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헌 목사(전 백석대 교수)

몸과 마음이 지치고 피곤할 때 인간은 평안함과 안락함을 찾는 것은 당연하다. 그래서 편한 의자 편한 침대 편리한 구조와 환경과 여건을 찾는다. 이런 인간의 심리적 욕구에 부합하기 위해 환경과 공간을 디자인하고 연출한다.

과학의 발달은 인간의 생존영역 전반에 좋은 영향을 주지만 상대적 피해를 남기는 부분도 상당히 많은데 이런 부분은 간과해 버리기 쉽다.

핸드폰이 전화 기능만 있을 때는 편리했지만 디지탈 사회로 탈바꿈되면서 엄청난 기능을 갖춘 손 안의 컴퓨터가 되어버렸다. 이 작은 디지털 기기가 손에 없으면 초조해 하는 불안증상이 나타나거나 중독증상이 심각하게 나타났다.

전자밥솥이 없으면 밥을 지을 수 없고 세탁기가 없으면 빨래를 못하고 청소기가 없으면 힘들어서 청소도 못한다고 말한다. 자판으로 글자를 조합하다 보니 실제 글씨를 예쁘게 정자로 쓰지 못한다.

학생에게 과제물을 요구했더니 컴퓨터가 고장 나서 못했고 프린트기가 없어서 못했다고 변명하는 시대다. 한 두 정거장 거리를 걷는다면 별도의 시간과 돈을 주고 헬스장을 찾지 않아도 될 것이지만 말처럼 생각처럼 쉽게 실행할 수 없는 이유는 이미 습관이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침대가 없으면 잠을 못자는 사람이 있고 양변기가 없으면 배변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앞으로 인간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 인간의 기본욕구 외에 뭐가 있을까? 이렇게 육체적 편안함에 길들여진 사람은 예배의 자리도 육체의 편안함을 요구한다.

무릎 꿇는 것은 생각도 못하고, 딱딱한 의자는 불평의 원인이 되고, 자기 기분이나 기준에 맞지 않으면 불만의 소리가 나온다. 이런 자세는 예배자의 자세가 아니지 않는가?

예배자는 "나를 쳐서 복종시켜야"한다. 누구든지 이런 자세를 가지지 아니하고 자신이 살아있으면 스스로가 주인이 되는 교만하고 오만한 자임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이다.

엘리의 눈이 어두워지고 나이가 많아 진 후 제사장(사사)의 직무를 이었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제사(예배)를 엉망으로 만들어 버렸다. 하나님께 드린 제물을 갈취하고 성전에 봉사하는 여인들을 범하고도 회개하지 않았다는 것은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없었고 하나님에 대한 두려움도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사무엘을 통하여 엘리 제사장 가문의 패망을 알리셨다. 결국 1,2차 전쟁을 통하여 3만4천명이 죽고 엘리도 홉니와 비느하스도 며느리도 죽는 비극을 맞았다.

예배자는 낮아져야 한다. 마음이 낮아져야 하는 것이다. 하나님의 목전에서 한없이 낮아질 때 은혜를 입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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