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목윤, 종교개혁500주년과 목회자 윤리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이하 한목윤)는 20일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종교개혁500주년과 목회자 윤리”라는 주제로 발표회를 가졌다.

한목윤 발표회 발표자들과 임원들

발표회에 앞서 드려진 개회예배 설교를 통해 김명혁 목사(한목윤 위원, 강변교회원로)는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으면서 한국교회가 종교개혁자들로부터 배워야 할 것은 배타적인 독선이 아닌 ‘포용적인 연합과 일치’”라며, 종교개혁자들은 자기들의 소신을 분명하고 강하게 주장했지만 다른 종교개혁주의자들을 부정적으로 비판하면서 투쟁하지는 않았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우리들은 조금씩 다른 주장을 했던 종교개혁자들을 각각 다른 입장에서 존중하며 배우려고 하되 쏠라 루터, 쏠라 칼빈, 쏠라 웨슬레, 쏠라 쯔윙글리 라는 모토를 내 세우면서 서로 싸우지“ 말고, ”연합과 협력과 일치를 이루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자고 설교했다.

설교하는 김명혁 목사

첫 번째 발표자로 나선 이원규 교수(감신대 은퇴교수, 종교사회학)는 “한국교회의 위기와 목회자의 윤리적 책임: 종교개혁의 의미를 되새김”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한국교회가 사회적인 신뢰를 상실하고, 쇠퇴를 촉발하게 된 것은 한국교회가 영성과 도덕성을 상실했다는 데 기인하고”있으며, “여기에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책임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교회가 위기의 본질은 단순히 교세가 약해지고 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교회의 본질인 영성과 도덕성을 잃으면서 사회적 존경과 신뢰도 함께 잃고 있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이런 본질적 위기의 중앙에 목회자가 있다며, 한국교회 개혁의 대상인 목회자들이 먼저 회개하고 변화되어야 한다고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이원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믿음을 단순히 복을 받기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킨, 은총보다 자신의 공로에 의지하려는, 성경의 가르침대로 살지 않고 있는 교회(목회자, 교인)의 현실에 대한 통렬한 회개운동이 먼저 있어야 하겠다. 전통주의, 권위주의, 파벌주의, 물질주의에 물들어 있는 비신앙적인 틀을 깨뜨려야 한다. 하나님보다 이 세상적인 것(돈, 권력, 지위, 명예)을 더 사랑하고, 기독교인다운 도덕적 삶을 살지 못하고, 서로 하나 되는 공동체적인 관계를 갖지 못했던 모습을 청산하고 새롭게 거듭나야 할 것이다.”

김주한 교수(한신대학교 신학과, 교회사학)는 “종교개혁 시대 목회 윤리와 신학”을 주제로 발표했다. 김 교수는 “목사의 지도력은 곧 교회 신뢰도와 직결되어 있으며 사회적 공신력 부문과도 밀접하게 관계되어 있기 때문”에 “오늘 한국교회 목회자 리더십 영역에 대한 반성과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무엇이 목회자의 자질과 능력을 구성하는 요소인지를 종교개혁자들의 목회 윤리를 통해 4가지로 제시했다.

김주한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첫째 학문적인 소양이다. 목회자는 기본적으로 성경과 신학의 풍부한 이론적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다시 말해 신학교육의 전문화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둘째 투철한 공인의식이다. 교회는 결코 특정인의 사적인 영역이나 소유가 아니다. 종교개혁운동이 남긴 최대의 유산은 교회의 사회적 책임, 즉 ‘공공성’으로 요약해 볼 수 있다.

셋째 민주적인 소양과 자질이다. 즉 목회 영역의 분권화가 필요하다. 목회자 한 사람에게 과도한 권한이 집중되어 있다면 교회 질서는 권위적일 수밖에 없다. 흔히 카리스마적 리더십과 제왕적 리더십을 혼동하는 경우가 있다.

마지막으로 소명의식이다. 종교개혁자들이 곳곳에서 강조했듯이 목회자에게는 목회자 직분의 신비성과 거룩성, 그리고 영예로움에 대한 철저한 자기인식이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어야 한다.

세 번째로 이은선 교수(안양대 기독교문화학과)가 “종교개혁과 목회자 윤리”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이 교수는 종교개혁자들이 제시한 목사상을 다양한 자료를 들어 언급하며,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윤리갱신을 위해 6가지 제언을 했다.

