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창기 목사가 보내 온 편지

“오늘 장로 두 개가 안수 받은 것을 축하합니다.”

20대 후반의 젊은 청년 하도례는 전쟁으로 폐허가 된 한국땅에 선교사로 지원했다. 처음에는 한국말을 잘하지 못해 송도교회의 장로 임직식에 축사를 하러 나가 장로 두 개라고 하고 말았던 것이다. 그가 내려오자 한부선 선교사는 “오늘 장로 두 마리 안하기 다행이다”라고 했다는 일화가 있다.


하도례 선교사는 고려신학대학원의 발전에 큰 역할을 한 교수이기도 하였는데 그에 대한 숨은 이야기가 얼마나 많은지 모른다. 신학생들과의 관계에서 일어난 일화들을 게시판 쉼터에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하도례 선교사는 휘튼대학과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20대의 젊은 나이에 미국 정통장로교[OPC] 선교사로 한국에 건너왔다. 그렇게 많은 재미나는 일화를 가지신 분이 지금은 만 82세가 되어 투병 중에 있다는 안타까운 소식이다. 미국에 체류하고 있는 코닷의 자문위원 황창기 목사가 생생한 그의 소식을 전해 왔다.


황창기 목사가 보내온 편지 전문

사모님 별세 후 투병중인 하 도례 교수님

                                                                                                     황 창기 [전 고신대 총장]


한 평생을 하나님 나라 건설을 위해 우리 교단을 중심으로 몸 바쳐 헌신하시던 하 도례 [Rev. Theodore Hard] 교수[선교사]님 소식입니다. 현재 만 82세로 3년 전에 췌장 암 수술을 받으시고, 현재 탈장[hernia]까지 겹쳐서 고생하시고 계십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그 동안 잘 간호해 오시던 사모님이 지난 해 6월 14일 백혈병과 그 합병증으로 8일 만에 갑자기 소천하시고, 목사님이 큰 충격과 고독 중에 혼자 투병 중이신 점입니다. 그래서 전에 살던 집을 떠나서 지금은 수도 워싱턴과 볼티모어에서 가까운 시케스빌 [Sykesville, MD]에 있는 어느 노인 시설 [retirement home]의 작은 방에서 혼자 계십니다. 그리로 가신 이유는 쉰 살이 넘은 막내아들이 그 근처에 있기 때문이랍니다. 그 가정이 차로 약 15분 거리라고 하니, 목사님은 혼자 계시며, 간병인도 없었습니다.


지난 12월 중순에 미국에 도착하자 하 도례 선교사님이 보낸 두통의 편지가 저의 집에 와 있었습니다. 사연인 즉 사모님이 갑자기 떠나시어 너무 기가 찬 가운데 계신다는 것입니다. 지난 해 5월경에 저도 사모님과 통화하였기에 너무나 충격적이었습니다. 안식학기로 칼빈대학이 있는 곳에서 처음으로 장거리 전화로 인사를 드렸던 것입니다. 그 때 하 목사님은 수술로 건강이 많이 좋아졌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나 청력 및 언어 장애로 말씀도 자연스럽지 못해 사모님의 도움으로 겨우 의사소통을 하는 처지였습니다. 그런데 그 사모님께서 갑자기 병들고 연로하신 목사님을 곁을 떠나버리셨으니.......!


 그 동안 편찮으시다는 소문에도 여러 가지 형편상 찾아뵙지 못하고 기도만 하던 중이었습니다. 마침 싸게 나온 비행기 표로 1시간 반을 날아갔습니다. 다음 날 [1월 9일] 미주 고신 증경 총회장 윤 정태 목사님의 차로 [이 병구 목사님과 같이] 하선교사님을 오랜만에 찾아뵈었습니다. 목사님은 우리가 도착할 즈음에는 문을 열어놓고 소파에 누워 기다리시다가 일어나 앉으시며 반갑게 맞아 주셨습니다. 양쪽 귀에 보청기를 꽂은 채 나약하고 수척하신 모습으로 겨우 움직이시었습니다. 그 날은 한 20 분도 못 견디시고 피곤해하셨습니다. 또 미리 약속한 식당에도 못가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집에 와서 그 아들에게 알아보았더니, 목사님은 15분 정도 쉬시면 회복되어 계속 이야기할 수 있으며, 얼마 전에는 형제자매들과 가까운 식당에서 같이 식사도 즐기셨답니다. 그러나 ‘격식을 갖춘 방문’은 오히려 부담스러워하신다고 일러주었습니다. 두 번 쯤 목사님을 근처 식당으로 모시겠다고 통보하였는데...     


그러면서도 헬라어 성경을 읽으시고, 히브리어 공부도 하신다고 했습니다. 성경도 더 많이 읽으시고 기도 생활 중에 우리 교단에 대한 기도도 많이 하신다고 하시었습니다. 방안에는 몇몇 신학 기본 참고도서가 책장에 있고, 한국에서 선교 사역 중에 찍은 사진들 중심의 자료 철 3권을 가까이 두고 계시었습니다. 제가 간단히 기도하였더니 목사님도 한국말로 기도해 주셨습니다. 인생을 정리하시는 복된 모습을 보여주셨습니다.

하도례 목사님은 휘튼대학과 웨스트민스터 신학대학원을 졸업하시고 20대의 젊은 나이에 미국 정통장로교[OPC] 선교사로 전쟁의 폐허뿐인 한국에 오셨습니다. 오자마자 송도의 옛 신학교 교사 건설 등 구제와 봉사에 바빠서 한국어도 제대로 못 익혔답니다. 가르칠 분이 없는 과목은 두루 맡아 우리 신학교육을 뒷바라지하시는 중에, 우리 한국 학자들은 별로 관심 없는 토속적 무속신앙 연구로 비교종교학 책도 내시었습니다. 특히 우리 도서관을 위하여 은퇴 후에도 장서수집에 심혈을 기울여 한국 굴지의 개혁신학도서관이 되게 하신 하 도례 교수님이십니다. 일등주의, 성공주의 그리고 실용주의로 병들어가는 한국교회에 “주님 앞에서[Coram Deo]의 신실 (faithfulness)”을 보여주시며 의의 면류관[딤후 4:8]을 기다리고 계십니다.


무엇보다도 이 번 방문으로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노약자’를 위한 ‘공동체’ 구축이야 말로 교회가 게을리 할 수 없는 주요 교단적 사역임을 깨닫습니다.

 

 

하도례 선교사 주소

Rev Ted Hard

Fairhaven

7200 Third Ave C-083

Sykesville MD 21784

Tel 410-795-3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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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도례 선교사의 사진을 가지고 계신 분은 choug2@hanmail.net 으로 연락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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