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송구영신/送舊迎新) /김기호
어제의 괴로움은
이 밤의 문턱을
넘지 않게 하고
내일의 염려라면
미리
고민하지 않게 하기
오늘
송구영신의 길에 선
그대
내가 버릴 것과
네가 맞을 일만
계수하여
남길 것을 남기는
지혜로운 장사꾼 되자
새해라도
우리 삶은
날(日)에 의미가 있지 않고
마음에 있나니
우리
변하지 않는 것이라면
삼백 예순 오 일
무슨 희망 있을까
다듬이 두들겨 풀 먹이고
햇살에 옷 말려 날 세우듯
다시 입신(立身)하는
오늘이라야
새해이지 않겠는가?
길나서는 나그네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