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9.12.7 토 10:45
상단여백
HOME 사설과소식 사설
〈사설〉이성구 목사, 한목협 대표회장 취임을 보며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는 고 옥한흠 목사가 주축이 되어 설립된 단체다. 옥 목사는 중년이 지나기까지도 연합운동에 별관심이 없었다. 교회정치에는 더욱 그랬다. 오직 목회에만 전심전력했다. 그러나 그는 갈가리 찢기고 타락한 조국교회를 바라보며 두려운 책임감을 느끼기 시작했다. 한 교회 목회만 잘 한다고 주님께 충성을 다한 것이 아니라는 강한 책임감을 느낀 것이다.

그는 손인웅, 윤희구, 전병금 목사 등과 함께한 자리에서 “한국 교회가 영적, 도덕적, 그리고 성장 면에서 위험한 고비에 있다. 이제는 갈라지고 싸우고 비판해서는 공멸할 위기이다.”라며 연합하여 갱신과 부흥운동을 일으키자고 호소했다. 그때가 1997년 10월 23일이었다. 1990년대 한국장로교회의 화두는 ‘갱신’과 ‘일치’였다. 해방 후 계속되어온 분열과 갈등에 대한 반성이 일어났던 것이다.

장로교에서는 통합측이 이를 가장 먼저 시작하였다. 통합측의 갱신그룹은 1991년에 [바른목회실천협의회]를 창립되었다. 1996년에는 기장측에서 [21세기목회협의회]를, 같은 해에 예장고신측에서는 [고신정신잇기목회자협의회]를, 예장합동측에서는 [교회갱신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가, 1997년에는 예장대신측에서 [대신사랑협의회]가 생겨나는 등 한국교회의 갱신과 일치를 표방하는 각 교단의 목회자 그룹들이 생겨났던 것이다.

이런 그룹들이 자연스럽게 연대를 하게 되면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설립으로 연결되었다. 한목협은 먼저 한국장로교목회자협의회(장목협)로 출발했다. 앞에서 이미 언급한 대로 1997년 10월 23일에 고신, 기장, 통합, 합동의 4개 장로교단의 갱신그룹 대표자들이 모여 장목협을 창립하였다.

창립 후 장목협은 1998년 3월 19일에 임원회가 모여 한국 사회의 위기상황을 정확하게 진단하여 이 시대의 교회가 구체적으로 감당해야 할 사역을 모색하고자 1998년 4월 14일 “한국 사회의 위기와 장로교회의 사회 선교적 과제”라는 주제로 제1회 교회 일치를 위한 열린마당을 가졌다.

이어 1998년 6월 16일 소망수양관에서 두 번째 연합수련회를 가진 장목협은 이 날 발표한 “교회개혁을 위한 선언”을 통해서 한국 교회의 대표적 연합기관인 한기총과 KNCC가 나뉘어져 있는 데에 따른 병폐를 지적하고 양쪽의 기구적 통합을 촉구하였다. 이것이 계기가 되어 장목협은 한국교회의 회개와 영적 각성, 일치와 연합, 절제와 나눔의 운동에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고, 나아가 이런 운동이 한국교회 전체로 확장되기를 바라는 마음들이 모아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다가 바로 그해 11월 26일 사랑의교회에서 감리교회, 나사렛교회, 루터교회, 성결교회, 성공회, 장로교회, 침례교회, 하나님의 성회에 속한 15개 교단 목회자들이 모여 "분열된 한국교회의 일치(Unity)와 갱신(Renewal), 사회와 국가에 대한 한국교회의 섬김(Diakonia)을 다한다,"는 사명에 뜻을 같이 하며 한목협을 창립하였다.

고신은 고신정신잇기목회자협의회(당시 대표 윤희구)란 이름으로 처음부터 이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활동해왔다. 한목협은 올해 11월이면 설립19주년이다. 지난 20일에 19회 전국수련회가 “종교개혁500주년기념, 한국교화 갈 길을 모색한다”는 주제로 천안의 고려신학대학원에서 개최되었다. 주목할 일은 옥한흠, 손인웅, 전병금, 김경원 목사에 이어 제5대 대표회장에 고신 소속의 이성구 목사가 선임된 일이다.

