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개혁 시리즈사설 5

목회자의 이동, 돈이 있어야 한다?

고신교단은 노회가 폐회 된 이후 부목사가 교회를 이동하려고 하면 노회 임원회의 결정을 거치도록 되어 있다. 이전에는 임시노회를 열어야 했으나 번거로움을 피하도록 절차를 간소화하였다. 잘 한 일이다. 지금 상당수의 교회들은 부목사를 여럿 두고 있다. 신학생 전도사들의 숫자가 전체 합해봐야 300명이 조금 넘고, 교회 수는 2천개나 되면서 전도사 구하는 일이 쉽지 않아졌고, 특히 신대원이 천안에 있기 때문에 부산 경남권 교회들은 전도사 대신 부목사를 선호하게 되었다.

그러다보니 어느 정도 규모가 있는 교회들은 자주 사역지를 옮길 수밖에 없는 부목사들 때문에 여러 가지 불편을 겪는다. 무엇보다 부목사들의 이동과 관련하여 불편한 것은 적지 않은 돈이 든다는 것이다. 요즘은 이사하는 일도 고급화 되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지만 교역자 이동과 관련하여 노회에 부담해야 하는 비용 또한 만만치 안다. 부목사 이동은 정기노회에 맞추기가 어려우므로 이동이 있을 때마다 노회 임원회를 열어야 한다.

타 노회에 있는 부목사를 청빙할 경우 양쪽 노회 임원회를 열어야 한다. 임원회 소집 요청을 하면 보통 50만 원 정도의 회의비를 내야 한다. 실컷 상회비를 내고서도 백만 원 정도를 별도로 지불해야 하는 것이다. 해당 교회에서는 이 비용뿐 아니라 이사비, 사택 단장비 등을 포함하면 수백만 원을 지출해야 한다. 그런데 부목사가 부목사로 이동할 때면 백만 원 정도로 끝나지만 부목사(담임목사)를 담임목사로 청빙하려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 때는 두 노회에서 각각 임원회와 임시노회를 다 열어야 하기 때문에 경비는 1백만 원 정도에서 5백만 원 정도로 훌쩍 뛰어 오른다. 두 노회 임원회 1백만 원과 함께 임시노회 경비로 각 노회에 대략 200만 원씩은 내야 한다. 따라서 작은 교회가 담임목사를 타노회로부터 청빙하려하면 상당한 재정적 출혈을 겪어야 한다. 이런 연유로 노회임원들은 작은 교회가 담임목사를 청빙하려 하면 타노회에서 목사를 청빙하려하지 말고, 절차가 쉬운 소속 노회 내에서 담임목사를 청빙하라는 권고를 하기도 한다.

임원회 경비, 어디에 사용하는가?

모든 교회는 상회비를 부담한다. 그 상회비는 총회부담금과 노회부담금으로 구성되어 있다. 노회로 보낸 상회비는 각종 회의를 열고 사업을 추진하는 일에 사용된다. 각 노회는 임원회를 여는 데 필요한 경비를 상당액 책정한다. 그런데 상회비를 부담하는 교회가 행정상 필요한 업무 협조를 요청하는 데 왜 별도 경비를 지불해야 하는지 이해하기 어렵다. 노회 기간 중의 회의에서는 회의비를 지출하지 않도록 되어 있다.

노회와 노회 어간에 교회의 청원이 없다면, 임원회의를 열 필요도 없고 임원회의 경비도 책정될 이유가 없다. 상회비로 임원회의 경비를 책정해 두었다면, 교회가 필요로 할 때 임원회는 노회 경비로 소집하거나, 정기노회처럼 시일을 정하여 정기임원회를 열도록 하면 교회들이 필요할 때 행정적 도움을 받을 수 있고, 그러면 교회가 별도의 경비를 지출할 필요도 없다. 사실 교회가 상회비를 내는 것은 이런 절차에 도움을 받기 위해서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오직 섬김을 위한 직책이어야 한다

노회임원회가 교역자 이동 시에 회의비를 받아 노회 재정에 포함시키지 않고 주로 임원들의 불필요한 해외여행 경비로 사용한다는 소문까지 들린 지가 이미 오래 되었다. 갈수록 노회나 총회의 임원들이 헌신이 아니라 누리는 사람으로 변질되어가고 있다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다. 교회로부터 받은 회의비를 나누어갖지 않고 모아서 사용하는데 무슨 시비냐고 말할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떤 선교단체나 연합기관들 그리고 NGO 단체들에서 임원들이 이런 식으로 누리는 곳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스스로 모든 비용을 부담한다.

생각해보라. 평신도들이 헌신하면서 교회의 공적 재정으로 자신들을 위하여 교회 재정을 사용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있는가? 이익단체가 아닌 일반 시민단체, 국회를 비롯한 공직자들, 교수들도 공적 자금으로 업무와 관련이 없는 여행을 하는 경우에는 신랄한 비난을 받고 때로 삶이 흔들리기도 한다. 오직 공교회의 조직인 총회와 노회, 총회 상임위원회 등 공식기구들만이 이런 잘못된 관행을 보이고 있다.

주님의 몸 된 교회의 직분이나 직책은 오직 섬김을 위한 것이다. 조금이라도 영광을 누리려 해서는 안 된다. 그런 지도자들이 성도들에게 헌신과 희생을 요청할 수 있는가? 중세 교회의 부패, 교회 위에 군림하는 교황, 성직매매, 면죄부 판매 등의 그릇된 역사를 비판하면서, 여전히 잘못된 관행에 젖어있는 교회가 순교정신을 이어가는 고신교회라고 말 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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