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길원 목사 /하이페밀리 대표

요즘 베스트셀러 동향을 살펴보면 유독 성공에 관련된 서적들이 많이 있다. 끊임없이 비즈니스와 경제, 자기관리 분야에서의 서적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고 성공한 기업인들의 이야기가 신화처럼 사람들의 마음을 유혹한다. 더군다나 그들의 인간적인 면까지 미화한 이야기는 금상첨화이다.

애플 컴퓨터의 스티브 잡스가 친부모에게 버림받고 기계 수리공인 양부모 밑에서 자라며 역경을 헤치고 세계 최고가 되었다던가, 자수성가한 세계 두 번째 부자 워렌 버핏이 자기 재산의 99%를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이야기는 감동스럽다. 더군다나 그의 건전한 행복관이나 성공관은 존경하지 않을 수 없다.

성공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나도 될 수만 있다면 부자가 되고 싶어진다. 문제는 성공이란 것이 그들이 말로 쉽게 표현한 것처럼 단순하지 않다는데 있다. 성공을 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집중해서 쏟아 부어야 한다. 때론 부도덕한 일을 하기도 타인의 노동이나 시간을 착취할 수도 있다.

그러나 성공했다는 이유만으로 그런 부도덕한 과정들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 맹목적으로 성공을 추구하다보면 성공이 주리라고 믿었던 중간에 행복이 상실되기도 한다. 우리가 누릴 수 있는 가장 큰 행복이라면 가정에서 누리는 행복인데 가정을 담보로 성공을 거둔다한들 가정이 깨어졌다면 성공의 대가로 얻은 부나 명예가 과연 성공의 열매로 볼 수 있을까? 높은 이혼율과 마약 중독이 보여주는 의미는 무엇일까?

최근 손병두 서강대학교 총장의 이야기는 그런 면에서 우리에게 성공의 참된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차기 정부의 유력한 총리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 손총장은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아내가 (폐암) 수술한 지 일 년 밖에 안 되어 건강이 아직 불안정하다. 총리감은 많지만 아내를 돌볼 사람은 자신뿐”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의 훈훈한 이야기는 치매 걸린 남편과 함께 하기 위해서 아쉽지만 과감하게 종신직인 대법관 자리를 사임한 샌드라 데이 오코너 여사를 생각나게 한다. 더군다나 그녀가 미국 최초의 여성 대법관임을 고려한다면 그 결정이 쉽지 않았으리라 추측할 수 있다. 설상가상 남편은 치매요양원에서 다른 치매 여성과 사랑에 빠지고 말았다.

그런데도 오코너 여사는 오히려 정서적 안정을 찾은 남편을 보며 기뻐하는 모습을 보여 주었다. 그녀는 진정한 사랑의 의미가 퇴색된 세상에서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참사랑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또한 최근에 독일의 프란츠 뮌테페링 부총리 겸 노동장관 역시 “나의 가장 중요한 일에 전념하기 위해” 즉 암으로 투병 중인 부인 곁을 지키기 위해 사임한다고 밝혔다.

과연 사랑과 성공은 어떤 함수일까? 성공과 행복의 방정식이 있다면 무엇일지 생각해 보게 된다. 성공한 사람보다 행복한 사람이 더 그리워지는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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