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UPDATE : 2017.10.18 수 07:20
상단여백
HOME 소식 고신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던 아프간을 위하여아프간 순교 10주년 기념예배, 순교의 역사 이어 쓰는 순교자의 후예들

2007년 7월 19일 벌어진 아프간 피랍 사태, 당시 샘물교회가 파송한 아프가니스탄 단기봉사팀 23명이 탈레반 무장 세력에 납치됐다가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형제가 살해당하고 40일 만에 21명이 풀려났다.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형제가 아프가니스탄에서 순교한 이후 10년이 흘렀다. 당시 샘물교회 담임이었던 박은조 목사는 “성도들과 교회가 큰 시련을 당하고 있는 와중에 샘물교회 때문에 한국교회 전체가 비난을 받는 당시의 상황은 견디기 힘들었고 억울하기까지 했다.”고 밝혔다. 10년이 지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죽음의 문턱에서 살아 돌아온 이들에게 아프간은 어떤 땅이며, 그들은 지금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박은조 목사는 ‘다시는 생각하고 싶지도 않던’ 그 곳, 아프간을 위한 선교단체(KCF, Korean Church for Afganistan)를 만들었고, ‘아프간 민족에게 어떻게 하면 복음을 전할 수 있을지’ 고민하며 아프간을 섬기고 있었다. 당시 21명의 피랍자 중에서도 몇 명은 여전히 아프간 민족을 돕는 사역을 하고 있다. 샘물교회는 아프간 난민들을 위한 쉼터를 마련하고 아프간 사람들을 섬기고 있다.

2017 순교자기념 연합집회가 열리고 있는 샘물교회당

2007년 당시 아프간 피랍 사건을 공유한 샘물교회, 은혜샘물교회, 좋은나무교회는 10주년을 맞아 2017 순교자기념 연합집회를 지난 7월 22일부터 23일까지 샘물교회당에서 가졌다. '순교자의 길, 제자의 삶'(사나 죽으나 우리가 주의 것이로다, 로마서 14:8)을 주제로 한 이번 집회는 22일 오후 피랍자 모임과 순교기념 조형물 제막식 및 순교기념관 리모델링 개관식, 선교포럼, 23일 순교기념 1~4부 주일예배와 순교자기념 연합예배로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배형규 목사, 심성민 형제의 유가족과 당시 함께 피랍된 21명의 귀환자 중 10여 명 및 교회 성도들이 참석했다.

순교자 기념예배 참석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다니엘12장 1-4절을 본문으로 “별과 같이 빛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설교한 박은조 목사는 순교한 배형규 목사와 심성민 형제를 추억하면서 "순교 10년을 맞는 지금 아주 최근에 시작된 아프간 민족을 위한 기도운동을 여러분 모두와 나누고 싶다. 오늘날 터키의 난민들 사이에서 새롭게 일어나는 모라비안 운동을 위해 함께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사건 발생 당시에는 "사람이 죽고, 돌아오지 못할까봐 너무 두려워서, 돌아온 이들이 정상적으로 회복될 지 안 될지 너무 겁이 나서 하나님의 뜻을 제대로 보지 못했다"고 고백한 그는 "저부터도 하나님이 무슨 계획을 가지고 계신지 모르고 하루하루 버텼다. 시간이 지나 하나님의 말씀을 마음에 담기 시작하면서, 하나님이 행하신 일들을 오히려 세월이 지나면서 더 명확하게 깨닫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별과 같이 빛나는 사람”이라는 주제로 설교하는 박은조 목사

그는 "당시 피랍된 23명 중 2분이 돌아가시고 남은 21명이 40여 일 동안 죽음과 같은 고통의 시간을 보내는 동안, 이 예배당을 가득 메우며 기도한 성도들과 전 세계에서 기도한 많은 분이 있다"며 "그 모든 일을 통해 하나님께서는 이 땅에서 가장 곤고하게 사는 아프간 민족에게 모든 이의 시선과 관심을 끌어오신 것이 틀림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지금으로부터 약 300년 전 난민이 된 모라비안들에 의해 시작된 개신교 세계선교 운동을 소개하고, 오늘날 이 같은 모라비안 운동이 터키에서 일어나도록 선교사들이 기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박 목사는 "터키에는 약 450만 명의 난민이 머물고 있으며, 그 중 가장 많은 시리아 난민이 300만 명, 아프간 난민은 15만 명이 있다"며 "이들이 전국에 흩어지는 곳에 터키교회가 앞장서 난민을 복음화하려고 하는데 역부족이다. 감사한 것은 이란교회가 부흥하면서 터키에 있는 이란 난민 2만 명 중 약 8천 명이 적극적인 그리스도인이고, 이들이 가는 곳마다 교회를 세워서 같은 언어를 쓰는 이란교회 때문에 아프간 교회가 터키 땅 여기저기에 세워지는 초입에 놓여있다"고 밝혔다.

