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회 총회상정안건 분석3- 논문 쓰지 않고 졸업한 신학생 설교원고 쓰기도 어렵다

고신총회 남마산노회(노회장 원대연 목사)는 제 62회 정기노회(2017년 4월 18일)에서 “교회정치 중 목사고시 과목 수정 청원건”을 결의하여 총회에 상정했다. 남마산노회 상정안건은 교회정치 제 16장 제 175조(목사고시) 2번의 고시과목에 대한 부분에서 ‘논문’ 과목을 삭제해달라는 청원이다.

현재 목사고시 과목은 논문, 주해, 기록설교, 예배지침, 교회정치, 권징조례, 목회학, 설교 및 구두시험이다. 남마산노회 상정안건은 이 중에서 논문 과목을 빼달라는 요청이다. 남마산노회는 안건 제안 설명에서 그 이유를 밝히고 있다.

“고려신학대학원에서 논문작성법에 대하여 가르치는 교과과정이 없을 뿐만 아니라 고려신학대학원을 졸업할 때까지 논문은 선택으로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문을 쓰지 않기 때문에 목사고시에도 논문을 선택으로 하든지 쓰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됩니다.”

남마산노회 고시부 관계자에 따르면, 목사고시 대상자들에게 “신학의 요긴한 문제에 대한 논문” 주제를 정해 논문 쓰기를 요구해도 대부분의 강도사들이 논문 작성법조차 모르고 있어 논문 쓰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그 관계자는 이러한 문제는 다름 아닌 신학대학원의 교과과정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현재 신학대학원 졸업을 위해 논문은 필수과목이 아니고 선택 과목이다. 따라서 거의 대부분의 학생들이 논문을 쓰지 않고 신대원 목회학 석사(M.div.)과정을 졸업 한다. 신학교에서 한 번도 써보지 않은 논문을 목사고시 볼 때 쓰려고 하니 쓰는 사람도 힘들고 지도하는 고시부원들도 난감하다는 말이다.

이 문제는 다만 고려신학대학원 만의 문제는 아니다. 현재 국내 대부분 신학대학들의 M.div. 과정에서 논문은 필수과목이 아니다. 심지어 M.div.과정을 마친 사람들이 지원하는 신학석사(Th.M.)과정도 논문을 쓰지 않고 졸업할 수 있는 학교들이 많다. 또한 소위 석박사 통합과정이라고 불리는 아카데믹 코스에서도 석사 논문을 쓰지 않고 바로 박사과정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이유로 많은 신학도들이 논문을 한 번도 써보지 않고 목회학 석사와 심지어 신학석사 학위까지 받게 된다.

‘석사학위 논문에서 무슨 선한 것을 기대할 수 있겠느냐?’ ‘학문적으로 의미가 없는 수준의 논문을 쓰느니 시험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 이런 이유들로 석사학위 과정의 논문쓰기는 일반학과에서도 없어지는 추세이다. 그러나 석사과정에서의 논문쓰기는 학문적인 공헌을 위한 것이라기보다는 학문적 훈련을 위한 것이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어떤 주제에 대해서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고 자신의 생각을 글로 표현할 수 있는 기본적인 훈련이 필요하다.

남마산 노회 고시부 관계자는 “논문 쓰는 법을 배우지 않고 졸업한 강도사들이 무슨 설교를 준비할 수 있습니까? 어떤 논리로 어떤 주장을 전개해 갈 수 있겠습니까?”라고 주장한다. 신대원에서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이 안된 상태에서는 졸업하면 설교원고 쓰기조차 어려워 질 수 있다는 말이다.

“신대원을 졸업할 때는 반드시 교수들이 논문지도를 하고 논문 한편은 제대로 쓰고 졸업시키도록 법안을 바꾸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신대원 교수님들은 이러한 사명감을 가지고 논문을 지도하고 글쓰기를 가르쳐야 합니다.” 

남마산노회 고시부 관계자의 말처럼, 목사고시 논문과목 삭제 안건의 진의는 신대원에서 졸업논문 쓰기를 필수과목으로 하여 신학생들에게 기본적인 글쓰기 훈련을 시켜 달라는 요청이라고 볼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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