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의 아침에] -지형은
어느 해나 거의
이런 사실을 몰랐습니다
올해라고 불리는 것이
언제고 여기 내게 왔던 적이
결코 있지 않았습니다
우리는 살아온 햇수만큼
처음 보는 태초의 아침을
선물로 받았던 겁니다
경건으로 마음을 여미고
온몸으로 맞아들여야 하는
그 태초의 아침을 그저
아이처럼 받았던 겁니다
저녁이 되고 아침이 되니
이것이 첫째 날이다 하는
그 첫 아침의 긴 여운이
처음 밟는 처녀의 땅으로
오늘 우리 앞에 열렸습니다
그래서 새 해입니다
새해에 복 많이 받으세요
삶에 하늘이 가득하세요
처음 보는 태초의 아침인데
가슴 깊은 오랜 그리움에
맑은 시내 한 줄기 흐르는
그 사랑의 까닭을 나는
아직도 잘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