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민의 기대가 크다. 그를 위해서 뿐만 아니라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그가 성공해야 한다. 특히 한국 기독교인들은 그의 성공을 더욱 간절히 바랄 수밖에 없다.

물론 기독교인 대통령은 전에도 있었다. 이승만 윤보선 김영삼 대통령은 모두 기독교인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기독교인이란 사실을 그렇게 내세우지 않았고 한국 교회의 기대도 그렇게 크지 않았다. 따라서 그들이 성공한 대통령이 되지 못했다 하여 한국 기독교가 큰 손해를 보거나 실망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의 경우는 좀 다르다. 이미 서울시장 재직시부터 기독교인이란 것을 분명히 했고, 소망교회 장로란 사실이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따라서 그가 실패하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실정으로 한국 진보 진영이 입은 것 못지않게 큰 타격을 한국 기독교가 입을 수 있다.

그 때문에라도 한국 기독교인들은 그가 성공하도록 더 도와야 한다. 적어도 다음 몇 가지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대통령께 도움이 되고 교회의 손상도 피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

우선 한국 교회나 기독교인들은 장로 대통령으로부터 어떤 이익도 볼 생각을 말아야 한다. 그렇지 않아도 국민의 시선은 혹시 대통령이 기독교인이기 때문에 기독교에 특혜가 돌아가지 않을까에 쏠려 있고, 최근 유행하는 '고소영'이란 비아냥에 '소'가 들어 있는 것은 이에 대한 심각한 경고라 할 수 있다. 그가 기독교계를 편애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대통령이나 교회 모두에게 해를 끼칠 것이다.

권력의 비호를 받고도 종교가 순수성을 유지한 경우는 역사상 매우 드물다. 그리고 한국은 세계적인 대 종교들이 평화롭게 공존한다는 사실 때문에 다른 나라들의 존경과 부러움을 받아 왔다. 그런데 장로가 대통령이 되어서 이 아름다운 전통을 깨버린다면 본인과 기독교에 커다란 불명예로 역사에 남을 것이다.

종교 문제는 특히 민감하기 때문에 어떤 종교에 대한 특혜나 불공평도 사회 평화에 치명적이다. 그러므로 기독교는 장로 대통령으로부터 덕을 보기는커녕 오히려 손해를 보고 역차별을 감수해야 할 것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한국 기독교가 대통령과 비판적 거리를 유지하는 것이다. 자식을 사랑하면 회초리를 들라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이고 역사의 교훈이기도 하다. 대통령의 잘못을 무조건 감싸지 말고 공정하게 비판하고 따끔하게 질책해야 한다.

모든 권력은 부패할 유혹을 본질적으로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감시와 견제는 기독교인 대통령에게도 필수적이다. 대통령을 정말 사랑하면 진심에서 우러나온 충고와 직언을 서슴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약자를 보호하는 것은 기독교의 영원한 임무다. 이 대통령의 성장위주 경제 정책이 결코 약자들의 희생을 초래해서는 안된다. 그들에 대한 배려를 정부에 요구하는 것은 한국 기독교의 기본적인 임무이며, 그런 요구에 응해야만 대통령도 성공할 수 있다.

모든 국민이 다 그렇게 해야겠지만, 특히 기독교인은 준법과 정직으로 사회 안정에 공헌해야 한다. 목회자들도 자진해서 세금을 내고 교인들은 납세, 교통법규 준수 등에 앞장서야 한다. 이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으로 성공하는데 종교가 도울 수 있는 길은 질서와 정직에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사실 이렇게 열거해 놓고 보면 한국 기독교인들이 이 대통령을 돕는 방법은 그렇게 특별하지 않다. 그저 기독교 의 본질과 원칙에 충실하기만 하면 된다. 이 세상에서는 나그네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올바로 인식하면 돈, 권력, 명예 등 세속적인 욕망을 초월할 수 있고 그래야만 기독교인들도, 장로 대통령도 낮은 자리에서 섬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