그는 "난민 정책이 5~10년 안에 바뀔 가능성이 커 이 모라비안 운동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며 "그러나 하나님께서 여러 가지 방법으로 선교사들의 꿈을 축복하는 것을 보았다. 하나님이 새로운 난민운동, 새로운 시대의 모라비안 운동을 허락해주신다면 우리 시대에 가장 중요한 신앙운동, 영성운동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하고 기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유가족 인사를 전한 심성민 형제의 아버지 심진표 씨

유가족 인사를 전한 심성민 형제의 아버지 심진표 씨는 "어언 10년 세월이 되었는데, 유수와 같이 세월이 빠르다. 결국 인생살이가 돌아보면 찰나라는 것을 이런 데서 교훈을 얻게 된다"며 "배형규 목사님이 하신 말처럼 먹고 살고 생존해가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이제는 무언가를 전하고 남기고 인생을 마칠 것인가를 생각하고 싶다"고 말했다.

배형규 목사의 형 배신규 장로는 "그때 배 목사의 딸이 초등학교 3학년이었는데 대학생이 됐다"며 "10년 동안 샘물교회가 기억해주고 예배 드려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배형규 목사의 삶을 통해 얻은 한 가지 교훈은 배 목사가 청년들을 하나님의 사람으로 키우는 데 일생을 거는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했던 것처럼 저 자신은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길 원하는가이다"며 "개인적으로도 어떤 사람으로 살 것인가에 대해 하나님 앞에 깊이 묵상하고, 샘물교회도 순교 정신을 기리고 잘 계승해서 이 세상에 수많은 교회 중 또 하나의 교회로 남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나라를 위해서 이 세상에 꼭 필요한 교회로 세워져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배형규 목사의 형 배신규 장로

박은조 목사는 기자와의 인터뷰를 통해 사람이 죽어가는 고통을 겪으며 동시에 평생 욕을 먹을 다 먹었던 그 당시를 회상하며 다음과 같은 이야기를 전했다.

“두 번째 순교가 있고 며칠 후 아침에 원망 섞인 기도를 하고 서재에서 눈을 감고 있는데 갑자기 한 장면이 떠오르는 겁니다. 우리 아버지와 어머니가 사람들에게 돌을 맞고 있는 장면이었어요. 그런데 제가 팔짱만 끼고 있는 모습이 보이는 겁니다. 하나님이 무엇을 말씀하는지 단번에 느낄 수 있었습니다. 나의 아버지와 어머니 같은 한국교회가 욕을 먹고 있는데 내가 그것을 조금도 마음 아파하지 않고, 나는 그렇게 욕먹을 짓 안 했다는 기도를 몇날 며칠을 하고 있던 겁니다. 울면서 회개기도하고 자리를 털고 집으로 가는데, 마음에 두려움이 없어지고 욕을 먹어도 내가 한국교회와 함께 간다는 마음의 담대함이 생겼습니다. 그 사건이 저에게 굉장히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던 것 같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에는 하나님께서 주신 깨달음이 있고, 아픔이나 트라우마는 없습니다. 하나님께서 함께 이 짐을 지고 가야된다는 성숙한 마음을 주셨습니다. 한국교회와 함께 이 민족을 도우라는 하나님의 음성이 10년 전 아프간 피랍 사건을 통해 떨어진 게 아닌가 싶습니다. 저 혼자만 이렇게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한국교회 전체가 조금 더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10년 전에 당신의 백성 23명을 붙잡고 전 세계의 이목을 40일 동안 집중시킨 하나님의 뜻, 아프간 민족을 섬기라는 그 뜻을 한국교회 모두가 함께 품었으면 좋겠습니다.”

아프간 피랍 10년이 지난 지금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을까? 납치, 협박, 감금, 고통, 죽음 그리고 온갖 비난과 욕설을 안겨주었던 그 곳, 아프간을 사랑하며 섬기는 주의 사람들이 일어나고 있었다.

순교자 유가족들이 인사하고 있다.
박은조 목사(좌) 최문식 목사(가운데)

김대진  wisestar21@gmail.com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김대진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