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세창 목사풍성감리교회훼이스신학대학원객원교수

8너희가 전에는 어두움이더니 이제는 주 안에서 빛이라 빛의 자녀들처럼 행하라 9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느니라 10주께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하여 보라 11너희는 열매 없는 어두움의 일에 참예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하라 12저희의 은밀히 행하는 것들은 말하기도 부끄러움이라 13그러나 책망을 받는 모든 것이 빛으로 나타나나니 나타나지는 것마다 빛이니라 14그러므로 이르시기를 잠자는 자여 깨어서 죽은 자들 가운데서 일어나라 그리스도께서 네게 비취시리라 하셨느니라

 

1. 시작하는 말 

종교계나 정치계, 학계나 예술계, 체육계나 연예계 할 것 없이, 자기 정체를 알고, 자기 일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별로 없습니다. 사람이란 어떤 세계에 속한 자신을 올바로 알고, 자신이 해야만 할 일의 중요성과 그 일의 성취 여부가 얼마나 놀라운 유익, 또는 해악을 초래하는가를 제대로 알아야만 합니다. 그래야 온갖 비리와 뇌물 수수, 더러운 이익 추구, 파벌 조성 등의 어둠 속에 뒹굴면서 자신과 남의 영혼과 마음을 더럽히지 않습니다.

특히, 빛으로 오신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우리는 어떤 세계, 어떤 분야에 속해서 일하든지 빛의 자녀인 자신을 알고, 빛의 자녀답게 처신하며 일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며칠 전에, 문화방송에서 주제넘게 주관한바 교회 내부의 문제에 관한 토론에 출연한 일부 교역자들은 빛의 자녀로서 무수한 시청자들에게 주님의 빛을 발할 기회를, 전도의 문을 막는 기회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2. 거듭나기 전과 후의 정체 

교인들이 그리스도를 믿어 거듭나기 전에는 모든 사람과 마찬가지로 어두움이었습니다. 공중의 권세 잡은 자인 사단이 지배하는 어둠의 세상에 속해 살던 어둠의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영적 무지와 몰지각, 죄와 불신앙, 탐욕과 이기심, 타락과 고통, 사망과 멸망의 종노릇을 하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입니다.

헬라 사상과 히브리 사상에 능통했고, 율법의 의로는 흠이 없다고 공언할 정도로 지성적이며 종교적이었던 바울은, 교인들을 체포하기 위해 다메섹으로 가다가 그리스도를 만나 거듭나게 되었습니다. 영의 눈과 영의 귀가 열린 그 바울 사도는 충격적인 고백을 했습니다. 로마서 3:10 이하를 보면, “기록한바 의인은 없나니 하나도 없으며 깨닫는 자도 없고 하나님을 찾는 자도 없고 다 치우쳐 한가지로 무익하게 되고 선을 행하는 자는 없나니 하나도 없도다 저희 목구멍은 열린 무덤이요 그 혀로는 속임을 베풀며 그 입술에는 독사의 독이 있고 그 입에는 저주와 악독이 가득하고 그 발은 피 흘리는데 빠른지라 파멸과 고생이 그 길에 있어 평강의 길을 알지 못하였고 저희 눈앞에 하나님을 두려워함이 없느니라 함과 같으니라”라고 했습니다.

생각이 좀 있는 사람들, 특히 영적 지각이 있는 사람들은 이 말씀에 두려움을 금할 수 없을 것입니다.

바울 사도는 그리스도를 믿어 거듭난 교인들을 가리켜,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서 빛이라”라고 단언했습니다. 근원적 빛이신 그리스도를 믿음으로 말미암아 그 안에 거함으로써 빛의 자녀가 된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신앙 인격을 성장시켜야 하고, 빛의 자녀들처럼 행해야 합니다. 교인인 우리는 기도와 말씀과 말씀 순종을 통해서 신적 존엄성과 영광, 구원과 영생, 사랑과 의, 진리와 자유의 본체이신 그리스도의 빛을 더 밝게, 더 널리 발할 수 있는 반사 빛이 되어야 합니다. 우리의 심사와 언행의 밝음 때문에, 사람들이 빛이신 그리스도를 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3. 빛의 열매 
빛의 자녀들로서 우리가 발해야 할 빛의 열매는 모든 착함과 의로움과 진실함에 있습니다.

