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공영방송인 MBC에 대한 민영화 소식이 나오고 있다. 그것은 지난 1월부터 2월 사이에 MBC가 3번에 걸쳐 집중적으로 종교 문제를 말하고자 하면서, 교회 관련 문제를 집요하게 보도하고, 또 편향적이고, 사실을 가장한 진실 왜곡이 문제가 되면서 기독교계에서 그럴 바에는 공영의 간판을 내리고 민영화되는 것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하였다.

그러나 MBC의 민영화 문제는 어제오늘의 문제는 아니다. 지난 2004년에도 한국방송학회가 개최한 ‘공영방송 위상강화를 위한 바람직한 방송정책 방향’이라는 주제의 세미나에서, MBC를 민영화해 체질을 개선하고 EBS와 국회방송을 KBS로 통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었다.

우리나라의 공중파 방송은 KBS1,2를 비롯하여 MBC, EBS, SBS 등이 있는데 그 중에 SBS만 빼고 나머지 4개가 국유(國有)인 셈이다. MBC는 정부 출연이 70%, 나머지는 정수장학회가 30%의 지분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래서 경쟁력과 정부의 간섭 배제를 위한 민영화에 대한 의견들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도 당선인 시절에 한 측근이, MBC를 국민주 또는 컨소시엄 형태로 민영화해야 한다는 뜻을 밝혔었다. 그 이유는 ‘MBC가 상업방송과 공영방송을 오가는 어정쩡한 위상으로 계속 가기는 어렵다’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2007년 10월에는 전국경제인연합회가 정부에 낸 ‘규제개혁종합연구보고서’에서 ‘현재 지상파 방송이 4공영 1민영 체재로 공영방송이 너무 많으며, KBS2와 MBC는 사실상 민영 체제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민영화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또 2008년 2월에 한국광고주협회도 ‘방송광고 및 광고시장 선진화를 위한 7대 정책 과제 집’에서 KBS2와 MBC는 민영화 구조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것은 두 방송이 내용은 민영인데, 형식적으로만 공영인바, 공영과 민영이 확실히 자리 매김 해야, 공영방송의 공익기능을 강화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최근에 대통령이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을 내정하면서, MBC의 민영화 문제는 또 다른 양상을 보일 가능성이 있다. 이를 견제하듯, 민주노총과 언론노조, 전교조, 공무원 노조 등은 3월 11일 ‘사회공공성 강화를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만들고, 공영방송인 MBC와 KBS2의 민영화를 반대한다고 선언하였다.

MBC를 포함한 민영화 문제는 언론인들 사이에서도 서로 다른 시각을 가지고 있다. 2월 15일 프레스 센터에서 가진 언론인들의 간담회에서, 양승동 PD연합회 회장은 ‘KBS가 단독으로 공영방송의 역할을 충분히 하기는 어렵기에, MBC가 지금까지 해왔던 역할을 계속해 줘야 한다’며 민영화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면에 문재완 외국어대 법대 교수는 ‘정부가 사적 영역인 언론의 자유에 들어가려면 이유가 있어야 하는데, 정부가 (MBC)70%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것은 타당하지 않다’고 하여, 근본적으로 민영화를 찬성하고 있다.

방송의 주무 부서인 문화체육관광부의 유인촌 장관은 지난 2월 26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MBC 민영화 문제에 대하여 묻는 질문에, ‘사회적 합의를 통해 좋은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답하였다.

이제 어떤 형태로든 공영방송의 전반적인 문제점은 짚어가야 하며, 지금처럼 공영도 아니고 민영도 아닌 방송은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어야 한다. 그 중에서 MBC의 경우는 공영방송이 가져야 기본적 책무인 공정성과 신뢰성에서 상당부분 의문을 받고 있다.

세계와 국내 방송의 큰 변화 속에서, 방송이 스스로를 지키고, 방송의 품위와 신뢰를 수용자들로부터 잃지 않으려는 노력은 필수적이다. 그 노력이 보이지 않으면, 방송의 설자리는 좁아질 수밖에 없다.

민영화에 대한 요구는 또 있다. 지금 우리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 많은 부분 연예 오락으로 채워, 방송간 차별성이 별로 없다. 그럴 바에야 공영방송이 민영방송으로 확실하게 전환하여, 국민들의 신뢰를 받는 방송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은가?

공영 방송의 민영화를 반대하는 입장은 정권의 ‘정치적 의도성’과 ‘권력의 입김’을 우려해서이지만, 지금의 방송이 지난 권력들의 영향력에서 무관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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