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터가 있는
마루터기에 오르면 쉬어야 한다
오르느라 숨이 찼던 말았던
힘이 들었던 아니든
숨 한 번은 크게 쉬고 가야지
벤치나 정자 따위는 없어도 좋다
등걸이나 펀펀한 돌멩이만 있어
앉을 수만 있다면
혹 없을지라도
날이 저물어 길을 잃어버리지만 않는다면
내려가는 길을 서두를 거야 없지
저항의 담벼락을 악착같이 넘어야 할 이유도
앙갚음의 독을 품을 이유도 없는데
둥치들과 어울려 더불어 사는 것이 숙명이라면
자연의 이웃들엔 약이 되는 법
인생이 시가 되려면
동양화가 되려면
여백을 한 뼘 정도는 가지고 가야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