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이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 각 당에서는 후보자를 공천하는 일로 매일 전쟁하듯 시끄럽다. 그들이야 자신들의 정치생명과 연결되어 있는 일이므로 사생결단으로 나서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공천에서 각 당이 정치개혁을 이루어 보려고 몸부림치는 모습들은 분명히 보여주었다. 정치발전의 한 걸음이 되기를 소망한다.

그런데 선거 때가 되면 교회들이 덩달아 들썩거리는 경우가 있다. 이런저런 상황에서 선거운동에 개입하여 덕을 끼치기보다 사회적인 빈축을 당하고 교회도 어려움을 당하는 일들이 일어난다. 특히 이번에는 대통령이 교회장로라는 것 때문에 교회들이 대통령을 도와야 된다는 마음으로 선거운동에 개입할 가능성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라마지 않는다. 교회가 정치에 개입하고, 그래서 득을 보겠다는 생각은 완전히 버려야 한다.

지나간 일이지만 한 때 영남과 호남의 대표주자들이 대선후보로 나섰을 때 각 지역의 교회 지도자들이 그들 지역의 후보자의 당선을 기원하며 조찬기도회를 개최했던 일이 있다. 조찬기도회란 이름으로 선거운동을 했던 것이다. 정말 교회가 교회답지 못했던 부끄러운 일이요, 하나님을 곤란케(?) 만든 불경이었다. 목사 장로들마저 지역감정을 넘어서지 못했다. 주님 앞에서의 하나 됨이 대통령 후보 앞에서 깨어졌던 한국교회의 수치였다.

교회는 정치에 직접 개입하기보다 사람들에게 올바른 가치관과 세계관을 가르치고 보여주는데 더욱 힘을 기우려야 한다. 그리고 부정과 거짓, 권력의 횡포 등을 감시하고 지적해야 한다. 그래서 교인들이 올바른 평가기준을 가지고 선거에 임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 우리 풍토는 아직도 지연, 학연, 등 정실과 소속에 의해 영향을 크게 받고 있다. 그가 우리 편이라는 것, 우리와 같은 소속이라는 것, 이런 것에 많은 무게를 두고 있다.

크리스천들도 기독교의 진리에 입각한 가치기준을 갖지 못했거나, 가졌다하더라도 실제 생활에서는 그것을 적용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다. 따라서 교회 지도자들은 선거운동에 개입할 것이 아니라 기독교 세계관 운동에 열심을 내어야 한다. 이 땅에 하나님 나라의 가치 곧 의와 사랑을 분명히 가르치고 심어야 한다. 하나님 나라운동, 복음전도운동은 교회에 맡겨진 지고한 사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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