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현구 목사 /서울영동교회

사람들은 다 자기의 관점으로 세상을 봅니다. 자기가 선 자리에서 보이는 삶을 경험합니다. 하지만 나의 눈으로 보이는 삶이 삶의 전부가 아닙니다. 삶은 너무나 다면적이기에 상대의 관점에서 보이는 삶의 다 른 면까지 봐야 합니다. 남편과 아내가 서로의 관점에서 보려고 해야 하 고, 교사와 학생, 정치가와 백성이 상대의 관점에서 보이는 삶이 어떤지 를 이해하려고 해야 합니다.

사랑을 선행이라고 하지만, 그 선행은 상대의 눈으로 비친 삶을 이 해하는 바탕 위에서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것이 없이 일방적으로 무엇 을 베푼다고 사랑은 아닙니다. 상대가 느끼는 감정을 잘 배려한 행동이 참 사랑입니다. 

예수님은 사랑을 이웃을 내 몸처럼 생각하는 것이라고 정의하셨습 니다. 내가 이웃이라면 현실이 어떻게 보일까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라는 것입니다. 잘 아는 황금률, “누구든지 남에게 대접을 받고자 하 는대로 너희도 남을 대접하라”(마 17:12)는 말씀도 역시 남의 눈으로 비 취는 삶을 먼저 보라고 가르칩니다. 

살면서 정말 중요한 것이 ‘역지사지’임을 깨닫습니다. 하지만 가장 잘 행하지 못하는 것도 역시 이것임을 알게 됩니다. 살면서 사람들 사이 에서 겪는 문제들이 매우 다양하지만, 해법은 결국 역지사지에서 출발 할 것입니다. 상대의 관점에서 보고, 그렇게 보이는 삶을 이해하는 것입 니다. 

우리는 상대의 관점에서 보려고 해야 하되, 특히 약자의 관점에서 보려고 해야 합니다. 우리의 행동으로 인한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 이 가 약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종말에 사람들을 심판하실 때 약한 자에게 한 것을 예수님 자신에게 한 것이라 하셨습니다. 이 말 씀은 우리가 특히 약자의 관점에서 보이는 삶이 무엇인지를 보고 이해 하려고 해야 함을 강조하신 것입니다. 

관점은 삶을 보는 창문입니다. 자기의 관점이란 창문으로만 보면 생의 한 면만 보일 뿐입니다. 다른 사람들의 관점으로 보지 않으면 삶의 다른 모습을 보지 못합니다. 특히 요즘같은 빈부격차의 시대에 있는 자 은 없는 자들의 눈으로 보이는 삶을 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약 자와 없는 자들의 눈으로 보이는 삶을 통해서, 이 세상의 경제적 모순 과 불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게 됩니다. 그때 내가 누구인지, 어떻게 하는 것이 참 사랑인지를 깨닫게 될 것입니다. 나는 어떤 관점으로 지금 까지 삶을 바라보고 살았는지 한번 진지하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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