발표하는 이은선 교수

1. 종교개혁 신학의 구현을 위한 신학교육의 갱신

종교개혁 시기에 신학교육의 갱신을 통하여 교회를 개혁하고 나아가 도시의 사회를 개혁하였다. 이러한 측면에서 종교개혁 신학을 구현하는 신학교육의 갱신이 이루어져야 하겠다.

2. 목회자 윤리 확립을 위한 신학교육의 갱신

종교개혁자들은 당시에 타락했던 로마가톨릭교회의 부패한 교회상과 지배하는 목회자상을 극복하기 위하여 종교개혁을 진행하였다. 그러한 종교개혁의 진행은 새로운 목회자상을 구축하여 올바른 목회 윤리를 형성하려는 작업이었다.

3. 교권화된 교회정치 구조의 개혁

종교개혁은 근본적으로 부패한 로마가톨릭교회에 대한 저항이었다. 그러므로 종교개혁은 근본적으로 부패와 타락에 대한 강력하고 지속적인 저항정신의 표출이었다. 그러한 저항정신은 개혁교회는 항상 개혁되어야 한다는 표어 속에 잘 표현되어 있다. 구르는 돌은 이끼가 끼지 않지만, 멈춰 서 있는 돌은 이끼가 낀다.

4. 교회의 목사직 세습의 근절과 목회자들의 은퇴제도 마련

중세 말에 이르러 교회부패의 가장 근본적인 원인이 바로 성직자들의 성직의 세습이었다. 로마가톨릭교회에서 성직 독신제가 시행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성직세습이 교회타락의 주범이었다. 오늘날 한국교회 안에서도 목사직의 세습이 커다란 논란이 되고 있다.

많은 교회들에서 목회자들의 은퇴와 관련하여 여러 가지 문제점들이 불거지고 있다. 특히 과거보다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은퇴이후의 생활문제와 관련하여 교회들마다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겪고 있으므로, 이 문제 해결을 위한 제도적인 방안이 모색되어야 할 것이다.

5. 교회의 공적 역할에 대한 올바른 이해

오늘날 신학의 공공성을 회복해야 한다는 논의가 다양하게 제기되고 있다. 신학의 공공성은 기독교신앙이 개인의 구원과 심령의 평안을 추구하는 것을 넘어서서 사회의 공적인 문제에 대한 올바른 신학적인 방향을 모색하는 것이므로 대단히 중요한 문제이다.

6. 치리제도를 교회 양육을 통한 성도의 성숙과 목회상담의 활성화 방안 마련

종교개혁 당시의 Discipline은 단순하게 잘못된 행위에 대한 권징만이 아니라, 성도들의 건전한 영적 성숙을 도모하는 양육의 개념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츠빙글리, 부처, 칼빈으로 이어지는 치리에 대한 강조는 그들의 영적인 성숙을 도모하는 것이었다. 그러므로 오늘날 성도들의 건전한 영적인 성숙을 도모하려는 설교와 교리교육 등을 통한 교육목회, 제자훈련 등을 필요한 인격적인 성숙, 그리고 성도들의 삶의 문제를 상담을 통해 해결하려는 목회상담제도의 심화 등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목윤 서기 정주채 목사(향상교회 은퇴)와 참가자 모두가 “윤리적인 바른 삶을 살기로 다짐”이라는 성명서를 낭독함으로 발표회 모든 순서를 마쳤다.

정주채 목사가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우리는 다음과 같이 올바르게 살기로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부와 명예와 권세의 유혹을 이기고 평생토록 낮은 자리에서 섬기는 자로 살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가 사회로부터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스스로 정직, 근면할 뿐 아니라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정직운동에 적극 참여토록 격려하고 고무하는 지도자가 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의 불투명하고 독단적인 재정운영이 목회자를 부패시키고 교회의 화합을 깨는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하며, 따라서 교회의 재정은 교인들의 감시와 감독을 받을 수 있도록 공개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무방비 상태로 노출된 현대사회의 온갖 유혹으로부터 자신과 가정과 교회를 지키는 순결운동에 앞장 설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자녀나 친족에게 담임목사의 자리를 대물림하는 일을 하지 않을 것을 결단하며, 지금도 한국교회에서 계속되고 있는 담임목사직 “세습”을 근절하는 일에 앞장설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교회가 양적 성장주의에 함몰되지 않도록 자기를 지키며 교회의 갱신과 진정한 부흥을 위해 말씀과 기도에 더욱 전념할 것을 다짐한다.

하나,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와 사랑으로 모든 관계에서 긍휼과 용서와 화해와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나아가 조국의 평화통일을 위해 헌신할 것을 다짐한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