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천신학적 방법론에 따른 세례 프락시스(Praxis)에 관한 소고

2017년 예장합동 총회는 어린이세례에 관한 연구보고서를 만들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유아세례를 받지 않은 만 7-13세 어린이에게 세례를 줄 수 있으며, 이에 따른 제반 규정도 제안했다. 또한 지난 4월 열린 예장고신 서울남부노회 봄 정기노회에서는 정신지체장애인에게 세례를 베풀 수 있도록 허락해 달라는 안건을 9월 총회에 상정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때에 “세례는 단순한 ‘예식의 행위’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포괄적인 삶’과 관련되어 있다”는 논문이 지난 12일 성문교회 비전홀에서 열린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와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의 공동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되었다.

한국복음주의실천신학회와 개혁주의생명신학 실천신학회의 공동정기학술대회 자유발표 현장 좌로 부터 좌장 김순환, 발표 김상구, 논평 이상흥, 임도균, 김대진 박사

발표자 김상구 교수(백석대 예배학)는 "실천신학적 방법론에 따른 세례 프락시스(Praxis)에 관한 소고"라는 논문을 통해 “세례 프락시스의 성경적 • 역사적 관점(과거)을 통해 난제를 규명하고, 이를 통해 오늘날 세례 프락시스의 실상(현재)을 분석하며, 마지막으로 세례 프락시스의 행동 지향적 관점(미래)에 따라 세례의 교육적 • 예전적 모델을 제안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세례의 성경적 관점과 초기 교회에서 나타난 세례 프락시스는 이후에 보편적으로 성인세례에서 유아세례로 이루어지는 역사적 변천과정을 통해 본래적 세례 프락시스와는 멀어졌다.”며 특히 신앙 교육적 • 윤리적 • 교회공동체적 차원에서 그 의미가 약화되었다.”는 문제를 제기한다. 김 교수는 또한 “초기 교회에서 세례 전의 세례예비자교육과정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인의 삶을 포괄적으로 형성하던 세례는 단지 예식의 행위로만 축소되었다.”고 진단한다.

김 교수는 초기 교회에서 이루어졌던 세례 프락시스는 약 천년의 역사적 변천과정을 통해 서방 교회에서 본질적 차원들을 상실했다고 정리한다. 김 교수에 의하면 세례의 주변화는 첫째, 세례의 신앙 교육적 차원이 약화되었다. 둘째, 세례 후에 일반적으로 행해졌던 도유와 이와 함께 성령의 수여를 위한 중요한 표징이 견진성사로 분리됨으로써 세례의 윤리적 차원이 약화되었다. 셋째, 세례예식은 공동체 예배의 중심에서 멀어짐으로써 교회공동체적 차원이 약화되었다. 이러한 경향은 성인세례에서 유아세례로 전환되면서 현저히 나타났다. 이러한 전환이 예전적으로 고려되지 않은 채 이루어짐으로써 세례의 특성을 근본적으로 변하게 만들었다.

발표하는 김상구 교수

김 교수는 한국 교회의 세례 프락시스를 다음과 같이 분석한다. “목회자나 성도는 세례교육에 대한 인식도가 높지 않고, 교육기간 역시 단기간에 실행되며, 그 내용도 교리중심이고, 교수법 또한 주입식이다. 이로써 세례교육과정이 매우 형식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한국 사회의 저출산율로 인하여 유아세례가 현저하게 줄어들었을 뿐 아니라, 유아세례에 대한 목회자들의 인식과 교육교재의 부재로 인하여 교육과 예식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나타났다.”

김 교수는 이러한 세례 프락시스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미래)으로 세례의 교육적 • 예전적 모델을 제안하며, 목회현장에서의 세례교육을 강화, 세례의 예전 모델로서 세례예배 자체와 세례경축의 지속적인 기획, 효과적인 세례회상을 위해 교회력 관련 적용을 제안했다. 오늘날 한국교회가 당면한 여러 가지 문제들은 결국 ‘한국교회가 어떻게 교인을 받아들이고 있는가?’라는 한국교회 멤버십 문제와도 연결된다. 교회의 양적 성장을 위해 무분별하게 사람들을 교회의 일원으로 받아들임으로 생기는 문제는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이 문제는 한국교회가 갱신해야할 매우 구체적이고 실제적인 문제이다.

이런 점에서 세례 프락시스에 대한 이번 연구는 한국교회의 멤버십 문제를 위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히 “세례 전의 세례예비자교육과정으로부터 시작하여 그리스도인의 삶을 포괄적으로 형성하던 세례”라는 초대교회의 세례 모델은 오늘날 한국교회 목회자들에게 큰 도전을 주고 있다고 보인다. 세례는 단순한 ‘예식의 행위’만이 아니라 ‘그리스도인의 포괄적인 삶’과 관련되어 있다는 연구자의 논지는 앞으로 한국교회 세례 프락시스가 회복해야 할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끝으로 김상구 교수는 정신지체장애인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것은 세례 상징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함으로 가능하며, 삶을 포괄하는 신앙교육의 연장선이라는 관점에서 어린이들의 세례 가능성도 연구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저작권자 © 코람데오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