이 목사는 그 동안 한목협의 큰 머슴이었다. 그야말로 한목협의 실제적인 대표적인 활동가였다. 그는 상임총무를 무려 6년 동안 역임했다. 부산에 있으면서 이웃집에 가듯 서울을 드나들며 종횡무진으로 뛰었다. 그는 어떤 보상도 명예도 바라지 않고 오직 교회의 갱신과 연합을 위해 봉사하였다. 그가 대표회장이 된 것은 너무나 자연스런 과정이다. 여기엔 아무런 명예도 영광도 실권도 없다. 여전히 희생하고 헌신하며 뛰어야 한다.

한 때 한기총과 같은 단체는 그 회장이 대외적으로 한국교회를 대표한다 하여 엄청난 명예와 영광스런 직책으로 여겼다. 그래서 어떤 목사들은 수억 혹은 수십억 원의 돈을 써가며 선거운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결국 한국교회의 타락을 대표하는 기관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세속적인 명예와 힘이 있는 곳은 반드시 타락하도록 돼있다. 한목협이 20년 가까이 지나오면서도 그 순수성을 지켜올 수 있었던 것은 거기에는 어떤 영광도 권세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편 지금은 한목협의 영향력이 크게 약화된 상황이다. 여러 가지 이유들이 있지만 가장 직접적인 이유는 한목협 설립의 모체가 되었던 사랑의교회가 한목협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옥 목사의 후임인 오정현 목사가 교회당 건축을 하면서 여러 가지 스캔들에 시달리게 되었고, 이로 인해 갱신과 연합 그리고 봉사라는 한목협의 설립정신과 괴리되는 모양새로 나타나게 되었다.

또 사랑의교회가 소속한 합동측도 “한국교회의 타락을 견인하고 있는 교단”이란 비난을 받기 시작하면서 갱신운동의 주도권을 잃어왔다. 고신측도 해방 후 초기에는 강력한 영적인 영향력을 가지고 교회의 개혁을 이끌었다. 그러나 경상도라는 지정학적 한계에다 개혁을 부르짖으면서도 실제적인 열매는 별로 보여주지 못 하였고 그러면서 교단의 정체성만 지나치게 강조하다보니 다른 교회들로부터 바리새파라는 오해를 받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고신을 바라본다. 고신을 기대한다. 왜냐하면 교회갱신, 연합과 일치, 이웃봉사라는 기치를 내세운 한목협의 설립이념을 회복하고 실현할만한 교회는 역시 고신교회라는 희망과 기대가 아직도 한국교회 안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고신이 가졌던 설립정신이 바로 한목협의 설립정신과 잇대어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신에 소속한 이성구 목사가 한목협의 대표자가 되었다는 것이 갖는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성구 목사는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에 남다른 사명감과 열정을 가진 사람이다. 간혹 세련되지 못한 언동 때문에 손상을 입은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개혁교회를 세우고자 하는 열정은 그 누구도 흉내 내기 힘들 정도다. 우리는 이 목사가 이런 열정과 사명감을 펼쳐갈 수 있도록 고신교회가 적극 협력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며 호소한다. 우리 고신교회가 한국교회를 위해 다시 한 번 사명감을 가지고 일어서야 한다.

대부분의 한국교회가 일본 신사 앞에 무릎을 꿇은 너무나 가슴 아픈 상황을 바라보며 “개혁주의 대한교회 건설”을 모토로 내세우고 회개운동을 전개했던 선진들을 생각하며, 이런 일에 우리도 힘을 합해 헌신하자. 이런 운동은 혼자서 그리고 개교회적으로는 불가능하다. 연합해야 한다. 사무엘이 회개운동을 일으킬 때 그는 “미스바로 모이라”고 외쳤다. 모여서 제단을 쌓고 물을 부으며 회개했다. 그리고 자기 소견에 옳은 대로 행하던 사사시대가 끝나고 다윗의 왕국 곧 하나님나라가 서게 되었다.

종교개혁500주년을 맞으며 한국교회의 개혁의 길을 함께 걸어가자.

코닷  webmaster@kscoramdeo.com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코닷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