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34회 정기학술대회, 인구절벽시대와 목회

“현상에 안주하는 삶이 아니라, 현상을 단순히 분석하고 임시방편적인 해결책만을 제시하는 지도자가 아니라, 현상 가운데 하나님께서 어떤 텍스트를 사용하고 계시는가? 를 보여주는 지도자가 절실하다.”

지난 18일 합동신학대학원 생활관 대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회장 이승진 박사) 제34회 정기학술대회 개회 예배에서 정창균 총장(합동신학대학원 총장)은 누가복음12:54-59을 본문으로 “영적분별”이라는 제목으로 설교했다.

설교하는 정창균 목사(합신대 총장)

하나님은 여전히 한국교회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기 원하십니다

정 총장은 설교를 통해 “오늘의 현상 가운데 하나님께서 어떤 텍스트를 사용하셔서 말씀하시는가?”를 제시하는 것이 실천신학자들이 해야 할 사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늘날의 현상을 향한 하나님의 말씀을 드러내야 하는 무거운 사명과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고 다음과 같이 강조했다.

“한국교회에 대한 증오와 분노, 비난, 원망, 정죄, 저주를 버리고, 한국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마음을 전해야 합니다. 하나님은 조계종을 통해서, 원불교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시기를 원하시지 않습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한국교회를 통해서 복음을 전하기 원하십니다. 하나님은 여전히 이 교회를 가지고 주의 일을 행하기를 원하십니다. 실천신학자들이 영적 분별력을 가지고 하나님의 눈으로 세상을 보아야 합니다. 하나님의 눈으로 보기 위해서는 하나님을 향한 절대적 신뢰가 있어야 합니다.”

합동신학대학원 생활관 대세미나실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 제34회 정기학술대회

예배 후에,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한 교회의 역할”, “인구절벽 시대의 균형목회”라는 주제로 정재영 박사(실천신대)와 권 호 박사(국제신대)가 각각 발표했다.

한국,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종교사회학)는 “우리나라 인구 구성의 특성을 한 마디로 요약하면, 고령화 속도가 세계에서 가장 빠른 나라”라고 했다. 그는 종교사회학적 관점에서 인구 절벽 현상은 인구 변화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사회 문제로부터 교회도 자유로울 수 없다고 이야기 했다.

발표하는 정재영 박사

‘인구절벽 현상에 대해 한국교회는 어떻게 반응해야 할까?’ 먼저 정 교수는 출산율 제고를 위해 기독교인들이 출산을 경제적 관점에서만 보지 말고 신성한 책무로 받아들이고, 교회 전체가 자녀 양육에 대해 공동의 책임 의식을 갖고 자녀를 양육하는 젊은 부부들이 어려움을 겪지 않도록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이야기 했다. 더불어 최근 우리 사회에서 주목 받고 있는 공동육아에 대해서도 교회가 관심을 갖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정 교수는 출산에 대한 기독교인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는 "교회에서는 자녀를 낳고 기르는 일이 얼마나 복되고 소중한 일인지를 깨닫게 하고 부모로서의 긍지와 책임감을 가질 수 있도록 가르쳐야 한다"면서 "은연중에 퍼져 있는 교회 안의 경제주의식 사고와 여성을 차별하는 교회 제도, 그리고 출산과 양육을 사소하게 여기는 남성중심의 삶의 태도는 분명히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둘째로 정 교수는 "고령화와 저 출산으로 인한 인구절벽을 극복하기 위해 출산율을 높이는 것과 함께 이로 인한 경제 상황의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경제에 대한 새로운 인식이 필요하다"면서 '공동체 자본주의'를 주장했다. 공동체 자본주의는 자본주의 체제에 대한 성경적, 시대적 대안으로, 경제자유와 경제정의의 유기적 조화를 지향한다. 더불어 '다 같이 더 잘 사는 건강한 공동체’를 만들기 위해 사회적 약자의 천부인권과 정직(Integrity)을 기본으로 하는 경제정의 하에서 개인들의 경제적 인센티브가 최대한 보장되고, 창의적 방법에 의한 자발적 나눔이 문화가 되는 자본주의이다.

한국복음주의 실천신학회 회원 일동

때문에 정 교수가 제안한 대안 경제 활동은 공정 무역과 윤리적 소비,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과 같은 것들로, 그는 "현재의 자본주의의 문제를 극복할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빈곤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하나의 중요한 방법으로 이해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도 정 교수는 종교의 생명력이 현실에 대한 '초월성'에 있다고 말하고, "교회는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세속 가치를 극복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규범을 제공해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작년 말 인구센선스 결과 개신교가 우리나라 1위 종교로 등극했던 것을 상기시키고, "이제 한국교회가 대표 종교의 위상에 맞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정 교수는 "현재 우리 사회에서 심각해지고 있는 고령화와 저 출산 현상은 인구 절벽을 맞을 정도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러한 현상의 밑바탕에는 삶의 의미를 지나치게 경제적인 가치와 효율성으로 따지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는데, 이러한 의식은 우리 사회를 더욱 심한 경쟁과 약자에 대한 배려가 없는 비인간적인 공간으로 만들어버릴 것"이라며 "교회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고통 받는 이웃들에게 관심을 갖고 이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하여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발표자 권 호 박사(좌)와 사회하는 오현철 박사(성결대)

고령성도들에 대한 편견을 버리자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권 호 박사(국제신대)는 "인구절벽 시대의 균형목회"이라는 주제로 발표하며, 인구절벽으로 인한 한국교회 내 문제를 다음과 같이 지적했다. ▷저출산으로 감소되는 주일학교, ▷생산기능인구 감소로 교회재정 빨간불, ▷인구고령화로 인한 고령성도 급증.

권 박사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출산에 대한 교회교육과 각 교회 실정에 맞게 자녀 양육을 위한 공동양육프로그램을 시행해야 한다고 했다. 또한 성경적이고 상식적인 재정수립과 집행의 필요도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고령인구를 이해하고, 돌보고,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고령성도들에 대한 편견을 없애고 노인 목회를 소외계층을 돕는 목회의 하위범주로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깨트려야 한다고 했다. 권 박사는 다음세대와 고령세대의 균형목회를 통해 인구절벽 시대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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