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르포, 남아공 케이프타운 특별취재 1

아프리카 남단, 남아공, 케이프타운 공항에 도착했다. 오랜 가뭄으로 공항 화장실 수돗물을 손세정제로 바꾸어 놨다. 공공건물들은 다 비슷한 상황이다. 가뭄으로 메마른 땅이다. 정원 물주기 금지, 수영장 물 받기 금지 등등과 함께 메말라 죽지 않기 위해서 내린 특단의 조치다.

케이프타운초대교회 예배당 전경

2018년을 맞아 아프리카 남단 희망봉으로 가는 길목 케이프타운에 위치한 유일한 고신교회, 케이프타운한인초대교회를 1월 1일 찾았다. SFC가 조직되어 있고, 본문 중심의 강해설교가 있다. 고려파 교회의 유전자를 그대로 가지고 있는 고신교회이다. 교회를 섬기는 이창호 목사는 선두교회(담임 곽수관 목사)에서 2004년 남아공으로 파송 되어 15년 째 교회를 섬기고 있었다.

설교하는 이창호 목사

연말 연초 여기저기서 나오는 보고서들에 의하면, 한국교회도 케이프타운처럼 가뭄을 만난 것 같이 어렵다. 한국교회가 어려우면 이민교회는 더 어려울 것이다. 케이프타운 한인초대교회도 예외는 아니었다. 특히 한국인들이 많이 살지 않는 남아공 케이프타운의 한인교회들은 이런 어려움들을 피부로 실감하고 있었다.

전 세계적인 자국민 보호 정책으로 이민자도 줄어들고,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한국으로 돌아가는 분들도 생기고, 공부를 마친 유학생들도 현지 취직이 힘들다. 어느 나라나 비슷한 상황이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케이프타운 한인초대교회는 얼마 전 공동체가 찢어지는 아픔을 겪었다고 한다. 부교역자 중 한 사람이 교인들을 데리고 나가버렸기 때문이다.

눈물로 기도하는 케이프타운초대교회 성도들

2018년 1월 1일 송구영신 예배를 드리는 예배당은 눈물 바다였다. 기도하는 집사님은 남아공에 이민 와서 생전 처음 교회 나왔고, 이 교회에서 예수님 만나고 세례 받았는데, 교회를 떠나자고 하는 교인들 말을 들으며 숨쉬기도 어려웠었다고 고백했다. 공동체가 찢어지는 것을 보며 다 무너지는 것 같았지만, 이렇게 새해를 주님의 몸 된 교회에서 맞이할 수 있게 하셔서 감사하다고 기도했다. 기도자도 울고, 목사도 울고, 교우들도 울었다.

예배전 찬양팀이 예배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

이 교회에서 가까운 희망봉은 본래 ‘폭풍의 곶’ 이라 불렸다. 케이프타운 앞바다 바람이 너무 거세고 파도가 높아서 수많은 배들이 침몰했기 때문이다. 선원들이 가기 두려워하는 바다 그러나 그 이름이 ‘희망봉(Good hope)’으로 바뀌면서 희망봉은 말 그대로 모든 선원들의 희망이 되었다. 케이프타운한인초대교회도 폭풍으로 위태한 상황 속에서 주님이 주시는 소망을 찾고 있었다. 남은 교인들은 그루터기 같이 버티고 서서 헌신적으로 교회를 섬기고 있다. 복음의 능력으로 회심자들이 생기고, 애통하는 눈물이 있었고, 서로 안아주는 사랑이 있었고, 고난 가운데에서도 감사와 소망이 있었다.

케이프타운한인초대교회 찬양대

이창호 목사는 무엇보다도 청년들이 믿음에 굳게 서서 흔들리지 않고 교회를 섬기고 있어서 감사하다고 전했다. 1월 7일, 2018년 첫 주일 예배에는 새가족도 나오고 오랫동안 출석하지 않았던 집사님 가정도 다시 나왔다. 이창호 목사는 누가복음 1장에 기록된 마리아와 엘리사벳의 만남이 귀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로 인한 만남 때문이었다며, 초대교회를 예수 그리스도 중심의 교회로 굳건히 세워가자고 설교했다. 

예배 후 오찬을 함께하는 교제하는 초대교회 성도들

이 목사는 고난 속에서도 주의 복음을 의지하며 ‘폭풍의 곳’을 ‘희망의 봉’으로 바꾸는 사명을 끝까지 감당할 수 있도록 기도를 부탁했다. 새해에도 소망의 주님께서 전 세계에 흩어져 있는 디아스포라 고신교회들과 함께하시길 기도한다.

 

 

예배 후 서로 안아주며 격려하는 초대교회 성도들
케이프타운한인초대교회를 섬기고 있는 든든한 부목사님들 왼쪽 김남영 목사와 오른쪽 김호석 목사
기쁨으로 식당봉사하는 교우들
새롭게 등록한 신혼부부가 새해를 맞아 기도제목을 쓰며 예배를 준비한다.
주일 애찬식을 위해 봉사하는 교우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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