첫째, “착함”이란 아가토쉬네(ἀγαθωσὺνῃ)이며, ‘선’, ‘번영’, ‘친절’, ‘의’ 등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여기서는 인간의 선이나 마음이 곱고 어진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선하신 뜻에 따르는 선과 친절 등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우리 모두 모든 사람이나 모든 일을 대할 때에 우리의 뜻이 아닌 하나님의 뜻에 맞게 하시고, 우리의 마음이 아닌 하나님의 마음에 맞게 하시기 바랍니다.

둘째, “의로움”이란 디카이오쉬네(δικαιοσὺνῃ)이며, ‘신에 대한 의무와 인간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신에 대한 의무와 인간에 대한 의무를 다하며 사는 것은, 자신을 귀중한 존재로 만드는 길이기도 합니다. 자신을 귀중히 여기는 것은 이기심과 자기애에 몰입하는 것이 아니라, 창조주 하나님과 인간에 대한 의무를 다하는 것입니다. 꼴불견인 사람은 자기밖에 모르는 사람이 아닙니까?

셋째, “진실함”이란 알레테이아(ἀληθείᾳ)이며, ‘허위와 위선에 대한 도덕적 진실’을 의미하는 말입니다. 단순히 아는 것이 아니라, 실제로 행하는 진실함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우리는 진리이신 그리스도 예수를 본받아 마음가짐과 언행이 진실해야 합니다.

주님께 합당한 선과 의로움과 진실함 외에도 빛의 열매는 또 있습니다. 매사에 우리는 주님께 기쁘시게 할 것이 무엇인가 시험해 보아야 합니다. 자기 기쁨이나 자기만족을 추구하는 교인들은 많지만, 주님의 기쁨이나 만족을 추구하는 교인들은 많지 않습니다.

며칠 전에, 문화방송이 교회에 대해 주제넘게, 그것도 부활절과 성탄절을 기해 불순한 의도로 거의 같은 주제의 토론을 주관한 데 이어, 또 거의 같은 주제의 토론을 주관했습니다.

첫째, 어느 목사는 “이런 문제를 터뜨려 준 문화방송에 감사합니다. 교회가 너무 썩어서 세상 사람들에게 죄송해서 머리를 들 수가 없고, 회개해야 하는데, 무슨 변호를 합니까?”라는 식으로 상대 교역자를 향해 열을 내기도 했습니다. 두 목사와 불신앙의 여자는 열을 내면서 교회의 문제들을 들춰내면서 성토했습니다. 심지어 한국 교회는 자정 능력조차도 없다고 하여, 구제불능의 공동체라는 인식을 갖게 하기까지 했습니다.

회개는 하나님께 하는 것이고, 죄로 인해 피해를 본 사람에게 하는 것이지, 더 죄 많고 더 어두운 세상에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 목사는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의 자정 능력을 믿어야 했습니다. 또한, 영생의 구원을 받아야 될 수많은 시청자들에게, 교회에 대해 그토록 신랄하게 질책하는 것이 영생을 얻게 하는 전도의 문을 여는 것인지, 막는 것인지 정도는 분별했어야 합니다.

둘째, 오늘의 한국 교회가 병들었다거나 부패했다고 하는데, 한국 교회에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교회의 머리가 예수 그리스도이시라는 점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만, 몸의 지체인 교인들이라는 점에서는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교회나 문제가 있었고, 있고, 있을 것입니다. 교인들은 천사로 변질된 존재가 아니라, 그리스도의 보혈의 은혜로 구속 곧 죄 사함을 받은 불완전한 인간들이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교회를 무너뜨리려는 사단의 궤계까지 있기 때문입니다. 초대 교회에도 적지 않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특히, 고린도 교회는 교회에 생길 수 있는 모든 문제를 다 지니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였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바울 등의 성령의 사람들을 통해서 고린도전서와 후서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문서로 남겨 주셨습니다. 또, 이단에 물든 교인들이 사설을 퍼뜨리거나, 믿음이 약한 교인들이 도덕적 문제를 일으키는 것을 기화로 진리를 확립케 하시거나 징계케 하셨습니다. 그런 식으로 하나님께서는 문제들을 해결하거나 활용해서 교회를 부흥 발전케 하셨습니다. 교회의 머리가 그리스도이신 한, 교회의 자정 능력은 없어질 수 없는 것입니다.

