 교육원은 교육원이사회가 전적으로 감독하고 운영해야 한다. 그리고 교육원 원장은 신학대학원의 교수급으로 하고, 그 임기도 무한정 연임이 가능하도록 조정해야 한다. 교육업무의 특성 때문이다.

교육원의 전원장인 나삼진 목사가 모든 것을 다 잘했다고 평가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가 장기간 동안 근무하였기 때문에 고신교회의 교육이 다른 큰 교단들을 앞설 수 있었다. 지금도 통합이나 합동측의 교육관계 인사들은 고신의 교육원이 생산해낸 교재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교육은 백년대계가 필요한 교회의 중심사역이다. 교회 안에 청소년들이 급격하게 줄어가고 있는 위기상황에서 고신교회는 다시 정신을 차리고 교육의 중흥을 위해 매진해야 한다. (다음은 은급재단에 관한 주제를 다룬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