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냐는 아프리카
국가 중 대표적인 기독교 국가로서 인구의 약 80%가 기독교 신자이며 이슬람교 및 타종교 신도는 15%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하나님과 예수의 존재를 모르는 케냐 사람은 거의 없으며 교회를 비롯한 기독교 단체들의 활동도 상대적으로 다른 아프리카 국가들보다는 활발한
편이다.
그러다 보니, 부정선거를 지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키바키 대통령를 필두로
한 정부 측과 오딩가 야당 지도자와 더불어 정부에 대항하는 반군은 모두 하나님께 이번 사태가 해결될 수 있도록 신앙적 힘을 베풀어주기를 바라고
있는 웃지 못 할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지난 주일에는 케냐 전역의 모든 교회에서 예배에 참석한 시민들 대부분이 이번 사태가
하루빨리 해결되길 기도했다. 이들은 정치인들이 하지 못한 ‘케냐의 평화’를 하나님께서 내려주길 원하고 있는 모습이다.
주일예배를 마친 케냐 시민인 제인 리운구는 “우리가 뽑은 정치 지도자들은
되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하고 말았다”며 깊은 실망감을 나타낸 뒤, “이들은 재앙을 우리에게 가져왔기 때문에 전지전능한 하나님께 케냐를 맡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개신교ㆍ가톨릭 등 교파를 초월한 케냐의 기독교 단체들도 오랜만에 하나로 연합해
기도회를 개최하면서 무고한 죽음을 애도하기 위해 침묵의 시간을 가졌다.
피비린내 나는 골육상잔이 계속될수록, 피해자들과 난민들은 자신들의 목숨을
지켜줄 수 있는 ‘도피처’를 찾고 있다. 현재까지 수만 명의 케냐 시민들이 교회와 성당, 경찰서, 국경 근처의 평원으로 숨어들고 있다. 엘도레트
지역에서 도망쳐 온 9천여 명의 난민들은 지역색과 부족색이 약한 대도시에 몰려와 현지 대성당 등에서 목숨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성공회의 거목이자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데스몬드 투투 대주교는
지난 수요일 케냐에 도착해 키바키 대통령과 오딩가 후보를 연달아 면담해 사태가 악화되는 것을 방지하려는 노력을 보여줬다.
지난 주일에는 로마 교황청의 수장인 베네딕트 16세가 ‘케냐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메시지를 보내온 바 있다.(뉴스미션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