셋째, 어느 시대, 어느 지역의 교회나 문제가 있었지만, 그 시대나 그 지역의 불신의 세상은 문제 있는 교회의 희미한 빛이라도 받아야 할 만큼 훨씬 더 부패하고 타락했습니다. 오늘의 한국 교회가 병들고 부패한 것은 사실이나, 문화방송에 종사하거나 관련된 모든 사람들을 비롯해서 온 세상의 종교계나 법조계나 정치계나 학계나 경제계나 문화계 등등이 더 병들고 부패한 것도 사실입니다. 곳곳에 세워진 러브호텔에 드나드는 사람들과 감옥에 있는 사람들을 조사해 보십시오, 교인이 많은지 그렇지 않은 사람들이 많은지. 한 마디로 말해, 교회의 머리가 되시는 구주 예수님이 필요 없는 의인이란 한 사람도 없습니다.

넷째, 성직자와 세금의 문제에 대해 말씀드리기 전에, 먼저 한 목사가 루터(M. Luther)의 ‘만인사제직’을 성직자나 평신도나 다 똑같은 성직자라고 한 것은 왜곡이라는 점을 밝힙니다. 출애굽기 19:6에, “너희가 내게 대하여 제사장 나라가 되며 거룩한 백성이 되리라 너는 이 말을 이스라엘 자손에게 고할지니라”라고 했는데, 이 말씀은 이스라엘 백성 한 사람 한 사람을 다 기름 부어 제사장이나 예언자로 삼는다는 것이 아니라, 그러한 역할을 해야 한다는 뜻입니다. 그 때에도 하나님의 종인 모세가 있었고, 후에도 제사장들은 따로 세워졌습니다. 신약 시대에도 구주 예수께서 하나님의 백성인 교인들을 양육하기 위해 제자들을 따로 세웠습니다.

성직자의 세금 문제에 대해서는, 세금을 내는 교인들이 영리 목적이 아닌 신앙 행위로 헌금하는 것이고, 신앙 행위 중 하나로 영적 지도자인 성직자의 수고와 노력에 대해 사례하는 것이라는 점과 생계를 위해 정해진 시간을 근무하는 세속 직업인이 아닌 영적 지도자라는 특수한 신분이라는 점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러한 점을 인정하지 않고 성직자에게 세금을 부과하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교역자의 생활비를 책임져 주는 나라도 있습니다.

여러분! 매사에 주님을 기쁘시게 할 마음가짐과 언행을 하시기 바랍니다. 우리는 빛의 자녀답게 열매 없는 어두움의 일에 참예하지 말고 도리어 책망해야 합니다. 그 이유는 세상 사람들의 은밀히 행하는 것들은 말하기도 부끄럽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의 복음의 진리가 엄청난 하나님의 축복의 약속이라고 해도, 우리에게 어둠의 요소가 많으면 오히려 전도의 문을 막게 됩니다. 교인인 우리가 모든 면에서 완전할 수는 없다고 해도, 세상을 밝힐 정도의 마음가짐과 언행은 되어야 복음의 책망도 효과가 있고, 복음 전도도 효과가 있습니다. 어두움 속에서 책망을 달게 받고, 복음을 받아들이는 곳에는, 죄와 허물로 인해 영적으로 죽었던 자들이 생명의 빛을 받아 빛의 자녀들이 되는 것입니다.

 

4. 맺음말 
우리는 전에는 어두움이었지만, 이제는 주님 안에서 빛의 자녀가 되었습니다. 우리 모두 기도와 말씀에 착념하고 순종함으로써 주님의 빛을 더욱 풍성히 받아 보다 더 멀리, 보다 더 널리 빛을 발하시기 바랍니다.

(풍성감리교회. 저서: 신약 27권 주석 완간/ 난해 성구 해설/ 형통의 기도/ 예수 탄생 이전의 구원 / Salvation Before Jesus Came / 바울의 인간 이해/ 설교집 18권. 426-3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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