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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도 교회 앞에 선전해야 하는가?종교개혁 시리즈 사설 ⓷

장로교회 정치원리는 각 개체교회가 스스로 모든 것을 결정할 권리를 갖고 있음을 천명한다. ‘교회의 자유’가 중요한 원리로 인정되고 있다. 그렇다고 해서 장로교회는 각 개체교회가 홀로 완전한 공동체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하지 않는다. 더 큰 교회인 노회와 총회와 함께 가야한다고 가르친다.

각 개체교회는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모든 것에 책임을 지고 결정하고 행동할 수 있으나 반드시 더 넓은 개념으로 교회를 생각하고 함께 가도록 해야 한다. 그것이 장로교회의 행동원리이다. 그러니까 한마디로 고신교단에 속한 교회는 여럿으로 나누어져 있는 것 같으나 모두 하나의 고신교회라는 말이 된다. 따라서 고신교회는 서로 알아가고 도와가야 하는 것이 정상일 것이다. 그러나 여기에도 문제가 있다.

한국교회를 대상으로 언론들은 오래 동안 각 교회에 자기 매체에 광고게재를 요청한다. 해가 바뀌거나 부활절, 성탄절이 되면 광고를 내라는 청구서(?)를 보내온다. 그래서 조금 규모가 있는 교회는 대부분 일 년에 몇 차례 여러 신문들에 소위 ‘광고’를 게재해야 한다. 언론뿐이 아니다. 교단 내외의 각종 연합기구들도 번갈아가며 개체교회에 연합회 행사를 위해 ‘광고’를 게재해 달라고 요청한다.

심지어 신년하례회를 열면서도 교회에 광고라는 이름으로 경비부담을 요구한다. 청년연합회, 주일학교연합회 남전도회연합회 등등 광고비 요구하지 않는 곳이 별로 없다. 무슨 행사만 하면 ‘후원비’가 아니라 ‘광고비’ 요구서가 날아든다. 어느 교단 부총회장후보는 출마를 선언하자 일 년 동안 7,000만 원 이상의 ‘광고비’를 지출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토로하였다. 온갖 종류의 교단 산하 단체들이 광고비를 요구하더라는 것이다.

연보는 예수님의 3대 사역인 교육, 선교, 구제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 그런데 대관절 광고비는 어디에 해당하는 것일까? 교회는 연보를 쓸 때 경건과 신중함이 있어야 한다. 왜냐 하면 연보는 하나님의 것이고 거룩한 것이기 때문이다. 구별된 연보는 그 사용처를 주의 깊게 검토하여 구별되게 지출해야 한다. 그런데 교회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것도 아니고 교회 앞에 교회를 광고하는 일에 연보를 써야 하는가?

그야말로 광고비 지출 때문에 부담스러워하는 교회들이 많다. 상회비처럼 내야 하니 말이다. 체면상 “우리는 못 한다”는 말도 못하고 말이다. 이제 우리는 이 오래된 관행에 대하여 질문을 해야 한다. 과연 교회가 다른 교회 앞에 ‘광고’행위를 해야 하는가? 광고를 국어사전은 제일 먼저 이렇게 정의한다. “판매를 목적으로, 상품에 대한 정보를 여러 가지 매체를 통하여 소비자에게 널리 알리는 의도적인 활동”. 물론 교회에 신문이나 연합단체가 이런 상업광고를 하라고 한 것은 아닐 것이다.

광고는 다른 말로 “세상에 널리 알림”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그러니까 우리교회는 상업적인 광고를 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적어도 ‘세상에 널리 알리기 위하여’ 광고행위에 동참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구체적으로 물어보자. 교회가 교단내외의 신문이나, 겨우 행사 참석자만 보는 행사 순서지에 광고를 내어 ‘무엇을’ ‘누구에게’ 알리려고 하는가? 담임목사를 소개하는 광고인가? 장로들의 이름을 알리는 광고인가?

교회도 광고해야 할 때가 있다. 곧 교회가 복음을 전하기 위해 그리고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를 도우기 위해 광고해야 한다. 언제나 도움을 청하면 도와줄 준비가 된 교회가 있다고 광고할 필요가 있다. 생의 방향과 소망을 잃어버린 자들에게 언제나 생명의 길을 가르쳐 줄 교회가 있음을 선전하고 광고해야 한다. 그러나 교단신문, 연합단체 행사 순서지를 통해 누구에게 무엇을 알리겠다는 것인가?

광고에는 예배당 건물 사진, 담임목사의 이름과 얼굴, 교역자 장로의 이름들이 실린다. 그게 과연 교회가 성도들의 헌금으로 해야 할 일인가? 교회는 자신을 자랑하거나 자기를 내세우는 곳이 아니다. 교회를 그렇게 만들어서도 안 된다. 언론이든, 연합기관이든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선한 목적을 위하여 후원이 필요하면 겸손하게 후원해 달라고 청원하는 것이 정직한 것 아닌가.

그리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후원하는 교회들을 기억하면 될 일이다. 그걸 굳이 돈 많이 낸 순서대로 크기를 달리해서 ‘광고’하는 것은 그야말로 천박한 천민자본주의 행태로 보여 매우 안타깝다. 교회는 ‘자아 선전공동체’가 아니라 ‘타자 섬김 공동체’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교회는 광고하는 기구가 아니라 섬김의 공동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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