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한주 목사 /푸른숲교회

1964년 7월 10일 일본 아사히 신문은 혜성같이 나타난 한 평범한 주부의 문단 등단을 전했다. 미우라 아야코라는 여인이 쓴 “빙점”이 당선된 것이다. 42세인 그녀는 당선 통보를 받고 기쁨에 휩싸였지만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가 “내면의 점점 커지는 빛, 이 기쁨을 알리기 위해 글을 쓰겠습니다. 성경 말씀을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은 사람에게 전하는 것을 생애 목표로 삼겠습니다”라고 기도드렸다.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고 있는 미우라 아야코는 문학을 통해 복음의 가능성을 보여준 일본의 대표적인 작가다.

  일본은 복음화 율이 1%에 지나지 않는다. 한국의 20%에 비하면 엄청나게 적은 수다. 그런 환경 중에 어떻게 기독교 문학이 사랑을 받을 수 있었는가? 그것은 아야코가 1999년 세상을 떠날 때가지 96편의 기독교 소설을 썼는데 그 속에 인간이 가진 참된 삶과 죄와 고난을 통해 거듭나는 인간의 삶의 고뇌를 담았기 때문이다. 그의 기독교 신앙을 담은 문학세계에 감동 받아 신앙을 갖게 된 한국인도 많다.

  4월 Bridge 모임에 읽는 “빙점”은 아야코의 대표작이다. 인간은 누구나 사랑 원망 증오 복수 용서들이 살아 있으며, 인간 누구에게나 이러한 얼어붙는 “빙점”이 존재한다. “빙점”이 있는 죄인이 자신의 죄를 진심으로 깨닫고 회개하면 그 빙점이 녹을 수 있는 구원을 얻을 수 있으며, 최후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는다면 어떤 고난도 이길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빙점을 통해 절망에 빠진 사람들의 메마른 가슴을 적셔준다.

  초등학교 교사였던 아야코는 재직 중에 2차 세계대전의 패전을 맞는다. ‘천황’을 신이라고 가르쳐 온 자신에게 죄책감을 느끼고 그만둔다. 가치관을 상실한 허무감으로 이중 약혼을 한 그녀가 결국 폐결핵에 걸려 24세에서 37세까지 병원 침상에서 투병생활을 하게 된다. 매일 천장을 바라보면서 죽음의 공포와 싸웠다. 투병 생활을 하던 중 30세 되던 1952년 예수님을 영접하고 세례를 받았다.

  아야코는 세례를 받고 난 뒤에 성경을 읽지 않는 날이 없었다. 그리고 하나님 앞에 노출된 인간의 죄에 주목하면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죄많은 사람을 안다는 것은 곧 그 죄를 용서해 주시기 위해 독생자 예수 그리스도를 보내신 맑고 높으신 하나님의 사랑을 아는 것이었다.

  아야코가 고백하기를 “만일 내게 성경이 없었고 알지 못했다면 지금쯤 어떤 생활을 하고 있었을까 생각해 본다. 성경에 비춰본 내 자신이 너무나 보잘 것 없고 상처뿐이며 추악한 것이다. 그처럼 추악하고 상처뿐인 나를 용서해주시고 사랑하며 받아주신 예수님의 사랑을 작품에서 그려내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라고 했다. 그의 고백대로 그의 작품에는 복음을 증거하는 내용이 많다. 그래서 그의 문학은 “복음 증명의 문학”으로 불린다.

  미우라 아야코를 사랑한 1만 5천여 명의 독자들이 2억 앤을 기부하여 그녀를 기념하는 문학관을 세웠다. 전시실은 “빛 사랑 생명”이란 테마로 그녀가 걸어온 길을 나타내고 있다. 그녀는 떠났지만 남긴 글은 계속 수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두드리고 있다. “네 자신의 빙점”을 깨달으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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