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요일48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어서가 아니다
김기호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어서가 아니다
그것은
너를 위한
나의 낮아짐이요
나를 버려서
너를 얻는
사랑의 과정이다
내 사랑아 너는 아느냐?
구름이 비 되어 떨어지는
그 찬란한 몸짓을
태양이 비 그림자 뒤로 물러서는
그 아름다운 뒤안길을
끝내
비요일 비의 길을 따라
이 시 한 줄
네 가슴으로 흘러 보내는 내 사연을
이렇듯
나도
너를 위한
낮아짐과
죽음을 꿈꾸나니
비우고 버리고 털어서
네 안에서
찬란하게 부활할 수 있다면
온전한 비 한줄로
소멸하는 꿈을 오늘도 꾼다
사랑하는 내 사람아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없어서가 아니다
2017.3.31 찬란한 부활 주일을 기다리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