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정상회담에 대처하는 통일시민의 역할"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소장 이병수 교수/ 고신대)는 지난 24일 부산 남구 문현동 한국남부발전 강당에서 통일기반조성, 한민족총연합과 함께 ‘제1회 한민족통일포럼’을 개최했다. 전문가와 시민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남북 정상회담에 대처하는 통일시민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통일위해, 북미 북일 수교 필요

강동명 목사(김해중앙교회 담임)가 기도한 후 동의대 주봉호 교수의 사회로 포럼이 시작되었다. 이병수 교수의 개회사, 정량부 전 총장(동의대)의 환영사, 이 영 부의장(부산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의 격려사가 각각 있었다. 제 1 발제자로 나선 인제대 진희관(통일학부) 교수는 ‘판문점선언과 평화체제’라는 주제의 발제에서 “안정적인 동북아를 위해 북미·북일 수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진 교수는 북미·북일 수교를 위한 선결조건으로 북한의 완전한(CVID) 비핵화와 그에 따른 미국의 군사적 위협(맥스선더의 B-52 전폭기 등)이 중단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인사말 하는 국제다문화사회연구소 소장 이병수 교수(고신대)

통일, 거대담론 아닌 일상의 이야기 되어야

제 2 발제를 맡은 동아대 강동완(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남북 정상회담을 대하는 시민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분단 상황이 지속되면서 통일의 당위성과 필요성이 점차 옅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통일은 남북한 주민이 함께 사는 것을 의미하므로 정치·경제적 통합과 함께 문화·정서적 통합이 과제라고 밝혔다. 강 교수는 “통일을 거대담론이 아닌 일상으로 바꿔야 한다”며 “우리 주변에 전쟁의 흔적을 찾고 이를 통일 콘텐츠로 재구성하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제1회 한민족통일포럼을 마치고

제 3 발제 시간에 ‘민간 교류로 남북한 통일기반 조성’이라는 주제로 에너지기술대학 설립추진단 박일송 박사가 발표했다. 박일송 박사는 “통일을 위해서는 그 전 단계인 통합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간단체가 언어, 문화, 사회적 이질성을 해소하고 국가가 외교, 안보, 정치적인 영역에서 통합이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제 1회 한민족평화통일포럼을 개최한 국제다문화연구소 소장 이병수 교수의 개회사 전문이다.

제 1회 한민족평화통일포럼 개회사: 환대, 희망과 믿음

이병수(국제다문화 사회연구소장 및 고신대 교수)

 

오늘 역사적 제 1회 한민족평화 통일 포럼에 오신 여러분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그 환영의 인사말을 정현종의 시 ‘방문객’으로 시작하고자 합니다.

 

‘방문객’

‘사람이 온다는 건

실은 어마어마한 일이다

그는

그의 과거와 현재와

그의 미래와 함께 오기 때문이다

한 사람의 일생이 오기 때문이다

 

부서지기 쉬운

그래서 부서지기도 했을

마음이 오는 것이다-그 갈피를

아마 바람은 더듬어볼 수 있을

마음,

내 마음이 그런 바람을 흉내낸다면

필경 환대가 될 것이다’

 

오늘 통일포럼에 문을 열고 들어오시는 여러분은 한 사람의 과거가, 현재가, 미래가 한꺼번에 들어오는 정말 ‘어마어마한’ 분들입니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는 그의 책 「환대에 대하여」에서 “어떤 나라에서는 집 안에 맞이하는 이방인을 하루 동안 신이다“라고 했습니다. 저희 주최 측은 오늘 참석하신 여러분 한분 한분을 신과 같이 모시고 환영합니다. 구약성경에 아브라함은 부지중에 천사를 대접하여 큰 축복을 받았습니다. 환대는 이렇게 중요한 일입니다.

“여기 들어오는 너희는 희망을 버려라” 이 인용은 단테의 「신곡」 지옥 편 3곡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희망을 버리게 하는 곳이 바로 지옥입니다. 오늘 우리 주변에 꿈과 희망과 소망이라는 단어가 사라져 가고 있습니다. 우리의 현실이 너무나 어려워서 그런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말했듯이 꿈이 없는 민족은 망한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희망을 포기하는 것은 죄악이다.”

헤밍웨이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나오는 말입니다. 절망적 상황에 처한 주인공 노인 산티아고가 독백으로 말한 내용입니다. 그의 이런 투철한 정신은 그의 다른 유명한 고백에서도 나옵니다. “인간은 패배하도록 창조된 게 아니야. 인간은 파멸당할 수 있을지 몰라도 패배 할 수는 없어.”

남북한 정상회담이 이루어지는 것을 보면서 ‘의심’이 ‘사실’로 되었습니다. 그리고 문재인 대통령부부와 김정은 국무위원장부부가 함께 자리를 했다는 것이 놀랍습니다. “정치 쇼”라 평가절하 하지만 이 정도까지 진행된 것만으로도 감사하게 생각합시다. 북미회담이 어떻게 될지 아무도 쉽게 예측할 수 없지만 지켜봅시다. 누군가의 지적처럼 “평화 시에 전쟁을 예상하고 전쟁 시에도 평화를 준비해야” 하겠습니다. 이 균형적 사고가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극과 극은 통한다고 했는데 너무나 부정적 시각과 너무나 낙관적 시각은 위험합니다. 위험한 현실을 엄중하고 냉정하게 직시하면서 가능성과 희망을 가지는 유연성과 중용의 지혜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플루타르코스 영웅전」에 의하면 인류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사람인 알렉산더 대왕은 수많은 전쟁에서 적은 병력으로 큰 적을 물리치고 승리했습니다. 그는 싸움에 승리한 후 대부분의 전리품을 모든 부하에게 거의 다 나누어주었습니다. 그의 신하가 알렉산더 대왕에게 물었습니다. “전하, 전하 자신을 위해서는 무엇을 남겨두시렵니까?” 알렉산더는 “희망을 남겨 두었소이다.”라고 대답하자 그 신하가 “그렇다면 같이 원정길에 오르는 우리도 그의 희망과 함께할 것입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런 희망을 가지고 알렉산더 대왕과 그의 부하들이 함께 하는 가운데 세계를 정복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제 1회 한민족평화통일포럼이 그런 희망을 가지고 남북한 통일을 이루고 동북아와 전 세계의 평화를 이루어 가는 기초가 되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루이스 캐럴의 동명 소설로 만든 영화 ‘거울나라의 앨리스’에서 폭풍우로 난파될 위기를 극복하고 배를 지켜낸 앨리스는 이렇게 말합니다. “불가능한 일을 이뤄내는 유일한 방법은 그것이 가능하다고 믿는 것뿐이야.” 하나님께서 대한민국의 통일을 이루어주실 것이라는 믿음으로 나아가는 것만이 오늘날 우리가 처한 남북과 북미간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기독교인들이 나아갈 수 있는 유일한 길입니다.

여러분들의 가정과 직장과 하시는 일에 하나님의 축복과 가호와 은총이 넘치시길 간절히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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