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권 박사

지인인 어떤 신학자가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는 이 유명한(?) 사전에 등재되었다는 기사에 나름 놀라서(?) 또 신학자가 이 사전에 등재되었다는 이야기는 처음 접해서 도대체 어떤 인명사전인지 알고 싶어서 우선 한국어로 구글링했더니 중앙일보 2017.10.5일 기사 “세계 3대 인명사전, 허영심 충족용?”가 먼저 보였습니다. 이와 같은 내용들이 이제 알려지기 시작했는데, 저는 뒤늦게 이런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대해서 사기(scam)성이 농후하다는 글들이 자주 눈에 띈다는 내용도 중앙일보 기사에 보도되었습니다.

이 세계 3대 인명사전으로 꼽히는 Marquis Who's Who에 대한 영문위키피디어 자료를 보니 20세기 초반 8500여명의 “탁월한 미국인들”로 시작한 이 인명사전은 현재 140만 명의 온라인 데이타베이스를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offers an online database with information on 1.4 million individuals). 그렇다면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된다는 것은 140만 명 중 한 사람이 된다는 것인가요 ? 보통 세계석학 사전인 것처럼 생각하는데, 너무 많은 숫자가 아닌가요 ? 외국 저널에 등재되었다거나 외국 단행본으로 출판된 것은 그 학자의 실력이지만,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등재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세계적인 학자라는 말은 좀 아닌 것 같습니다. 물론 각 분야에서 약간의 국제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한국인 학자들도 있습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이라는 한국어 표현이 일견 풍기는 인상을 통해서 너무 쉽게 세계적인 학자의 반열에 올랐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과하다고 생각됩니다.

이 중앙일보 기사에 링크된 기사에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세계3대 인명사전, 이런 엉터리 자랑은 이제 제발 그만 하십시다. 한국에서만 무슨 세계 석학이 한해에도 수천 명씩 나옵니까? " 이 사전에 등재하기 위한 비용에 대해서 중앙일보 기사는 다음과 같이 적고 있습니다: " 비용은 대략 400~500달러 정도 된다. 말로는 수록여부와 상관이 없다고 하지만 돈을 내야 이름을 올려준다는 것이 비밀 아닌 비밀이라는 소문이다." 그래서 중앙일보 기사는 “세계 3대 인명사전 한국인이 봉인가?”라고 적고 있습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 왼쪽부터 마르퀴즈 후즈 후(Marquis Who's Who)의 <후즈후인더월드(Who's Who in the World)>, 미국인명연구소(ABI)의 <올해의 인물(International Man of the Year)>, 국제인명센터(IBC)의 <국제인명사전(Dictionary of International Biography)>.

네이버에 검색해도 그다지 세계적이지 않은 한국 사람들이 너무 많이 등재되어 있습니다. 그 신학자나 그 인명사전에 등재된 분들의 전문성과 실력까지 폄하할 의도는 없습니다. 나름 자기 분야에서 노력해서 외국의 저명한 학술저널에 기고하고 어느 정도의 국제적 인지도를 가지고 있는 것은 함께 기뻐할 일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언론이 비판적으로 분석하기 시작할 정도로 이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대한 한국인들의 독특한 관심에 자리 잡고 있는 허영심과 거품은 한번 쯤 생각해 볼 문제라고 생각해서 어느 정도의 심리적 부담감을 가지고 적어봅니다. 저의 독일어 단행본을 미국 신학교 도서관에 소개하기도 한 것으로 아는 분이기에, 또 몇 차례 이 분의 논문심사를 한 적이 있기에 불필요하고 저급한 차원에서의 르상티망과 질투에는 관심 없습니다. 하지만 이 경우는 좀 더 생각해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저명한 외국 학술저널에 등재된 것은 그 학자의 실력임으로 함께 축하할 일입니다. 하지만, '세계 3대 인명사전'을 활용하는 데는 거품과 허영이 없지 않다고 봅니다. 한국이 이 인명사전의 주요 타깃이 되었고, 그래서 최근 이 인명사전에 등록된 한국인들이 많이 증가했다고 합니다.

대체적으로 알아보니 '세계 3대 인명사전', 그다지 큰 권위와 신뢰를 주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에 대한 보다 깊은 연구와 조사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세계 3대 인명사전, 허영심 충족용? (중앙일보 2017년 10월 5일 기사)

http://news.joins.com/article/219915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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