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 제7차 구약과 목회의 만남: 이사야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회장 현창학 박사)는 ”이사야를 어떻게 설교할 것인가?"란 주제로 지난 6월 22일 삼일교회(담임 송태근 목사)당에서 '제7차 구약과 목회와의 만남' 학회를 가졌다. 송태근 목사가 설교한 개회예배 후에 김창대 박사(안양대)가 “이사야의 구조와 신학적 주제들”, 장세훈 박사(국제신대)가 “귀머거리 모티브로 읽는 왕들의 이야기”, 이희성 박사(총신대)가 “이사야 40-66장에 나타난 종의 교회론적 해석과 적용”이라는 주제로 각각 발표했다.

학회장 현창학 박사(좌)와 발표하는 김창대 박사(가운데)

이사야와 복음

김창대 박사(안양대)는 “이사야의 구조와 신학적 주제들” 논문을 통해 "신약에서 가장 많이 인용된 구약 성경이 시편과 이사야와 신명기"라 밝히고, 특히 이사야는 예수께서 공생애를 시작할 때 자신의 사역을 규정하는 본문으로 인용한 책이기에 신약의 복음을 이해하는 데에 귀중한 통찰력과 지식을 전달해 준다고 했다.

김 박사에 의하면, 이사야서가 복음을 이야기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강단에서 이사야서 본문을 가지고 선포되는 메시지들은 주로 고난 주간에서 이사야 53장의 고난 받는 종의 이야기와 크리스마스 시즌에 단골메뉴로 등장하는 동정녀 탄생에 관한 본문(사 7:14)에 한정되어 있다.”고 한다.

그는 "이사야서는 다른 선지서들과 달리 매우 복잡한 구조로 얽혀져 있기에, 언뜻 여러 자료들이 아무렇게나 배열된 글이라는 인상을 주지만, 자세히 보면 이사야서만큼 주도면밀하게 종말에 이루어질 하나님 나라의 청사진을 제시하는 책도 없다"고 밝혔다. 김 박사는 유다의 심판 이후에 열국의 심판이 있고, 최종적으로 시온이 회복될 것이라는 라는 이사야서의 큰 틀 속에서 하나님 나라의 청사진이 제시된다고 했다.

목회자들의 뜨거운 관심 가운데 진행되고 있는 한국복음주의구약학회 현장

하나님의 계획은 심판 아닌 희망

김 박사는 "이사야서는 유다의 심판과 열국의 심판을 다룰 때, 심판 본문 사이에 종말의 회복을 삽입하는 것을 잊지 않는다"고 말했다. 심판의 문맥에서 회복이라는 희망의 메시지가 갑자기 튀어나오는 구조는 하나님의 계획이 결국에 심판이 아닌 희망임을 부각시키기 위한 이사야서의 수사적 기법이라고 전했다. 그는 "이런 이사야서의 특성을 이해한다면 이사야서는 간절한 하나님의 마음을 무엇보다 잘 전달하는 귀중한 보고"라고 했다.

김창대 박사는 이사야서의 구체적인 구조에 대해 "유다의 심판-열국의 심판-메시아의 출현-새 언약 체결과 시온의 회복(새로운 창조 질서 동반)―여호와의 종들인 남은 자의 출현 이라는 종말의 회복 프로그램을 제시하는 구도"라고 했다. 그는 "이사야서의 신학적 주제들은 유기적인 네트워크를 이루면서 종말에 시온의 회복이 갖는 의미들을 생생하게 증언한다"면서 "이사야서를 아우르는 통합적 주제는 회복된 시온이 공의와 의로 빛나는 데에 있다"고 다음과 같이 전했다.

"원래 하나님은 시온을 공의와 의로 빛나게 하여 그 빛을 바라보고 열국이 찾아와서 열국도 하나님의 자녀가 되게 하는 계획을 세우셨다. 하지만 유다는 탐욕으로 인해 공의와 의에 눈과 귀를 닫고 어둠에 거하는 맹인과 귀머거리로 전락했다. 그 결과 하나님은 그들에게 흑암의 심판을 내려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게 하셨다. 어둠을 좋아하는 그들에게 어둠에 갇히는 심판을 내린 셈이다.

하지만 하나님의 계획은 심판이 아니라 회복이기 때문에, 종말에 시온을 회복시켜 시온을 다시 공의와 의로 빛나는 곳으로 만드실 것이다. 이를 위해 메시아가 오셔서 대속의 죽음을 통해 새 언약이 체결되고 시온이 회복될 것이다. 그래서 새 언약의 수혜자인 여호와의 종들이 시온에 거할 것이다.

이들이 시온에서 공의와 의를 행할 것인데, 이는 전적으로 성령의 사역의 결과다(44:2; 59:21). 회복된 시온(또는 새 예루살렘)은 하나님 나라의 중심부이다. 종말의 시온은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새로운 창조 질서를 동반할 것이다. 이로써 시온의 회복은 하나님 나라를 완성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이사야서가 말씀하는 구원의 목적

김 박사는 "이런 이사야의 구조와 서로 유기적 네트워크를 이루는 신학적 주제들을 안다면, 설교자는 성도의 구원의 목적이 무엇인지 알 수 있다고 했다. 성도의 구원의 목적은 성령을 통해 공의와 의를 실행하는 데에 있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설교자들은 "우리의 구원은 시온으로 대변되는 하나님 나라를 세우는 공동체적 책임을 가지고 있고, 성도의 구원은 공동체를 넘어 창조질서를 세우는 우주적 의미가 있다"는 것도 알 수 있게 된다고 했다. 김 박사는 이사야서의 이런 구조와 신학적 주제들을 통해서 설교자들은 더욱 풍성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발표를 마쳤다.

 

학회장 현창학 박사(합동신학대학원 구약학 교수)는 학회와 목회가 서로 만나는 것이 중요하다며, 한국복음주의구약신학회가 한국교회를 섬기고 목회를 도울 뿐만 아니라 목회 현장의 소리를 경청함으로 학문 활동을 발전 시킬 수 있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학회장의 바람에 부응하듯이 이번 학회는 이사야서에 대한 학문적 연구를 설교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데 중점을 둔 모습이었고, 학자들 뿐 아니라 목회자들도 많이 참석한 이번 학회는 은혜로운 분위기 가운데 마무리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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