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만(열방교회 담임)

몇 해 전인지는 잘 기억이 안 나지만 중국에서 계란을 만들어 판다는 웃지 못 할 소식을 접한 적이 있다. 무생물이나 기계는 몰라도 생명이 있는 계란을 짝퉁으로 만든다는 이야기는 판타지에나 나오는 이야기일 법하다. 어떻게 노란자와 흰자가 들어 있는 똑 같은 모양의 계란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인가? 세상에는 많은 이미테이션이 있기에 그것도 가능하다고 생각은 할 수 있다. 생명 자체가 없고 겉모양만 같은 계란이니까?

그런데 올해 들어와서 계란에 대한 파동을 두 번 겪으면서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계란은 국민들이 즐겨먹고 없어서는 안 되는 먹거리이다. 거의 대부분의 음식에 필수적으로 들어가야 하는 것이 달걀이다. 무엇보다 여름에는 냉면이나 막국수에는 반드시 계란이 들어간다. 계란의 노른자가 냉면과 막국수를 만드는 메밀의 독성을 순화시켜 사람에게 해독이 되도록 한단다. 계란은 서민들과 직장인들이 즐겨먹는 김밥에 필수적으로 들어간다. 계란이 들어가지 않는 김밥을 생각할 수 없다.

필자는 어릴 때 어머니가 만들어 주시던 도시락에 계란이 하나 프라이가 되어 있는 날엔 얼마나 기뻐하면서 먹었는지 모른다. 50여 년 전만 해도 계란은 아주 특별한 요리였다. 뿐만 아니라 요사히 신세대는 빵을 밥보다 더 선호한다. 입맛과 식성이 서구화 되면서 빵을 좋아한다. 빵의 주 성분은 밀가루이지만 그 속에 계란이 들어가지 않으면 맛이 제대로 나지 않고 영양가도 부족하게 된단다.

봄에 AI로 인하여 양계장의 닭이 살처분 되면서 계란 파동이 일어날 때도 빵 값이 천정부지로 올랐다. 미국과 호주 등 여러 나라에서 계란을 수입하는 해프닝이 있었다. 자체 생산량이 부족하여 계란 값이 오르면서 빵 값도 덩달아 오르게 되었고, 그 뒤 안정이 되었지만 여전히 빵 값은 요지부동이다. 빵집에 가서 빵 하나 사려고 하면 2000원 상당의 가격을 지불해야 살 수 있었다. 계란 파동 전에는 1000-1500원 정도 하던 것이 25% 이상 올랐다.

조금 안정이 되는가 싶더니 이제는 살충제 사건으로 계란 파동이 불에 기름을 붇듯이 먹거리에 치명적인 타격을 주었다. 이제는 계란 값이 오르는 것이 아니라 아예 국민들이 계란을 먹는 것을 꺼려하면서 계란 값이 폭락하게 되었다. 일시적인 현상이 되기를 바라지만 한번 불신 하기 시작하면 해소되는데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양계장을 하는 분들도 살충제에 대한 폐해를 알지 못했을 것이고, 지금까지 국민들은 국가를 믿고 계란을 섭취하는데 한톨의 의심도 없었다.

막상 이렇게 되고 보니 불신감만 커지고 더 이상 계란을 먹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고 계란이 들어간 음식조차도 꺼리게 된다. 다른 부분도 안정성이 확보되는 건강한 사회가 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 먹거리에 안정성이 보장되지 않으면 건강을 누가 담보할 수 있겠는가? 국가는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는 정치를 해야 하고 무엇보다 먹거리에는 안심할 수 있도록 특단의 조취를 취해야 할 것이다.

계란 파동을 보면서 요사이 설교에 대한 언급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성도들에게 양약이 되고 건강이 담보되는 양질의 말씀을 공급해 주는 신실한 설교사역이 되었으면 좋겠다. 살충제와 같은 것이 함유되어 있는 말씀을 먹이면 성도들은 시간이 지나면서 고사된다. 유기농 식품처럼 맛과 빛깔은 좀 안 좋아도 먹고 건강해지는 말씀이 강단에서 선포되기를 기대해 본다. 영적 먹거리는 육신적인 것 보다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